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송희 기자] 미국의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적자임에도 2010년 나스닥에 상장돼 많은 투자를 유치한 데 착안해 국내에도 테슬라 상장 제도가 도입됐다. 테슬라 요건은 혁신적인 기술이나 서비스가 있지만 재무적 여건이 충분치 않은 기업들에게 상장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준 제도다. 이후 국내 첫 테슬라 1호 상장 기업인
카페24(042000)가 코스닥 시장에 입성하면서 금융투자업계의 이목이 쏠렸다. 상장 초기에는 향후 주가흐름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와 기대감이 교차했지만 100여일이 지난 지금은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21일 카페24는 전거래일보다 9900원(7.09%) 오른 14만96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회사의 시가총액은 1조3252억원을 기록했다. 주가는 공모가(5만7000원)와 비교하면 162% 가량 급등했고, 2월8일 상장 첫날 종가(8만4700원)와 비교해도 76% 상승했다. 지난달 20일에는 52주 신고가인 15만4500원까지 치솟은 이후 소폭 하락했지만 여전히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카페24는 지난 1999년 5월 설립됐으며, 온라인 쇼핑몰 사업자에게 쇼핑몰 운영에 관련된 토탈 솔루션을 제공하는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운영한다. 지난 2012년부터 온라인 쇼핑몰 사업자들이 해외 고객을 대상으로 사업할 수 있도록 글로벌 쇼핑몰 솔루션을 개발 완료했다. 쇼핑몰솔루션은 국내외를 통합한 쇼핑몰 제작과 광고, 해외운영서비스 등을 총괄 제공하는 서비스다.
회사의 강점은 온라인 쇼핑몰의 성장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는 점이다. 카페24의 매출은 쇼핑몰 솔루션, 도메인 서비스, 마케팅 광고 서비스로 구분되며 그 중에서도 핵심 수익은 쇼핑몰 솔루션의 PG(Payment Gateway) 중개 수수료다. 쇼핑몰에서 결제가 이뤄지면서 발생하는 결제 대금의 일부를 카페24가 PG사로부터 수수료를 지급받는다. 이 때문에 온라인 쇼핑몰 계정수와 쇼핑몰의 거래대금이 늘어날수록 회사의 매출도 덩달아 증가하게 된다.
국내 온라인 쇼핑 시장 규모는 2014년부터 2019년까지 연평균 19.8%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기준 회사의 쇼핑몰 계정수는 150만개, 거래액은 2016년 대비 26.9% 증가한 6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신규 쇼핑몰 사업자들이 사업을 시작할 때 우선적으로 찾게 되는 1등 플랫폼”이라며 “향후 시장 성장과 함께 매출 증가를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카페24 관계자는 “전자상거래의 지속적인 성장세에 힘입어 카페24 플랫폼의 거래액은 최근 3년간 연평균 20% 이상씩 증가하고 있다”며 “1분기 거래액은 1조8300억원을 기록해 올해 전체 거래액은 약 8조4000억원 규모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아울러 시장에서 우려하던 실적까지 개선세를 보이면서 회사의 성장 기대감에 탄력을 받고 있다. 앞서 회사는 2014년부터 3년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영업적자는 ▲2014년 42억원 ▲2015년 20억원 ▲2016년 21억원을 기록했지만, 지난해 74억원의 이익을 기록하면서 흑자로 전환했다. 올해 1분기 매출액은 전년동기 대비 15.67% 늘어난 365억7000만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31억1000만원, 26억5400만원으로 집계했다. 문지현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1분기는 연내 외형이 적은 비수기인데도 불구하고 안정적인 이익을 냈다는 측면에서 성수기인 2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를 가능하게 한다”며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의 고성장에 따른 수혜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회사는 향후 안정적인 실적을 바탕으로 해외 시장 진출도 계획 중이다. 카페24 관계자는 “일본 현지에서 쇼핑몰 솔루션 사업을 하반기 론칭하기 위해 일본어 버전의 카페24를 구축하고 있다”며 “현재 시기는 미정이지만 영어권과 아시아권도 추가로 진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1일 카페24는 전거래일보다 7.09%(9900원) 오른 14만96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사진은 이재석 카페24 대표가 지난 1월24일 기업공개(IPO) 간담회에서 발언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신송희 기자 shw10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