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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해나

회사장 대신 3일 간소한 가족장…차분함 속 애도 발길 이어져

이재용 삼성 부회장 등 재계인사들 빈소 방문

2018-05-20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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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왕해나·양지윤·최병호·신상윤 기자] 20일 서울 종로구 혜화동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3층 1호실에 마련된 구본무 LG 회장의 빈소는 여느 재벌가와는 달리 차분하고 엄숙한 분위기였다. 빈소 문틈 사이로는 ‘소탈했던 고인의 생전 궤적과 차분하게 고인을 애도하려는 유족의 뜻에 따라 조문과 조화를 정중히 사양하오니 너른 양해를 바란다’는 문구가 보였다.
 
장례는 최고 예우의 회사장을 마다하고, 3일 가족장으로 치러진다. 재벌 회장 장례로서는 전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간소하다. 유족들은 조문과 조화를 사양한 채 조용히 빈소를 지켰다. LG그룹 관계자는 “(구 회장은)소탈하고 겸손하게 사셨고, 자신으로 인한 번거로움을 마다한 고인의 유지대로 조용하고 간소하게 장례식을 치르기로 했다”고 말했다.
 
구본무 LG그룹 회장 빈소에 적힌 안내문. 사진/뉴시스
 
빈소는 오후 3시50분까지 유족과 일부 LG 임직원들을 제외하고는 외부인들의 출입이 철저하게 통제됐다. 상주는 장남인 구광모 LG전자 상무가 맡았다. 부인 김영식씨와 두 딸 연경·연수씨도 빈소를 지켰다. 구본준 부회장과 하현회 부회장은 2시30분쯤부터 함께 했다. 이후 3시15분 강유식 LG그룹 고문,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 등 관계자들이 빈소에 속속 도착했다. 청와대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을 대신해 장하성 정책실장이 조문할 예정이다.
 
오후 4시 조문 준비가 마무리된 후 범LG가를 비롯해 사돈관계의 기업 총수들이 장례식장을 찾았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4시10분 재계 총수들 중 가장 먼저 빈소를 방문했다. 이 부회장은 수행원 없이 장례식장을 찾아 10분 정도 머무르면서 유족들에게 위로의 뜻을 전했다. 삼성과 LG는 사돈 지간으로,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의 동생인 구자학 아워홈 회장의 아내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둘째누나인 이숙희씨다. 구자원 LIG 회장, 구자극 엑사이엔씨 회장, 허승표 피플웍스 회장, 구본완 LB휴넷 대표, 구본천 LB인베스트먼트 사장, 구자용 LS네트웍스 회장, 허광수 삼양인터내셔날 회장 등도 모습을 보였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 내외, 최병민 깨끗한나라 회장 내외도 이날 오후 빈소에 도착했다. 최 회장은 구본무 회장의 여동생 미정씨의 남편이다.
 
20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구본무 회장 조문을 위해 장례식장에 들어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길게 이어진 조화 행렬도 구 회장의 빈소에선 찾기 어려웠다. LG는 조화도 LS, LIG, GS 등 범LG 일가 외에는 사양키로 했다. LG그룹 임직원 일동과 문재인 대통령, 허창수 GS 회장, 구자열 LS 회장의 조화만 빈소 안으로 들어갔다. 홍석조 BGF 리테일 회장과 김동연 경제부총리, 허동수 GS칼텍스 회장, 권오준 포스코 회장, 이웅렬 코오롱 회장, 이장한 종근당 회장의 조화는 돌려보내졌다. 
 
구 회장의 아버지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은 노환으로 거동이 불편해 아들의 임종을 지키지 못하고, 천안 자택에 머문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만 93세로 고령인 그는 1995년 2월 LG그룹 회장 자리를 맏아들인 구본무 회장에게 물려준 이후에는 천안연암대학 인근 자택에서 여생을 보내고 있다.
 
왕해나·양지윤·최병호·신상윤 기자  haena0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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