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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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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로 대입해보는 6·13 지방선거)"네가 있어야 내가 산다"

2018-05-10 14:05

조회수 :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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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중국 드라마 ‘사마의 2 : 최후의 승자’를 보면 이런 장면이 나온다. 위나라 장군 사마의가 한중의 ‘서성’이라는 곳을 지키고 있는 촉나라 승상 제갈량을 맞아 싸움도 제대로 못해 보고 퇴각한다. 당시 제갈량은 자신을 수행하는 동자 2명과 2000명의 군사를 서성에 남겨놓은 채 성위에서 거문고를 튕기며 사마의의 군대를 기다렸다. 사마의의 군대는 대략 15만명이었다. 사마의가 마음만 먹으면 제갈량이 지키고 있는 서성을 함락하는 것은 식은 죽 먹기였다. 하지만 사마의는 제대로된 일전도 치러보지 못하고 퇴각한다. 삼국지에서는 이 장면에 대해 사마의가 제갈량이 몰래 복병을 숨겨놓은 줄 알고 지레 겁먹고 도망간 것으로 묘사했다. 하지만 이 드라마에서는 다르게 해석했다. 사마의가 도망간 데에는 따로 이유가 있었다. 드라마에서 사마의는 성안의 촉나라 군사가 얼마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미리 간파했다. 그럼에도 왜 사마의는 퇴각했던 것일까. 사마의는 자신이 제갈량을 패배시켜 없애버린 이후 상황을 생각했다. 제갈량은 당대 최고의 군사 지략가였다. 위나라 황제 조예도 그 명성을 익히 알만큼 위나라에겐 무서운 존재였다. 이러한 제갈량이 죽는다면? 위나라는 큰 근심거리를 하나 덜게 되는 셈이다. 그러면 사마의의 이용가치도 자연스럽게 없어진다. 제갈량이 살아있어야 사마의의 쓰임새도 있기 때문이다. 생각이 여기까지 미친 사마의는 제갈량을 상대로 일단 퇴각하기로 마음먹는다.
 
최근 정치권에서도 이와 비슷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과 지지자들이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를 응원하고 있다. 박용진 의원은 홍 대표를 향해 “우리에겐 산타클로스”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홍 대표의 막말성 발언과 돌발행동이 지지율면에서 민주당에 득이 될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제갈량이 죽게 되면 자신의 목숨이 위태로워지는 사마의. 그리고 홍 대표가 대표직에서 물러나면 지지율에서 반사이득을 못 보는 민주당. 양측의 처지가 닮았다. 사마의는 삼국지에서 끝까지 살아남아 향후 진나라의 초석을 쌓는다지만 민주당은 어떻게 될까. 그것은 앞으로 지방선거 결과에 좌우될 것 같다. 지방선거에서 한국당이 패배한다면? 홍 대표는 대표직에서 물러날 수밖에 없다.
  • 박주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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