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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서윤

sabiduria@etomato.com

산업1부. 정유·화학, 중공업, 해운·철강업계를 취재합니다.
기사가 만들어지는 과정

2018-06-28 11:09

조회수 : 2,5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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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초보 정치부 기자의 기사가 만들어지는 과정’에 대해 얘기해보겠습니다.
 
(매우 부끄럽지만...;;;)
 
며칠 전 담당 선배가 대휴를 가셔서 ‘당정협의’라는 기사를 맡아보게 됐습니다. (실전교육?)
 
뉴스토마토 27일자 1면.

 
당정협의는 각 정부부처 장차관 등 고위인사가 국회에 와서 여당 원내대표, 정책위의장 등 지도부와 정책을 논의하는 회의입니다. 아침 7시30분에 열리는... (그래서 기자도 출근 시간이 빨라지는) 회의입니다만, 앞으로의 정책 방향 큰 틀을 알 수 있어 중요한 자리입니다.
 
예를 들어, 민주당 정책기조 중 하나가 ‘민생’과 ‘지방분권’인만큼 26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가진 과학기술연구개발(R&D) 혁신 논의에서도 ‘민생 R&D'와 ‘지방분권 R&D' 등 큰 틀의 정책방향이 확정됐죠. 이에 따라 행정부에서는 정책을 잘 설계·집행하고, 당은 국회에서 결정하는 입법과 예산을 통해 뒷받침하게 됩니다. 당정 간 원활한 소통이 중요해 ‘당정일체’ ‘당정청일체’라는 말까지 나오는 이유입니다.
 
워딩.

 
우선, 매우 일찍 기상해 기자회견실에 3등으로 출근한 후 시간 맞춰 회의 장소로 갑니다. 회의가 시작하면 노트북을 펴고 다닥다닥 타이핑을 합니다. 중요한 내용을 걸러낼 정신도 없고 발언 전체가 중요할 수 있기 때문에 적을 수 있는 모든 걸 받아칩니다. 이걸 ‘워딩’이라고들 부릅니다. 저는 워딩도 초보입니다. 왕년에 한컴타자연습 ‘메밀꽃 필 무렵(이효석)’ 좀 치던 사람이었는데. 잠도 덜 깨고 비가 많이 와서 손목도 아팠다고 해봅니다.

회의와 브리핑이 끝나면 워딩을 바탕으로 기사를 작성합니다. 인터넷시대에 걸맞게 ‘빨리’ ‘바로’ 기사를 올려야 하지만, 신입이니 봐주겠지 하고 늦장 부려봅니다. (그리고 혼납니다)
 
맨 처음 올린 기사. 바로 혼나고 첫 문장을 수정하게 된다.

 
기사 쓸 때 제일 어려운 건.... “뭣이 중헌디!”
선배들은 ‘야마 잡기’라고 하더군요. 뭐 핵심 내용과 전체 주제 잡는... 그러고 나서 중요한 내용 추리고, 우선순위를 정해 배치합니다. 기자의 주관, 능력, 경험, 지식 등이 개입되는 부분이죠. 회의 때 블라블라 많은 내용이 나왔지만 저는 ‘민생 R&D'와 '지방분권 R&D'에 뙇!!!! (참고로 이 말은 그냥 내용 이해하면서 제가 만든 말입니다. 절대 회의 참석자 누구도 이 단어를 사용하진 않았음을 미리 밝혀둡니다;;;)
 
그러나 기초연구비를 2022년까지 2배로 늘린다는 내용이 객관적으로는 가장 중요해보였습니다. 뭐 ‘돈’이 제일 많이 들어가는 부분이니까. ㅎㅎ
 
온라인 출고본. 엉터리지만 시간을 지체할 수 없어 약간 수정 후 출고가 됐다.

 
고민하다 3개를 야마로 잡고 기사를 썼습니다. 그리고 마구 깨집니다. 데스크(기사를 검열하는 각 부서 부장기자. ex. 정치부장)가 제가 잡은 3개 야마의 우선순위를 매겨주고, 그에 맞춰 다시 작성하라고 지시합니다.
 
다시 쓰고 다시 쓰고 또 다시 쓰고. 번갈아 다시 쓰다 보면 ‘뚜둔’ 기사가 됩니다.
 
다시 쓴 기사. 지면 편집 전.

 
조사 하나, 단어 하나, 문단 순서 하나만 바꿔도 ‘개떡 같은 기사’가 ‘찰떡 같은 기사’가 되기도 합니다. 데스킹이라 함은 사실 ‘이 기사가 뉴스일까’ ‘지면에 넣어도 될까’를 판단하는 작업이겠지만, 신입기자인 저는 ‘기사답게 다듬어지는 과정’까지 추가해봅니다. ㅎㅎㅎ
 
기사가 다 완성되고 나면 수정된 내용을 찬찬히 보면서 ‘다음번엔 이렇게 하지 말아야지’ 다짐합니다. (그리고 같은 실수를 반복하게 됩니...)
 
최종 기사.

 
  • 최서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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