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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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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로 대입해 보는 6·13 지방선거)선거 때 여야 정쟁이 더 심화되는 이유

2018-04-28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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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삼국지의 유비나 제갈량에게 열광했던 이유를 생각해보자. 두 인물이 속한 촉나라는 작은 세력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위나라에 대항해 싸워왔다. 이에 반해 오나라는 삼국지 중후반에 촉나라와의 동맹 관계를 파기하고 위나라와 함께 형주의 관우를 공략하는데 나섰다. 결국 관우는 위·오연합군에 패배하고 오나라의 장수인 여몽에게 죽임을 당한다. 오나라는 자국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위나라에도 붙었다, 촉나라에도 붙을 수 있는 외교 전략을 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절대 연대할 수 없는 그룹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야당인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등이다. 한국당과 바른당은 보수 야당의 적자를 놓고 경쟁을 벌여야 하겠지만 여당과의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때로는 연대를 할 가능성도 충분히 있어 보인다. 대표적인 예가 경기와 인천이다. 현재 바른당은 서울시장에 안철수 후보를, 부산시장에 이성권 후보를, 대전시장에 남충희 후보, 충북지사 신용한 후보, 경남지사 김유근 후보, 제주지사에 장성철 후보를 확정했다. 경기지사와 인천시장 후보는 아직까지 확정짓지 못했다. 이 때문에 바른당이 은연중에 한국당 후보를 밀어주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한국당과 바른당이 대구·경북과 부산·경남에서는 직접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삼국지와 다르게 한국당과 바른당은 누군가 없어져야 정치판에서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현재 선거제도 중대선거구제에 연동형 비례제라면 이야기는 다르다. 하지만 소선거구제 하에서 1등만 살아남는 구조에서는 보수야당에 있어 2개의 당을 원하지 않는다. 여당과의 경쟁에서 불리하기 때문이다. 국회의원을 뽑는 총선 이전에 지방선거에서 약간의 출혈이 있더라도 보수 야당끼리 진검승부를 벌일 가능성이 높다. 수도권이 아닌 보수의 텃밭이라고 불리는 대구·경북과 부산·경남에 제한된다. 

여당과 대립각을 세우는 것이 두 당의 존재감을 보이는 방법 가운데 하나다. 앞서 말한 삼국지의 유비와 제갈량처럼 말이다. 이 때문에 두 당은 지방선거에서 상당 기간동안 정부여당과 날을 세울 것으로 전망된다. 지방선거 날짜가 다가올수록 정쟁의 대립이 심화되고 이에 따라 국회 운영이 잘 안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두 당 모두 삼국지의 유비와 제갈량 같은 존재가 되고 싶기 때문이다.
 
사진/뉴시스
  • 박주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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