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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찬

"3D 모션인식 기술로 인체 관절가동범위 객관적 평가"

재활 분야 으뜸 기업을 꿈꾸는 20대 창업가

2018-06-28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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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이우찬 기자] "국내 재활시스템이 낙후돼 있는 건 명확한 평가 척도가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엠지솔루션스(MGsolutions)는 재활 과정을 정확히 측정할 수 있는, 신뢰할 만한 평가도구를 개발했습니다. 명확한 수치를 근거로 더 좋은 재활방법을 찾게끔 돕는 것은 우리가 해야 하는 일 중 중요한 부분입니다. 궁극적인 목표는 재활하는 모든 사람들이 재활에 성공하도록 하는 것입니다."(박재현 엠지솔루션스 대표)
 
2017년 3월 설립된 엠지솔루션스는 3차원 모션 트래킹(motion tracking) 기술을 기반으로 관절가동범위를 평가할 수 있는 기기와 시스템을 개발한 스타트업이다. 대표제품인 '모티 피지오(Moti-Physio)'는 모션 인식 기술을 활용해 인체의 움직임을 정밀하게 분석해 신경계, 근골격계 환자들의 재활성과를 평가하는 기기다. 스마트 워치처럼 몸에 착용한다. 영상 기반으로 근골격계 등의 상태를 파악할 수 있는 시스템 '모티 피지오 프로'도 보유하고 있다. 박재현 엠지솔루션스 대표는 "뇌졸중, 오십견 등으로 관절 가동범위가 제한적인 분들에게 관절 가동범위를 3차원으로 0~100점 사이의 점수로 보여줄 수 있는 도구"라며 "변화양상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 환자의 재활동기를 극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업 아이템은 박 대표의 경험에서 비롯됐다. 박 대표의 친척 중 한 명이 소아마비로 목발을 하고 다녔는데, 목발을 오랫동안 하게 되면 겨드랑이 쪽 통증이 심해진다. 엠지솔루션스가 처음 개발한 아이템은 손을 사용하지 않는 목발이었다. 아이디어는 좋았지만 시장성이 부족하다는 멘토링을 받은 뒤 지금의 재활환자를 위한 평가척도 기기 개발 쪽으로 방향을 전환했다.
 
엠지솔루션스의 기기를 통해 환자는 'Before&After' 비교 시스템으로 자신의 상황을 수치로 확인할 수 있게 된다. 시각화·정량화가 핵심으로, 의료진은 환자의 재활성과를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재활치료의 질도 높아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사명인 엠지솔루션스에는 회사의 비전이 담겨있다. 'Motivation for Golbal solution'의 약자인데 전 세계에서 특히 재활분야 해법을 찾는 데 자신들이 동기를 부여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이를 위한 여러 해결책을 시도할 생각이다. 박 대표는 "엠지솔루션스의 궁극적인 목표는 재활하는 모든 사람들이 건강했던 예전의 상태로 성공적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엠지솔루션의 3D모션인식 기반 영상 프로그램으로 체형 분석을 하는 모습. 사용자는 자신의 나이와 신체 조건을 입력하고 카메라 앞에 서면 된다. 체형 분석 결과 골반 불균형 여부를 비롯해 무릎 근육 상태, 척추 상태 등이 정상 범위에 있는지 알 수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창업을 결심하게 된 계기는.
2016년 창업을 위해 팀을 처음 꾸렸다. 좋아하는 일을 하길 원하는 사람끼리 만나게 됐다. 창업진흥원에서 진행하는 공모전을 통해 영국에서 3개월 동안 멘토링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첫 아이템은 손을 사용하지 않아도 쓸 수 있는 목발이었다. 천척 중 한 명이 소아마비로 다리가 편찮으셔서 목발을 지니고 다녔다. 목발을 오래 하게 되면 겨드랑이 쪽이 너무 아프다. 그래서 손을 사용하지 않는 목발을 개발하게 됐다. 다리에 착용한 뒤 걸어갈 수 있는 목발이었다. 이 아이템으로 공모전을 통과해 영국으로 건너가 멘토링을 받았다. 그런데 목발 아이템은 시장성 면에서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고, 중간에 아이템을 바꾸게 됐다. 뇌신경계 환자를 포함해 근골격계 환자의 재활을 도와주는 아이템으로 전환했다. 재활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하고 재활 효과를 확대하는 제품이다. 2016년 9월쯤 한국에 돌아와서 뇌졸중, 근골격계 관련 아이템을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
 
