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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사, M&A 전쟁 불붙나…지각변동 예고

우리은행, 지주사 전환 공식화…자산운용사 등 하반기 공격적 M&A 전망

2018-05-23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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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국내 주요 금융지주사들이 비(非)은행 금융회사에 대한 인수·합병(M&A)을 놓고 쟁탈전을 벌일 전망이다.
 
금융지주사 가운데 유일하게 비금융그룹 체제였던 우리은행이 지주사 전환을 공식화한 데다 연초 각 지주사 수장들이 그룹 경쟁력 강화를 위해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주요 추진 전략으로 내걸었던 만큼 M&A시장에도 지각변동이 일어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국내 주요 금융지주사들이 비은행 금융사 인수합병을 놓고 각축전을 벌일 전망이다. (왼쪽부터) KB·신한·하나금융, 우리은행 본사 전경. 사진/뉴스토마토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105560)지주와 신한지주(055550), 하나금융지주(086790), 우리은행(000030) 등 국내 주요 금융(은행)지주사들은 생명보험회사를 비롯한 비은행 금융사 인수합병에 시동을 걸고 있다. 통상 금융그룹의 M&A는 계열사의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고, 수익성과 그룹 차원의 시너지를 제고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받는다.
 
실제 KB금융은 2013년 KB저축은행(구 예한솔저축은행)과 KB캐피탈(구 우리파이낸셜), KB손해보험(구 LIG손보)을 포함해 KB증권(구 현대증권) 등을 잇달아 사들이며 리딩뱅크를 공고히 했으며, 신한금융은 신한카드(구 LG카드)를 인수하며 계열사 역량을 높였다.
 
최근 M&A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곳은 단연 우리은행이다.
 
내년 초 지주사 출범을 목표로 제시하면서 올해 하반기부터 공격적인 M&A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져서다. 앞서 우리은행은 2001년 국내 첫 금융지주사인 우리금융지주를 설립했지만 민영화 과정에서 우리투자증권과 우리아비바생명, 우리저축은행 등을 매각했다. 우리은행이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하기 위해선 증권, 자산운용 등 비은행 부문에 대한 인수가 필수적이다.
 
손태승 우리은행장 또한 지난해 12월 취임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종합금융그룹을 만들기 위해 규모가 작은 자산운용사를 시작으로 단계적으로 M&A를 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자본 여력은 충분한 상태다. 은행에서 지주사로 전환 시 출자제한으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로워지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우리은행이 지주사로 전환할 경우 현재 7000억원(기존 출자금 제외)에 불과한 출자 여력이 7조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재 우리은행의 주요 인수대상으로는 지분 일부를 간접 보유한 아주캐피탈을 비롯해 중소형 자산운용사와 증권사, 부동산신탁회사가 거론되고 있다.
 
은경완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우리은행의 지주사 추진은 현행 은행법상 제한받고 있는 자회사 출자한도(자기자본의 20%)를 극복하고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를 통해 수익성과 사업 효율성 제고, 기업 가치 상승 등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라며 “지주사 전환 후 우리은행의 다음 행보는 필연적으로 증권, 부동산신탁, 자산운용사 등 적극적인 비은행 자회사 강화 움직임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우리은행은 지주사 전환 후 인수합병(M&A)을 통해 비은행 분야 역량을 강화해 증권사 인수를 1순위로 둘 것"이라며 "경쟁력 있는 증권사 인수 성공 여부에 따라 주가 상승이 달라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여타 금융지주의 M&A 움직임도 활발해지고 있다. 특히 ING생명에 이어 동양생명과 ABL생명, MG손해보험까지 매물로 등장하며 보험사 인수합병에 대한 ‘큰 장’이 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2014년 취임 당시 ‘좋은 매물에 대한 무차별한 M&A’를 선언했던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지난해 11월 기자간담회에서 “글로벌이든 국내든 좋은 물건이 좋은 가격에 나오면 가능성을 열어두고 보겠다”며 “생명보험쪽이 좀 취약하다는 지적이 있는데 보험을 포함해 금융쪽에서 보완할 기회가 있으면 보강하겠다”고 피력했다. KB금융은 2012년 ING생명 인수전에 참가했다 고배를 마신 전력이 있다는 점에서 생명보험회사 인수에 적극적으로 임할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M&A’와 ‘글로벌 핵심법인 대형화’를 주요 경영전략으로 꼽았던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은 글로컬리제이션(Glocalization) 확대를 위해 최근 자본 확충에도 나섰다. 신한금융은 지난 14일 무디스 기업신용평가등급 A1을 확보한 후 5400억원 규모의 해외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확정하기도 했다. 이는 재원확보와 운영자금 마련을 위해 단행됐다.
 
일각에서는 신한금융이 그동안 ING생명 인수를 검토해왔다는 점에서 생명보험 부문 M&A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하나금융 또한 M&A 의향을 밝히기도 했다. 곽철승 하나금융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달 20일 기업설명회(IR)에서 “M&A 기회가 있다면 증권이 됐든 보험사업이 됐든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정책을 쏟아낼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밖에 DGB금융지주(139130)는 내달 중 하이투자증권 인수를 재추진할 계획이다.
 
현재 금융감독원은 DGB금융에 하이투자증권 자회사 편입안과 관련한 사업계획서를 수정하라고 요청한 상태다. DGB금융은 오는 31일 임시주주총회에서 김태오 DGB금융 회장의 선임이 확정된 이후 수정된 사업계획서를 제출할 방침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생명보험이나 증권사 등 비은행 계열사 인수는 그룹의 수익성 강화와 포트폴리오 확대차원에서 당연히 검토할 수밖에 없는 문제”라면서도 “무조건 인수할 수는 없고, 자금 여력과 이해득실을 따져야 한다”고 말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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