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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성은

(현장+)쌍용차도 '워라벨' 바람…여유 찾고 효율 높이고 '일석이조'

2018-04-25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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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뉴스토마토 배성은 기자] 삶의 질과 일의 균형을 뜻하는 '워라벨(Work & Life Balance)' 문화 확산 속에 쌍용자동차도 최근 주간 연속 2교대를 시행하며 흐름에 가담했다.
 
지난 24일 쌍용차 평택공장. 차량의 하부와 옆면, 지붕을 따로 생산·결합해 '뼈대'를 만드는 차체 3라인을 먼저 찾았다. 작업장에는 노동자보다 로봇이 더 많았다. 차체 라인의 경우 150대의 로봇이 대부분의 공정을 담당하고 있다고 쌍용차 관계자는 설명했다. 미세한 조정만이 사람의 손을 거친다. 이렇게 완성된 차체는 도장공장을 지나 조립 라인으로 이동한다.
 
조립3라인에 들어서니 노동자들이 자동차 차체에 붙어 각종 부품을 장착하느라 분주한 모습이었다. 평택공장 조립라인은 혼류 생산 방식을 택하고 있어 한 라인에서 여러 차종을 동시에 만들 수 있다고 한다. 코란도 스포츠를 비롯해 렉스턴 스포츠, G4 렉스턴 등 총 3종이 이곳에서 생산된다. 특히 지난해 1월 출시된 렉스턴 스포츠는 현재 2만대가 계약됐으며, 미출고 물량만 1만대에 달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차량을 인도받기까지 적어도 3개월은 기다려야 해 생산 손길도 바쁠 수밖에 없다. 
 
쌍용차 평택공장 차체3라인에서 렉스턴 스포츠가 생산되고 있다. 사진/쌍용차
 
밀려드는 주문 때문에 24시간 쉬지 않고 돌아가야 할 정도로 바쁘지만, 그동안 3라인은 주간 1교대로 운영돼 시간당 생산량이 22대에 그쳤다. 노사는 올해 임단협 합의를 통해 지난 2일부터 심야근무 없는 주간 연속 2교대를 시행키로 했다. 이로 인해 시간당 생산량은 32.4대로 늘어나 연간 1만대 이상의 생산물량 증대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직원들도 가족과 함께 좀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돼 반기고 있다고 한다.
 
1985년에 입사했다는 조병호 차체2팀 기술수석은 그간 밀린 물량 탓에 가족과 함께 제대로 된 여유를 가지지 못했다고 했다. 야근과 특근으로 월 최대 초과근무 시간이 80시간을 넘기기 일쑤였다. 하지만 주간 연속 2교대가 실시되면서 여유가 생겼고, 요리학원도 등록할 정도로 취미를 되찾게 됐다.
 
그는 "우리 라인의 경우 공장에서 가장 바쁜 라인이라 월 초과근무가 60~100시간 가까이 됐다"며 "기존보다 월급이 다소 줄었더라도 그만큼 삶의 질이 높아지고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생겨서 좋다"고 말했다. 이어 "근무형태 변경의 필요성과 각각의 장단점을 노사가 서로 잘 이해하고 양보하면서 협의를 거쳤기 때문에 만족한다"고 덧붙였다.
 
물론 모든 직원이 주간 연속 2교대 시행을 반긴 것은 아니다. 노동강도가 세지는 동시에 잔업과 특근이 줄어들면서 수입이 줄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이에 대해 경의석 차체2팀 기술수석은 "이달부터 시행됐기 때문에 아직 적응 중"이라며 "설비 보완이나 작업편성 재조정 등과 같은 비효율적 생산시스템 점검을 통해 효율을 높이기로 노사가 합의했으며, 수입의 경우 라인마다 상황이 다른데 노사 협의를 통해 기존과 비슷한 수준으로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송승기 생산본부장(상무)가 쌍용차 평택공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쌍용차
 
쌍용차는 지난 1분기 렉스턴 스포츠 판매 증가로 매출액은 2.5% 늘었지만, 환율 하락과 감가상각비 증가로 300억원대의 영업손실을 입었다. 이러한 가운데 주간 연속 2교대를 통한 생산물량 증대로 렉스턴 스포츠의 적체 물량을 적극 해소함으로써 판매량 증대를 기대하고 있다.
 
송승기 생산본부장(상무)은 "이번 근무형태 변화로 근로자의 삶의 질이 향상됐고, 정부의 근로시간 단축이라는 방침에 적극 부응하는 차원에서 이달 2일부터 주간 연속 2교대를 시행하게 됐다"며 "특히 렉스턴 스포츠 물량이 많이 밀려있는데 2교대 전환으로 연간 1만대를 추가생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평택=배성은 기자 seba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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