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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익도

난, 너와 '세상'을 헤쳐가네

2018-07-10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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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기사 : 세카이노오와리 “세상의 끝에서 잡은 꿈…우린 ‘카멜레온’ 음악!”


(세카이노오와리·에픽하이 '슬리핑 뷰티'. 사진/유튜브 캡처)

초등학교 때 앓은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고교시절 정신병 발병, 자퇴와 미국 유학, 정신병원 폐쇄 병동 입원, 의대 입시 실패.

최근 일본 밴드 '세카이노 오와리'의 보컬 후카세 사토시로부터 A4 세 장 분량의 텍스트를 받았다. 이틀 정도 꼼꼼히 준비한 인터뷰 질문에 대한 성실한 답변이었다. 청유형 말투 속에 유년기부터 데뷔 시절, 그 후 현재까지의 음악과 인생 굴곡이 담겨 있었다. 

그가 겪었을 아픔에 공감하다보니 불현듯 누구나 '세상의 끝'에 설 때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꼭 죽음이나 지구의 종말 따위를 눈 앞에 두지 않더라도 말이다. 

(세카이노오와리와 에픽하이. 사진/ 소니뮤직코리아)

담백한 후카세의 텍스트를 보고 느낀 게 있다. 아무리 아픔과 상처가 크더라도 스스로 추스리는 시간을 꼭 가지는 것, 그리고 주변 동료들과 사랑을 나누는 것. 무수한 절망과 좌절 속에서 후카세는 그 방법들을 동력 삼아 일어서고 일어선 듯 보였다.

"모든 것을 잃어버렸던 그 시점에서 저는 다시 일어서야 했고, 그 때 줄곧 저를 응원해 준 친구들과 음악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비 내리는 어제는 밴드가 에픽하이와 함께 작업한 신곡 '슬리핑 뷰티'를 들었다. 그가 내는 소릿결에는 그의 아픔과 자정적인 회복이 담겨 있는 듯 했다. 담담하게 파고드는 타블로의 랩핑이 후카세의 상처와 아픔에 공감하듯 든든히 받쳐 준다.

'언젠가 모닝콜과 함께 세상이 멸망했다는 소식이 들리더라도/ 우린 요코와 존 처럼 이 침대에서 평화를 찾겠지/ 네가 없는 곳이면 집이 아니야/ 너와 한 쌍이 아니면 그 누구와 함께 해도 혼자일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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