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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은 가짜 보톡스 파문…국내업체 중국 진출 걸림돌 될까

짝퉁제품 유통에 국내사 신뢰도 저하 우려…"높은 시장성 반증" 의견도

2018-05-15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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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국내·외에서 연이어 터진 가짜 보툴리눔 톡신(보톡스) 파문에 국내 기업들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중국 내 가짜 제품 논란에 국산 제품이 연루되면서 신뢰도 하락을 우려하는 분위기다.
 
15일 주요 외신 등에 따르면 최근 중국 경찰은 해외에서 가짜 보툴리눔 톡신을 구입해 현지에서 온라인으로 판매해 온 일당을 검거하고, 해당 제품들을 압수했다. 이 과정에서 가짜 제품이 한국 기업의 상표를 단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2016년 이후 지속적으로 터져 나온 가짜 보톡스 이슈는 최근 잇따라 국내외에서 재점화되며 업계 불안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 4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중국에서 밀수입한 원부자재로 만든 가짜 보톡스 주사제가 국내에서 유통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의료기관 등에 주의를 당부한 바 있다.
 
식약처 발표 이후 주요 제조업체인 대웅제약이 가짜 보톡스 주사제가 국내에 유통됐을 가능성은 적다고 적극 해명에 나섰지만, 연이어 터진 중국 내 이슈에 불안감이 가중됐다. 최근 탄력을 받고있는 국내 업체 중국 시장 진출에 걸림돌로 작용할 만한 요소다. 
 
관세청에 따르면 국산 보툴리눔 톡신의 중국향 수출은 최근 2년간 연평균 3배 가량 성장했다. 글로벌 시장의 70% 이상을 점유한 엘러간이 지난해 전년 동기 60% 증가한 매출을 거둔 점을 감안하면 고무적인 성장세다. 올 1분기에도 전년 동기(262억원)대비 76% 증가한 약 460억원의 수출 물량 가운데 중국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 이상이다.
 
특히 현재까지 중국에서 정식 허가된 국산 제품은 없는 상태다. 중국에선 정식 허가 없이 '보따리상(따이공)'으로 보툴리눔톡신이 유통되는 것으로 알려진다. 큰 폭의 수출량 증가를 기록한 만큼 허가를 통해 정식으로 시장에 입성했을 때 높은 매출이 기대된다. 
 
지난해 전체 4조5000억원 수준의 보툴리눔 톡신 시장 가운데 중국 시장은 4000억~5000억원 규모를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음성 시장이 방대한 시장 특수성을 감안하면 실제 시장규모는 수배 이상일 것이라는 것이 업계 일반적인 분석이다.
 
현재까지 중국에 출시된 보툴리눔 톡신 제품은 엘러간의 '보톡스'와 중국 란주연구소의 'BTX-A' 2종뿐이다. 국내 업체 가운데 중국 진출이 가장 빠를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메디톡스다. 지난 7월 임상 3상을 완료하고 최종 허가를 신청한 상태다. 휴젤은 상반기 완료를 목표로 3상을 진행 중이며, 대웅제약은 가장 늦은 지난 1월 3상에 돌입했다.
 
때문에 최근 발생한 불법유통 이슈가 현지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국산 제품 신뢰도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국산 보톡스가 중국산 대비 우수한 품질과 미국산에 비해 합리적 가격을 통한 경쟁력 구축을 노리는 만큼 신뢰도 하락은 시장 입지에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반면, 일각에서는 거듭된 가짜 제품 이슈가 새롭지 않은 만큼 국산 제품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며, 오히려 높은 시장성을 증명하는 요소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태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중국에서) 매번 처벌이 이뤄지는 데도 지속적으로 불법 유통이 발생하는 것은 그만큼 시장이 매력적이라는 방증"이라며 "가짜 제품에 대한 현지 규제가 더욱 심해진다면 이미 중국에서 임상을 마치고 출시 허가를 신청한 국내사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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