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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보규

남북경협주 현대로템, 주가 과열 우려

한달 새 두배 '껑충'…"발주 수년 소요·방산 타격 고려해야"

2018-05-02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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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전보규 기자] 현대로템(064350)의 주가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남북 경제협력의 핵심 중 하나인 철도 연결 사업 수혜주로 주목을 받으면서다. 전문가들은 철도 연결 사업으로 큰 폭의 실적 개선이 기대되지만 사업이 구체화 되고 실적으로 연결될 때까지는 수년이 걸리고 방산부문 사업은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대로템은 전날보다 5900원(22.1%) 오른 3만26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장중에는 3만4700원까지 오르면서 신고가를 다시 썼다. 지난달부터 약 한 달간 상승률은 106%다. 한 달 새 두 배 이상 올랐다는 얘기다.
 
한반도 평화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남북 경제협력 활성화로 현대로템이 큰 수혜를 볼 것이란 기대감이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증시에서는 북한이 철도 위주의 교통체계를 갖추고 있고 남북을 H 축으로 개발하려는 문재인 정부의 신경제지도 구상도 남북 철도 연결이 핵심이란 점에서 관련주에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다.
 
정동익 KB증권 연구원은 "현대로템은 남북·북미 정상회담과 이에 따른 경제제재 완화, 남북 철도 연결 기대감에 힘입어 지난달 30일 상한가를 기록하는 등 단기 급등했다"며 "고속철도차량과 장거리 여객운송용 철도차량을 제작하는 사실상 국내 유일의 업체란 점에서 주가 상승 이유는 어느 정도 설명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남북 철도 연결 현실화는 현대로템의 실적 개선에 크게 기여할 전망이다. 황어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북한 핵심 철도 사업의 개발비는 총 23조5000억원으로 추산되고 철도 차량 발주액은 총 사업비의 30%로 가정했을 때 7조1000억원"이라며 "남북 철도 연결이 성사되면 연간 1조원의 추가 수주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문제는 철도 사업이 현대로템의 실적으로 이어지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남북 평화 분위기는 현대로템의 주요 사업 중 하나인 방산부문을 위축시킬 가능성도 있다. 작년 매출액 기준으로 철도부문은 48%, 방산부문은 19%를 차지하고 있다.
 
정 연구원은 "모든 것이 순조롭게 진전되더라도 계획이 구체화되고 철도차량 발주가 나오기까지는 최소 5년 이상이 걸릴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실질적인 군사적 긴장완화나 군축협상으로 발전되면 K2 전차와 차륜형 장갑차를 생산하는 방산부문은 부정적 영향을 받게 되는 점도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현대로템의 실적 등을 고려할 때 주가가 적정 가치 이상으로 오른 만큼 투자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의미다. KB증권을 포함해 6개 증권사가 분석한 현대로템의 적정가치(평균 목표주가)는 2만1750원이다. 현재 주가는 이보다 50%가량 높다.
 
현대로템은 1분기 시장의 기대를 크게 밑도는 어닝 쇼크를 기록했다. 현대로템의 1분기 영업이익은 5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5% 줄었다. 시장 예상치 196억원의 4분의 1에 불과하다.
 
실적 개선세는 하반기부터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황 연구원은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20% 줄어든 120억원으로 예상한다"며 "4분기부터 2016~2017년 수주 효과가 반영되면서 본격적인 매출 성장을 보이고 영업이익은 460억원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도 파주시 군내면 도라산역에서 관광객들이 평양쪽을 가르키고 있다. 사진/뉴시스
 
전보규 기자 jbk88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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