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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잡학사전)술 마시고 두통약 먹으면 왜 안 되는 거죠?

주성분 아세트아미노펜, 간 손상 유발…일시적 두통 해소 후 심각한 부작용 야기

2018-08-2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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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현대사회 직장인들과 떼어놓기 힘든 것 중 하나가 음주다. 업무로 쌓인 스트레스를 풀고자 친구들과 한잔, 피할 수 없는 회식과 업무관련 미팅으로 또 한잔 하다보면 일주일에 절반 이상을 숙취로 시달리는 경우도 많다. 숙취를 해소하기 위해선 다양한 방법이 활용된다. 숙취와 함께 동반되는 두통을 진정시키기 위해 두통약 등의 진통제를 복용하는 것도 많은 이들이 사용하는 방법 중 하나다. 하지만 이 같은 행동은 건강에 치명타로 작용할 수 있어 올바른 정보를 알아두는 것이 중요하다.
 
숙취는 음주 뒤 수면에서 깬 후 느껴지는 불쾌감이나 두통, 또는 심신의 작업능력 감퇴 등을 총칭하는 증상이다. 숙취해소를 위한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체내 알코올 성분을 없애는 것이다. 이를 위해선 토기가 있으면 억지로 참지 않고 적극적으로 토하는 것이 좋고, 비타민 B1이나 수분을 충분히 섭취해 알코올 분해를 촉진시켜야 한다. 비타민 B1이 풍부한 식품에는 돼지등심과 넓적다리, 콩, 다시마, 장어 등이 있다. 또 알코올 배출을 위해 커피와 차, 과즙 등 이뇨작용을 하는 식품을 섭취하거나 충분한 수면이나 휴식을 취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다만 이 같은 숙취해소 방법들이 몸의 컨디션 서서히 정상으로 되돌리는 방법들인 만큼 기상과 함께 곧바로 그날 업무에 복귀해야하는 많은 이들이 빠르게 효과를 볼 수 있는 임시방편들을 찾곤 한다. 해열진통제(두통약)를 복용하는 것 역시 숙취 대표 증상인 두통을 빠르게 제거하기 위한 방법으로 자주 활용된다.
 
 
하지만 이는 간 기능 손상을 발생시킬 수 있는 매우 위험한 방법이다. 특히 해열진통제 가운데 대다수를 차지하는 아세트아미노펜 계열 약물은 더욱 위험하다. 통증을 가라앉히고 열을 내리는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이 음주 후에는 독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람의 몸은 인체 내 유입된 알코올을 100% 흡수한다. 그리고 간에서 발생되는 효소가 체내로 들어온 알코올을 분해하는 작용을 한다. 하지만 이 때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이 몸속으로 들어오면 알코올을 분해하는 효소와 만나 독성물질(NAPQI)를 만들고, 간세포를 파괴하는 작용을 한다.
 
이럴 경우 간 조직의 괴사를 비롯해 간부전증 등 심각한 간 기능 손상을 야기할 수 있다. 인체가 알코올을 분해하는 과정 자체가 간에서 독성 산화물질을 증가시키는 간 손상 작용인 데다 아세트아미노펜 성분과의 작용을 통해 간에 입히는 피해를 배가시키는 셈이다. 간뿐만 아니라 신장 손상까지 2배 이상 증가시킨다는 연구도 다수 있다. 일시적인 증상 완화 효과는 볼 수 있을지 몰라도 그 이상의 부작용을 초래하게 되는 셈이다.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의 해열진통제로는 타이레놀과 펜잘, 게보린, 판콜 등 대부분의 유명 의약품들이 포함된다. 적은 부작용과 탁월한 효과로 사랑받는 의약품들이지만 음주 후 복용은 절대 금물이다.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은 해열진통제뿐만 아니라 근육통을 비롯해 생리통, 복통약 등에도 함유된 경우가 많아 복용하는 약의 성분을 파악해 주의할 필요가 있다. 이밖에 숙취해소를 위한 것은 아니지만 항혈전제나 고지혈증약, 혈압·심장약, 진정제, 항히스타민제, 당뇨병약 등도 음주 후 복용했을 때 심각한 부작용을 야기할 수 있는 약물들이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숙취와 동반되는 두통을 없애기 위해 두통약을 먹는 일은 심각한 간 손상을 야기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사진/뉴시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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