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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만 스쳐도 아픈 통풍, '요산'을 잡아라

요산 배출 못 하면서 통풍 발생…생활 속 수치 관리 필요

2018-09-1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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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식생활 서구화에 따라 통풍은 비만 중년 남성이 잘 걸리는 흔한 질병이 됐다. '바람만 스쳐도 아프다'는 통풍 특성상 통증 완화에만 주의를 기울이기 쉽지만원인이 되는 요산을 관리하는 것이 핵심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음식에는 생존에 꼭 필요한 성분인 '퓨린'이라는 물질이 들어있다퓨린은 몸에서 사용된 후 요산이라는 찌꺼기를 남긴다보통 요산은 소변대변과 땀으로 배출된다하지만 요산을 너무 많이 섭취하거나몸 안에서 과도하게 생산되는 경우소변·대변으로 배출되지 못해 균형이 깨지면 통풍이 발생한다.
통풍은 술을 즐기는 남성에게 많이 발생한다술과 함께 먹는 고기류 안주에 퓨린이 많이 함유돼있기 때문이다주로 중년 남성에게서 나타나지만 최근 젊은 남성도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 2012년 1882명이었던 20대 남성 통풍 환자는 지난해 19842명으로 82% 증가했다. 30대 남성 환자 역시 37965명에서 63221명으로 66% 증가했다.
 
이상훈 강동경희대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는 "통풍환자가 늘고 있는 것은 치맥(치킨+맥주)과 같은 서구화된 식습관이 주원인"이라며 "남성은 여성보다 근육이 크고 세포량이 많아 몸에서의 기본 요산 생성이 높고신장에서 요산의 재흡수를 억제하는 여성호르몬이 없어 통풍이 많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통풍은 관절염 발작이 재발하는 것도 문제지만생명을 위협하는 다른 심각한 질환과도 관련이 깊다대한류마티스학회지에 발표된 '한국인 통풍환자의 진단 및 치료실태조사'에 따르면 고혈압당뇨 등 만성 대사성 질환이 통풍과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통풍 환자 중 절반은 고혈압과 대사증후군, 10명 중 1명은 당뇨병이 동반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또 치료받지 않은 고혈압 환자 약 4명 중 1명은 혈중 요산 농도가 7/dL 이상인 '고요산혈증'이다이처럼 합병증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아 단순히 관절염 치료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합병증 증세가 있는지 확인하고 통풍과 함께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신장 질환과 고요산혈증은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요산혈증은 신장으로 더 많은 요산을 배설시켜 신장 기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고결석 발생이 신부전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반대로 신부전이 있으면 고요산혈증이 생겨 통풍이 생길 수 있다신부전 환자의 급성통풍성 관절염 치료 역시 제약을 받는데투여되는 항염제가 신장기능을 떨어뜨리기 때문에 신부전 환자의 통풍 치료는 특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통풍은 유발할 수 있는 요인들을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특히 알코올은 신장에서 직접 요산의 배설을 억제해 혈중 요산을 증가시켜 통풍을 일으킨다고요산혈증과 연관돼 나타날 수 있는 비만이나 고지혈증당뇨고혈압 등이 있는지 확인하고 이에 대한 치료를 동시에 진행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
 
약물치료에도 불구하고 빈번하게 관절염이 생기거나 혈중요산이 잘 내려가지 않는 경우에는 퓨린 함량이 많은 음식을 제한하는 것이 좋다퓨린이 많이 함유된 음식으로는 심장이나 간과 같은 내장육즙거위정어리고등어멸치효모베이컨 등이 있다흡연은 통풍에 직접적인 영향은 없으나 연관 질환들이 있으면 금연을 해야 한다.
 
식생활 서구화에 따라 통풍은 비만 중년 남성이 잘 걸리는 흔한 질병이 됐다. 통풍 특성상 통증 완화에만 주의를 기울이기 쉽지만, 원인이 되는 요산을 관리하는 것이 핵심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시민들이 치맥 축제를 즐기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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