회사와 사업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
팀 이름은 Motivation for Golbal solution의 축약어다. 전 세계, 특히 재활 분야에서 동기부여를 하겠다는 의미다. 성공적인 재활을 거쳐 건강했던 상태로 복귀할 수 있도록 돕는 게 미션이다. '솔루션'이 아닌 '솔루션스'인 것은 여러 가지 해결책을 만들겠다는 의지다. 엠지솔루션스는 모션 인식 기반의 기술로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제품을 만들어나가고 있다.
정식 제품 출시 전 실제 현장에서 쓰이는 베타 테스트를 이번 달 중에 진행한다. 요가, 필라테스 등을 하는 헬스장, 한의원 등에서 체형이 불균형해 치료를 받는 사람들이 있다. 모티피지오(Moti-Physio)는 자세 교정에 필요한 제품으로 얼마나 자세가 불균형한지 측정할 수 있는 체형 분석기다. 이 제품을 피트니스 센터 3곳에 우선 공급할 계획이다. 또한 2부리그 프로축구단인 '안산그리너스FC'에는 선수들이 무릎이나 발목을 삐어서 재활을 해야할 때 모션 인식, 영상 인식으로 재활 상태를 측정할 수 있는 제품이 공급된다. 
 
엠지솔루션스의 주요 수요층은.
허리디스크 환자, 몸이 삐뚤어져 있거나 한쪽 어깨가 틀어져 있는 일반인들이다. 또한 뇌졸중 환자의 경우 한 번 병을 앓고 나면 후유증으로 팔다리가 마비돼서 어려움을 겪는데, 재활 과정이 어느 정도 진행되고 있는지를 측정할 수 있다. 무릎이나 어깨 파열 환자, 오십견 환자 등이 재활을 하는 동안 얼마나 개선되고 있는지 측정할 수 있다. 요컨대 엠지솔루션스의 제품들은 근골격계, 신경계 질환이 있는 분들과 재활환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기기다.
 
함께 일하는 사람들은 어떤 이들인가.
저를 포함해 4명이다. 군대 동기인 디자이너 개발자가 있다. 패키지 디자인, UI 다자인, 영상 제작 등 디자인 총괄 담당을 맡고 있다. 제품 개발을 담당하는 기술개발자도 있다. 외부에서 멘토링을 해주는 물리치료사도 엠지솔루션스와 함께 일하고 있다.
박재현 대표는 창업 후 지금까지 거둔 가장 큰 성과로 능력 있고, 신뢰할 수 있는 사람들을 만난 것이라고 말했다. 왼쪽부터 신용하 디자인 이사, 김현준 기술 이사, 박재현 대표. 사진=엠지솔루션스
엠지솔루션스의 핵심 기술은.
 
모션 트래킹이다. 엠지솔루션스가 쓰는 기술은 총 2가지다. '애플 워치' 같은 하드웨어를 손목이나 팔뚝 등에 달고 움직이면 사용자가 하는 움직임을 모두 파악하는 기기다. 예를 들어 팔에 차고 움직이면 팔이 어디까지 움직일 수 있는지, 정상 가동범위에 있는지 수치화해서 계산할 수 있다. 발목, 팔목, 팔뚝, 허벅지, 몸통, 목 등 모두 가능하다. 다른 한 가지 기술은 영상으로 신체가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포착하는 기술이다. 전자가 하드웨어를 몸에 착용해야한다면, 후자는 하드웨어 없이 영상으로 모션을 트래킹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관절가동범위가 정상인지, 아니면 정상에서 얼마나 떨어지는지를 수치로 파악할 수 있다.
 
사람의 움직임을 파악해서 수치를 내는 것과 관련해 특허를 획득했거나 특허 획득을 추진 중이다. 먼저, 기기를 달고 재활운동 할 수 있는 콘텐츠는 특허 출원과 등록을 마쳤다. 기기를 달고 움직임을 측정했을 때 재활이 얼마나 잘 되고 있는지 평가할 수 있는 기기는 특허 출원된 상황이다.
 
