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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기철

"이래서는 진실규명 못해"…검찰 수사팀 '작심 발언'

법원행정처, 증거제출 '미적'·압수수색 영장 '줄기각'에 한계

2018-08-01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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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서울중앙지검 3차장 검사.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 '사법농단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법원행정처의 미온적인 협조에 작심발언을 쏟아냈다. 수사를 지휘하고 있는 한동훈 서울중앙지검 3차장은 이날 "이래서는 진실을 철저히 규명할 수 없다"며 증거자료 제출을 거부하고 있는 법원행정처의 논리를 하나하나 반박했다.
 
그는 우선 최근 연이어 기각된 양승태 전 대법원장 등 사법농단 의혹 핵심 관련자와 법원행정처 등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 기각에 대해 "다른 사건과 차이가 크다"고 정면 비판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 27일 법원행정처의 재판개입 및 법관사찰 의혹에 대한 증거자료 확보를 위해 법원행정처 윤리감사관실과 인사심의관실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을 청구했다. 그러나 법원은 "별건수사 또는 압수 대상 증거물이 형사소송법상 국가의 중대한 이익과 관련된 공무상 비밀에 해당할 여지가 있다"는 이유로 기각했다.
 
한 차장은 법원의 '별건수사' 판단에 대해 "별건 수사는 다른 목적을 가지고 압박 하는 것인데 오히려 수사과정에서 발견되는 불법에 대해 수사를 하지 않는 것이 직무유기이다. 삼성의 노조와해 공작 사건도 이명박 전 대통령 사건을 조사하다가 발견됐고 압수수색영장·구속영장을 발부받아 수사했다"고 주장했다.
 
또 "관련 규정인 형사소송법 111조는 압수수색 영장이 발부된 경우 관공서가 승낙하지 않을 경우 국가이익을 해하면서까지 압수수색을 못한다는 것이지 압수수색 영장 발부 자체를 금한 것은 아니다"라며 "전례로 국정원 댓글 조작사건 당시 국정원, 국정농단 사건 당시 청와대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은 발부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더욱이 불법은 기밀이 아니다"라면서 "그럼 기무사 수사는 어떻게 가능한가"라고 반문했다.
 
한 차장은 "이미 일부 농단 의심자료에 대해서는 폭로까지 나온 상황이다. 징용 관련 사건에서 어떤 문건이 작성됐는지, 대법관이 수정지침을 준 것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는 재판연구관과 대법관이 소유했던 자료를 반드시 분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와 함께 상고법원 도입 문제와 판사의 비리 의혹이 엉켜있는 이른바 '부산 스폰서 판사 사건' 재판기록 열람·등사 거부에 대해서도 "왜곡된 증거를 확인하는 유일한 방법은 재판기록을 확인하는 것이다. 아직 사건이 상고심 계속 중이고 왜곡된 것이 있다면 바로잡을 기회가 있다"면서 "검찰은 재판 주체이기도하고 상고심 재판시 문제점 발견은 재판 주체 중 하나인 검찰의 의무"라고 말했다.
 
지난 6월18일 '사법농단 의혹 사건' 수사에 본격 착수한 검찰은 8일 뒤 법원행정처로부터 처음으로 관련 자료를 임의제출방식으로 넘겨받았다. 그러나 이후 양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 전 법원행정처장(대법관),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 등 핵심관련자들의 PC, 각종 법관 인사관련 문건 등을 제대로 제출받지 못하자 지난 7월21일 임 전 차장 자택과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당시 검찰은 양 전 대법원장과 박 전 처장, 이진규 서울고법 부장·김모 전 법원행정처 심의관(판사) 자택 등에 대해서도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했으나 법원은 이를 거부했다.
 
검찰은 이후 지난 7월25일 양 전 대법원장 등에 대한 자택과 사무실, 27일 법원행정처 윤리감사관실 등을 대상으로한 압수수색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은 '범죄소명 부족·공무상 비밀침해 우려·별건 수사' 등을 이유로 기각했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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