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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휘

문 대통령-김 위원장, 2m 앞 마주앉는다

금강산 그림 걸고 14좌석 타원형테이블에…문 대통령, 5월 한미 정상회담도

2018-04-25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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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27일 2018 남북 정상회담이 열릴 판문점 평화의집이 내부수리를 마치고 그 모습을 드러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폭 2018밀리미터(㎜) 타원형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과 비핵화 실현, 남북공동 번영을 위한 담판에 나선다.
 
고민정 청와대 부대변인은 25일 브리핑에서 “‘환영과 배려, 평화와 소망’이라는 주제를 구현했다”면서 “가구 하나, 그림 하나에도 이야기와 정성을 담았다”고 소개했다.
 
두 정상이 함께 입장할 1층은 백의민족 정신을 담고 있다. 한지와 모시를 소재로 사용해 허세와 과장이 없는 절제미를 구현하고, 한지 창호문이 있는 안방에서 손님을 따뜻하게 맞이하는 분위기를 연출했다. 방명록 서명대는 전통 ‘해주소반’을 모티브로 제작해 손님을 초대한 기쁨과 환영의 의미를 담았다. 방명록 의자도 길함을 상징하는 ‘길상 모양’으로 제작했다.
 
1층 로비 정면에는 민정기 작가의 산수화 ‘북한산’을 배치했다. 청와대 측은 “역사상 처음으로 남한의 땅을 밟는 북측 최고지도자를 서울의 명산으로 초대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며 “특히 서울에 있는 산이지만 ‘북한’산이라는 이름의 중의적 의미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7일 마주앉을 판문점 평화의집 2층 회담장 모습이다. 사진/뉴시스
두 정상이 주요한 의제를 다룰 2층 회담장은 밝음과 평화를 염원하는 의미로 파란 카펫으로 단장했다. 한지 창호문의 사랑방에서 진솔하고 허심탄회한 대화가 이뤄지도록 조성했다. 회담장에 걸려있는 그림은 신장식 작가의 ‘상팔담에서 본 금강산’이다. 남북 화해와 협력의 상징인 금강산을 회담장 안으로 들여 이번 회담의 성공적 개최를 소망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회담장 가운데에 놓인 원형 테이블이다. 기존의 딱딱한 사각형 테이블을 교체했다. 휴전선이라는 물리적 경계와 분단 65년이라는 심리적인 거리감을 줄이고, 남북이 함께 둘러앉아 진솔하고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누었으면 하는 의미를 담았다. 테이블의 폭은 2018mm로, 정상회담이 열리는 2018년을 상징한다.
 
테이블 좌우 폭은 5미터40센티미터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의자 좌우로 각각 3개씩의 의자를 추가로 배치할 수 있어, 최대 14명이 마주앉을 수 있다. 흰색 톤의 두 정상의 의자는 등받이 최상부에 한반도 지도 문양을 새겼고, 제주도·울릉도·독도까지 담겨있다. 노란색 톤의 수행원 의자는 크기를 작게 해 차이를 뒀다. 테이블의 양 뒤편으로는 각각 6명씩 앉을 수 있는 배석자용 테이블도 별도로 놨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7일 정상회담에서 앉을 의자 등받이 최상부에 그려진 한반도 지도 문양이다. 사진/뉴시스
3층은 연회장으로 환영만찬이 열린다. 남북이 손잡고 푸른 청보리밭을 평화롭게 거니는 모습을 표현하기 위해 하얀 벽 바탕에 청색 카펫과 커튼으로 연출했다. 연회장 뒤에는 신태수 작가의 ‘두무진에서 장산곶’을 걸었다. 북한과 마주한 서해 최전방 백령도에서 분쟁의 상징이었던 서해를 ‘평화’의 보금자리로 만들고자 하는 의도로 선정했다고 한다.
 
회담장을 포함해 평화의집에 새로 비치한 가구들은 모두 호두나무를 주재료로 사용했다. 휨이나 뒤틀림 없이 남북관계가 신뢰로 맺어지기를 기원하는 의미다. 정상회담장을 장식할 꽃은 ‘꽃의 왕’이라 불리는 작약(모란)과 우정의 의미를 지닌 박태기나무, 평화라는 꽃말을 가진 데이지, 비무장지대 일대에 자생하고 있는 야생화와 제주 유채꽃 등이다. 이 꽃들은 한국적 아름다움을 표현하고 번영의 의미를 지닌 달항아리에 담는다.
 
고 부대변인은 “평화의집은 당초 남북 장관급 회담 장소로 정상회담에 걸맞은 기본적인 가구가 구비되어 있지 못했다”며 “이번 정비 과정에서 예산을 절감하기 위해 꼭 필요한 가구만 신규 제작했고, 기존 청와대 등에서 보관하고 있던 가구를 수선해 배치한 것도 있다”고 설명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7일 마주앉을 판문점 평화의집 2층 회담장에 걸려있는 그림, 신장식 작가의 ‘상팔담에서 본 금강산’이다. 사진/뉴시스
한편 문 대통령은 오는 27일 남북 정상회담 종료 직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회담 결과를 설며할 예정이다.  다음 달 중순에는 미국을 직접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다. 5월말 혹은 6월초 진행할 북미 정상회담 성공을 위한 사전작업으로 풀이된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미국을 방문 중인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25일 새벽(현지시각 24일 오후 3시) 존 볼튼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만나 1시간 동안 의견을 교환했다”면서 이와 같은 내용을 공개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정 실장의 미국 방문에 대해 “남북 정상회담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고 북미 정상회담까지 성공적으로 개최하기 위해서는 계속해서 긴밀하게 협의해 진행해나가야 한다”며 “정 실장이 직접 가서 (볼튼 보좌관을) 만난 것은 남북회담 성공뿐만 아니라 북미회담이 반드시 성공해야한다는 문 대통령의 뜻이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문 대통령의 미국 방문 시점에 대해선 “아직 최종 날짜는 확인이 안됐지만 내달 중순”이라고 전했다. 정 실장이 볼튼 보좌관과 남북미 3자회담 개최 등을 논의했는지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이 25일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룸에서 한미외교현안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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