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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정상회담 훈풍에 ‘통일금융’ 다시 뜨나

남북 간 경제협력 인프라 금융지원 기대…국책은행, 통일 연구 강화…시중은행, 지점개설·상품개발 관심

2018-04-29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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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남북정상회담이 11년 만에 성사되면서 금융권에서도 '통일금융'이 재개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남북 관계의 해빙 기류로 민간 부문의 경제 교류가 활성화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휴업상태에 있는 남북 경제 협력(경협)과 인프라 확충, 통일 관련 금융 상품 출시 등 금융사업도 재개될지 주목된다.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에 마련된 개성지점 임시영업점에서 고객이 상담을 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신한·KEB하나·우리·농협은행을 포함한 시중은행과 기업·산업·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은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경제협력이 재개될지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경제 협력에 대한 문제가 큰 의제로 담기지 않았다”면서도 “남북관계 발전과 평화 정착 등이 논의되고 있기 때문에 (비핵화 등) 분위기가 조성되면 향후 인프라 확충 등 금융 수요에 대한 지원책을 검토하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북한의 철도와 도로, 건설 등 경협 방안이 추진되면 자원 조달을 위해 금융 수요도 늘어나기 때문이다.
 
교보증권에 따르면 남북 간 경제협력을 전제로 북한 경제특구 개발과 에너지·교통 등 인프라 사업, 한반도 개발 협력 등 인프라 투자에는 연평균 27조원, 10년간 총 270조원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됐다. 백광제 교보증권 연구원은 “남북 경제협력 확대 여부에 따라 건설업종의 경우 연간 300조원 규모의 신규 수주 가능성이 있고, 인프라 관련 시장도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책은행에서는 북한 경제 동향을 꾸준히 연구하면서 정부 정책에 발을 맞춘다는 방침이다.
 
현재 산업은행은 KDB미래전략연구소 내에 통일사업부를 운영하고 있으며 정기적으로 북한 산업 재건과 개발 금융에 대비한 보고서를 발간하고 있다. 남북협력기금의 집행 실무를 맡고 있는 수출입은행은 북한·동북아연구센터를 통해 통일금융 방안을 연구하는 한편 관련 전문가도 확충할 방침이다.
 
수은 관계자는 “은행 산하의 연구센터를 통해 북한 경제에 대한 연구, 분석을 진행하고 있다”며 “남북정상회담 이후의 상황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남북 간 각종 교류협력 사업을 지원하는 ‘남북협력기금’에 대해선 “올해 약 1조6200억원 규모의 기금을 운용하고 있다”면서 “통일부로부터 위탁받아 운영하기 때문에 정부의 지침에 맞춰 집행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어 “5월 북미 정상회담이 있고, 남북 간 교류도 재추진되고 있는 만큼 앞으로 더 능동적으로 할 것”이라며 “북한 관련 전문가 충원 계획도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남북관계 개선의 대표적인 수혜주로 기업은행(024110)을 지목하며 “개성공단에 진출한 대부분 중소기업이 기업은행 고객으로, 향후 남북관계 개선으로 중소기업의 북한 진출이 활발해진다면 기업은행이 상대적으로 많은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은행권에서는 시장 상황을 보면서 통일 관련 상품 출시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시중은행은 지난 2014년 박근혜정부의 ‘통일 대박론’에 발맞춰 통일 관련 예·적금 상품을 앞다퉈 내놨다. 하지만 개성공단 폐쇄 등 남북 관계가 경색되며 관련 상품도 자취를 감춘 바 있다.
 
실제 현재 금융 상품 판매가 이뤄지는 것은 우리은행(000030)의 ‘우리겨레통일정기예금’이 유일하며, 국민은행의 ‘KB통일기원적금’과 농협은행의 ‘NH통일대박 예·적금’, 기업은행의 ‘IBK통일기원통장’등은 판매가 중단된 상태다. 시중은행은 통일 관련 금융상품 대부분이 통일기금 조성에 자동으로 기부하는 등 공익적인 성격이 큰 만큼, 선제적으로 상품을 출시하기보다 시간을 두고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국내 시중은행 중 유일하게 개성공단 지점을 열었던 우리은행도 영업을 재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우리은행은 2016년 개성공단 폐쇄 이후 본점 지하 1층에 개성지점 임시영업점을 열어 개성공단 입주 업체에 대한 지원을 유지하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남북 교류가 활성화된다면 개성공단 지점도 다시 문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중은행 다른 관계자는 “예전에 나왔던 통일 관련 상품의 경우, 처음 출시된 이후 반짝인기를 끌었지만 ‘통일 대박론’이 힘을 얻지 못하면서 흐지부지 됐다"며 “정부 차원에서 비핵화와 평화적인 협력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는 국책은행을 중심으로 통일 관련 연구나 인프라 지원 등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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