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기자
닫기
신송희

(돈되는 스몰캡 탐방)중국 교복사업으로 날개 단 '형지엘리트'

국내 학생복 브랜드 1위…종합 패션 기업 재도전

2018-05-24 08:00

조회수 : 4,029

크게 작게
URL 프린트 페이스북
[뉴스토마토 신송희 기자] 저출산의 영향으로 출생아수는 줄고 의료기술 발달로 고령 인구는 늘어나는 현상이 사회 문제로 대두된 지는 꽤 오래 전이다. 우리 사회는 저출산 심화 속에 심각한 인구절벽 문제에 빠졌다. 이런 가운데 교복 사업은 주요 소비 주체인 학생 수가 줄면서 시장 규모 축소로 고심하고 있다. 국내 학생복 사업을 이끌어온 1위 교복 브랜드 기업 형지엘리트의 고민이 깊어진 이유다. 이에 형지엘리트(093240)는 새로운 기회를 중국 시장에서 찾았다. 중국 학생수는 국내의 수십배에 달하는 만큼 새로운 성장 동력이자 향후 사업을 이끌어갈 핵심 시장이 됐다.
 
형지엘리트 사옥전경. 사진/형지엘리트
 
중국 교복사업, 중저가 서브브랜드로 수주 다각화 
2002년 설립된 형지엘리트는 국내 학생복 브랜드 1위 기업으로 지난 2009년 유가증권 시장에 상장했다. 패션그룹 형지 계열사로 편입된 것은 지난 2013년이다.
 
회사는 학생복 브랜드로 성장했지만,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캐쥬얼 브랜드와 바지 브랜드를 론칭하면서 패션사업으로 영역을 넓혔다. 하지만 실적이 나오지 않으면서 2012년말 엘케이스포츠 사업을 정리했고, 이후 2014년과 2015년에는 각각 스트릿캐쥬얼 브랜드 비토이와 여성바지 브랜드 나인핏을 철수시켰다.
 
임재용 형지엘리트 전무는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인 교복에 초점을 맞춰 사업을 확장시키기로 결정했다”며 “국내 교복사업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더 큰 시장인 중국으로 눈을 돌렸다”고 말했다. 중국 교복시장 규모는 2016년 13조6000억원에서 매년 9.3%씩 성장해 올해 16조원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오는 2020년에는 22조7000억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임재용 형지엘리트 전무. 사진/형지엘리트
회사가 중국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한 것은 지난 2016년 4월 빠우시냐우 그룹과 업무협약(MOU)를 체결하면서 부터다. 그리고 그해 11월 중국 상해시에 합자법인 '상해엘리트의류유한회사(이하 상해엘리트)'를 설립했다. 상해엘리트는 형지엘리트가 지분 40%, 빠우시냐우 그룹이 60%를 보유하고 있다. 중국 파트너사인 빠우시냐우 그룹의 정장·유니폼 전문 기업 ‘보노(BONO)’는 중국 전역에 200개 영업소와 1000여명에 달하는 영업 직원을 보유하고 있다.
 
임재용 전무는 “빠우시냐우 그룹은 중국 내 관공서에 유니폼을 납품하고 있고, 대규모 공장을 가진 기업이기 때문에 우리와의 시너지가 가장 적합한 기업으로 판단했다”며 “예상대로 파트너사의 영업망을 통해 가시적인 매출 성과를 빨리 도출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2016년 설립된 상해엘리트는 지난해 60억원 가량을 수주하는 성과를 올렸다.
 
특히 지난달 중국 최대 교육재단인 보슬러 교육그룹과 공급 계약을 체결하면서 수주 규모를 확대하고 있다. 보슬러 교육그룹은 중국 최대 교육재단으로 중국 주요 도시에서 78여개의 교육기관을 운영 중이다. 보슬러와의 계약 규모는 3년간 약 60억원이다.
 
임 전무는 “프리미엄 브랜드 외에 중저가 브랜드를 추가로 론칭해 일반 공립학교를 공략할 계획”이라며 “현재 2개 지역의 교육부 입찰을 진행하고 있어 수주 규모는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상해 송장시 교육부와 산둥지난리샤구 교육부의 입찰이 진행되고 있으며 계약 규모는 3년간 각각 140억, 120억원 규모다. 중국은 각 지역 교육부에서 관할 내 학교들의 신청을 받아 교복 업체 선정 입찰을 묶어 진행하게 된다.
 
그는 “보슬러와의 계약을 통해 이미 중국 시장에서 교복 품질과 브랜드의 입지를 다져놓은 만큼 이번 수주 선정에 긍정적”이라며 “올해는 전년대비 840% 매출이 신장한 약 170억원의 매출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또, 상해엘리트는 이달 북경, 천진, 대런, 상해 등 지역에서 약 40여개 학교와도 교복 수주관련 논의를 진행 중이다.
 
'적자늪' 에스콰이아, 하반기 턴어라운드 기대
교복사업으로 안정적 기반을 다진 형지엘리트는 인수합병을 통해 꾸준히 사업 영역을 확장해 종합 패션브랜드 기업으로 발돋움 하고 있다. 지난 2014년 여성 패션의류 브랜드 라젤로를 인수했고 2015년에는 제화잡화 브랜드 에스콰이아를 인수했다.
 
1961년 론칭된 에스콰이아는 50년 전통의 제화잡화 브랜드로 연 매출 규모만 800억원이 넘는다. 하지만 손실이 문제다. 과거 에스콰이아는 상품권 형태로 영업을 진행해오면서 매출은 확대했지만, 손익이 악화되는 문제에 직면했다.
 
형지엘리트 본사 1층에 위치한 에스콰이아 매장 모습. 사진/신송희 기자
 
이에 형지엘리트가 에스콰이아를 인수한 뒤 상품권 판매를 전면 중지하고 손실 규모를 줄여가고 있다. 2015년 인수 당시 에스콰이아의 영업 적자는 87억원에서 ▲2016년 54억원 ▲2017년 47억원으로 감소했다. 임 전무는 “에스콰이아가 가진 브랜드 이미지에서 벗어나 젊은 소비자들도 선호할 수 있도록 상품을 개발하고 있다”며 “지속적인 구조조정과 브랜드 개발을 동시에 진행해 올해 하반기에는 흑자로 전환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에스콰이아의 오는 2021년 목표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400억원, 80억원이다.
 
형지엘리트는 원가 경쟁률을 높이기 위해 과거 개성공단 협력 업체를 통해 교복을 생산해 왔다. 한반도 긴장 완화로 2016년 2월 폐쇄됐던 개성공단이 재가동할 경우 회사는 이곳을 통해 생산을 재개할 계획이다. 임 전무는 “해외에서 생산하는 것 보다 품질이나 원가에 있어서도 이득을 볼 수 있다”며 “개성공단 재가동의 직접적인 수혜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신송희 기자 shw101@etomato.com
  • 신송희

  • 뉴스카페
  •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