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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호

(CPA에세이)정주영 회장님 이제는 놓아드리자

2018-06-18 18:20

조회수 : 6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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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가 망하지 않고 흥하고 있는 이유는 위험이 관리가능하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죽은자 마르크스가 끊임없이 자본주의는 공황을 낳는 산파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아무도 이 공황을 해결하는 법을 찾지 못했다. 

그저 1년에 한번 5년에 한번, 10년에 한번 심지어 100년에 한번 주기적으로 오는 것이다라는 정도로 공황을 해석하게 되었다. 

공황은 반드시 오돼 막아낼 방법이 없다. 그리하여 인간은 위기를 과학적으로 관리하는 법을 개발하게 되었나니 이는 개인과 기업을 넘어 국가를 manage하는 법으로 체계화 되었다. 그리고 위기를 관리하는 법은 끊임없는 재생산과 지속가능함을 보장하게 만들었다. 아주 획기적인 아이디어다. 

전사적 위험관리는 Enterprise Risk management라고 해서 ERM이라 부른다. 이는 기업경영관리기법이지만 실제 경영이나 경제 이외의 것들. 사회나 조직, 국가적인 차원으로 확대해 접근이 가능하다. 북한이 미사일을 쏠때 NSC가 대응하는 기법도 기업의 경영 ERM을 사용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기업의 리스크 대응법에는 돌파형, 회피형, 고통분담형이 있다. 고 정주영 회장은 리스크 정면돌파형이다. 한국 재계의 신화다. 하지만 정주영 회장을 더이상 우러러 보면 안된다. 허화벌판에 배를 건조하던 그때와 지금은 전혀 다른 환경이다. 깡만 믿고 돌파하다가는 한방에 훅 간다. 이제는 리스크에 과학적으로 접근하는 새로운 영웅을 만들어야 한다. 정작 현대차 그룹은 매우 보수적으로 사업을 한다. 정 회장님을 그리워 하는 사람들. 이제는 그를 좀 놓아주자. 아름다운 시절로만 그를 기억하자>

조직의 위험관리는 매우 중요한 것이다. 이유는 위험이라고 하는 것은 매우 광범위하고 민감하며 폭발력이 센 반면 눈에 보이지 않고 느껴지지 않기 때문에 경외시하기 때문이다. 조직이 앞으로만 가려다 작은 위험을 무시하고 간다며 결국 존망의 위기로까지 터질 수 있는 것이 risk다. 

중요한 것은 충분히 사전에 RISK를 인지할 수 있고 대응할 수 있었음에도 '그까짓 것'으로 무시하다가 한방에 훅 간다는 것이다. 

특히나 한국사회는 RISK에 대해 무감각하다. 또 외부적인 RISK에만 민감하다가 정작 안에서 터지는 지뢰에 크게 데이기도 한다. 기업은 돈을 많이 버는 것이 중요하지만 이 돈을 많이 벌기 위해서는 RISK에 살고 RISK에 죽어야 한다. 꺼진 불도 다시 보자. 

대외경제변수, 조직 의사소통, 기업문화, 퇴사자의 복수, 인프라의 변화, 투자의 적절성 등 성공하는 기업의 KEY는 위험을 어떻게 인지하고 관리하는 가에 달렸다. 

하물려 데모하는 조직에서도 '조직국장'이라고 하는 직책이 있다. 조직국장의 역할은 조직의 보위를 위해 떨어져 나가는 조직원들을 회유하고 감싸안으며 설득하고 쇠뇌시키며 밖에서부터의 창을 막고 안에서부터의 배신에 숙청을 하는 중요한 역할이다. ERM과 데모를 비교해서 좀 이상하게 들리겠지만 조직을 성공적으로 관리하고 지속한다는 면에서 데모나 기업이나 위기관리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기업이 크면 클수록 ERM부서는 더 커진다. 사업수주를 하나 따왔는데 이것을 할 것이냐 말것이냐를 결정하는 것이 회사의 흥망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한국의 어떤 선박회사는 흑자날줄 알고 수주를 따왔다가 폭망해서 기업이 사라지네 마네 하고 있다. 아무것도 안하고 직원들 월급만 줬어도 최소한 망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수치가 나온다. 이것은 그 사업뒤에 숨은 리스크를 제대로 판단하고 결정을 내릴 시스템이 없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위기관리는 이렇게 한방에 기업의 운명을 결정하게 된다.  

<분식회계도 있고 경영진의 비리도 있고 여러가지 문제가 복합적인 대우조선해양. 그래도 핵심은 돈이 안되는 사업은 하지를 말았어야 했다. 한가지 사업을 두고 ERM부서는 뼈가 시리도록 RISK를 분석한다. 굳이 사업말고도 회사에 관한 모든 것에 대해 의심을 가지고 들여다 본다. 한번 터지면 훅 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은 그런 면에서 리스크 관리를 전혀 못하는 회사인가 아니면 당최 도저히 막지 못하는 리스크만 터지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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