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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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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역전패의 추억

2018-07-03 15:54

조회수 :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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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새벽 4시20분이 조금 넘어 잠에서 깼다. 일어나자 마자 핸드폰을 켜고 일본과 벨기에의 월드컵 결과를 확인했다. 일본이 2대0으로 앞서 있었다. ‘이거 잘하면 일본이 이길 수도 있겠는데’라는 생각을 잠시 하고 다시 잠이 들었다. 5시40분쯤 최종결과를 확인했을 때 벨기에가 일본을 3대2로 누르고 8강 진출을 확정했다. 일본은 월드컵 토너먼트 경기에서 48년 만에 2골차 이상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패한 팀이 됐다. 야구로 치면 6회까지 6대0으로 앞서다 9회말 2아웃을 남겨놓고 7대6으로 역전당한 느낌일 것이다. 농구로 비교해봐도 3쿼터까지 15점 차이로 벌이며 앞서가다 4쿼터 막판 10여초를 남겨놓고 버저비터 역전패를 당한 것과 비슷한 느낌이지 않을까. 사실 일본이 최근 월드컵 역사에서 역전패를 당한 경우는 꽤 많았다.
 
일본이 벨기에와의 16강전에서 2-3패를 당한 가운데 한 일본 관중이 슬픔에 잠겨 있다. 사진/뉴시스
 
‘아 통한의 8분!’
 
일본은 20006년 독일 월드컵에서 브라질, 크로아티아, 호주와 같이 F조에 속했다. 일본의 첫 경기는 호주였다. 당시 호주는 2002년 대한민국의 4강 신화를 이뤄냈던 히딩크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었다. 일본은 전반 26분 나카무라 슌스케의 골로 한점을 앞서나가기 시작했다. 일본은 후반 38분까지 1대0으로 호주를 앞섰다. 이쯤되면 일본이 월드컵 첫 경기에서 승리를 기대할만한 했다. 하지만 후반 39분, 호주의 팀 케이힐이 동점골을 넣는데 성공했다. 호주는 이후 5분만에 바로 또 역전골을 성공시킨다. 그리고 호주는 후반 막판 추가골을 성공시키며 3대1로 기적의 역전승을 일궈냈다. 호주가 동점골과 역전골, 추가골까지 성공시킨 시간은 8분밖에 걸리지 않았다. 일본은 이 8분을 버텨내지 못하고 쓰라린 역전패를 당했다.
 
일본 어느 한 조간신문이 일본의 1대0 승리로 기사를 잘못 내 신문 전량을 회수하기도 했다. 사진/배딩크와 함께하는 배드민턴 이야기 홈페이지 사진 캡처
 
‘시작은 좋았는데’
 
일본은 크로아티아와의 두 번째 경기에서 무승부를 기록하며 1무1패로 절체절명의 순간에 이르렀다. 마지막 상대인 브라질을 반드시 꺽어야 하는 상황. 당시 브라질 선수단은 호나우딩요, 카카, 아드리아누, 주닝요, 호나우두, 카푸, 카를로스 등으로 구성됐다. 축알못인 내가 봐도 화려한 스타들로 팀이 구성됐음을 단박에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일본은 전반 34분 선취골을 넣으며 브라질에 일격을 가했다. 하지만 선취골의 기쁨은 오래가지 못했다. 브라질이 10분도 안 돼서 바로 한골을 만회한 뒤 전반전을 1대1로 마쳤다. 그리고 후반전이 시작되고 10분도 지나지 않은 상태에서 내리 두골을 넣고는 후반 막판 추가골을 넣어 4대1로 경기를 마무리한다. 일본이 브라질을 상대로 선취골을 넣으며 이변을 기대했지만 또다시 역전배의 쓰라림을 안고 2006 독일 월드컵을 마무리해야 했다.
 
지루한 표정과 함께 누워서 경기를 지켜보는 브라질 카를로스 병장의 유명한 짤도 이때 나왔다. 사진/KBS 화면 캡처
 
‘드록신 때문에’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도 역전패가 있었다. 상대는 드록바의 나라 코트디부아르였다. 일본은 이 경기에서도 전반 16분 혼다 다이스케의 첫골로 1대0으로 앞서나갔다. 전반을 1대0으로 마무리한 일본은 코트디부아르와 대등하게 싸우며 조별리그 첫경기에서 1승을 기대할만했다. 하지만 그 기대감은 오래가지 못했다. 드록신이라고 불리우는 디디에 드록바가 후반에 뛰기 시작하자마자 경기는 코트디부아르 쪽으로 완전히 기울었다. 당시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하지 못한 드록바는 후반 17분부터 경기를 뛰기 시작했다. 드록바가 일본의 골대 주변을 흔들기 시작했고, 후반 19분 윌프리도 보니가 골을 넣어 동점을 만들었다. 드록바가 투입된지 단 2분만이었다. 그리고 코트디부아르는 바로 2분 뒤 제르비뉴가 역전골을 넣으며 전세를 뒤집었다. 이 또한 단 4분만에 벌어진 일이었다.
 
왜 드록신인가...제대로 보여줬다. 사진/MBC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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