창업 후 1년, 성과는 무엇인가.
가장 큰 성과는 같은 비전을 공유하며 일할 수 있는 사람들을 찾았다는 점이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신뢰 가능한 사람들이 옆에 있다는 것은 스타트업한테는 가장 큰 선물이다. 꿈만 꿨던 기술들을 직접 갖추게 된 것도 소중한 성과다. 이 둘이 융합하면서 시장에 팔 수 있는 제품으로 탄생하게 됐다.
 
어려웠던 부분은 무엇인가.
회사는 소비자 니즈를 정확히 파악해야 제품을 팔 수 있는데, 초기에는 그런 부분을 잘 이해하지 못했다. 어떤 제품을 설계하고 판매하고자 했을 때 소비자를 고려하는 부분이 적었다. 소비자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고 뭐가 부족한지 파악하는 부분을 간과했던 것이다. 지금은 소비자에게 먼저 다가가면서 부족한 점을 보완하는 등 어려운 점을 해소하고 있다. 교수, 의사 등을 통해 소통 창구를 하나둘씩 찾고 있다. 건국대 병원에 있는 재활학과 교수와 R&D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다. 엠지솔루션스의 기술력, 제품의 시장성이 인정받고 있다고 생각한다. 뇌졸중 관련 커뮤니티에서 게시글을 활용해 인터뷰를 진행하기도 했다. 대한민국 재활시스템이 상당히 낙후돼있다는 부분을 많이 말씀해주신다. 그래서 저희가 하는 사업이 의미가 있다고 했다. 이런 피드백을 받으면서 사업에 대해 더 확신이 생겼다. 환자분들이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도움을 드리고 싶다.
지난 2016년 8월 영국 잉글랜드 로더럼 풋볼 클럽에서 뇌졸중환자 환우회를 대상으로 제품을 설명하는 모습. 사진=엠지솔루션스
 
올해 계획을 말해달라.
제품 2가지가 시장에 나온다. 요가, 필라테스, 헬스장, 한의원 등에 체형 분석기로 판매될 '모티피지오'와 프로축구단 등 선수들의 재활관리를 도와줄 수 있는 '모티피지오 프로'다. 2~3곳의 축구단에 공급할 생각이다. 체형분석기 모티피지오는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판매를 진행할 계획이다. 제품을 일시불로 팔 수도 있고, 구독 형식으로 월 일정 금액을 지불하고 몇년 간 계약을 맺는 방법 등이 있는데, 아직 결정되지는 않았다. 해외시장도 두드려볼 생각이다. 올해 말에 핀란드 헬싱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스타트업 축제인 슬러시(Slush)에 참가해 저희 제품을 홍보할 계획이다. 하반기에 제품을 출시하는 만큼 올해 매출 목표는 5000만원으로 잡고 있다.
 
엠지솔루션스의 비전은.
재활에서 가장 부족한 것은 명확한 평가 시스템이다. 그런데 국내 재활시스템에는 명확한 척도가 없었다. 이를 바로잡고 신뢰할 수 있는, 명확한 수치로 보여줄 수 있는 평가도구를 만든 상황에서 다음 단계는 재활방법에 대한 고민이다. 명확한 수치를 근거로 더 좋은 재활방법을 찾는 것은 제품 개발 이상으로 더욱 중요한 부분이다. 마지막 목표는 재활하는 모든 사람들이 재활에 성공하도록 하는 일이다.
 
창업 고민하는 분들에게 조언을 한다면.
소비자와 만나서 제품 성능을 설명하고, 어느 정도 가격에 팔 수 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면 시장에 제품을 출시해도 될 것 같다. 이 부분이 명확하지 않으면 단순히 사업계획서로만 창업하는 것은 어렵다고 생각한다. 창업 대회는 아이템을 잘 포장해서 심사위원을 잘 설득하면 된다. 문제는 심사위원과 소비자는 다르다는 거다. 소비자가 훨씬 무섭다. 자기 돈을 내야하니까 꼼꼼하다. 창업대회 출전보다는 소비자 니즈 파악, 시장 파악을 꾸준하게 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박재현 엠지솔루션스 대표는 재활 분야에서만큼은 전 세계를 동기 부여할 수 있는 기업을 꿈꾼다. 사진=엠지솔루션스

이우찬 기자 iamrainshin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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