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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경록

현대판 봉이 김선달 '미미쿠키 사태'는 무엇?

2018-09-27 16:41

조회수 :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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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음성에서 A씨 부부가 운영하는 소규모 유기농 수제 디저트 매장인 '미미쿠키'.
지난 7월 온라인 직거래 카페 '농라마트'에 입점한 뒤 맘카페 등에서 큰 인기를 얻었습니다. 
‘엄마의 정성을 담은 NO 방부제 건강한 베이킹’, ‘유기농 밀가루 등 좋은 재료’ 등을 홍보 문구로 쓰면서 수제 마카롱, 생크림 카스텔라, 롤케이크, 쿠키, 타르트 등을 판매했기 때문입니다. '미미쿠키'의 상호명 또한 이들 부부의 아기 태명을 따왔다고 알려져 소비자들에게 신뢰를 더했는데요.
현지 매장은 ‘줄 서서 먹는 집’으로까지 알려졌지만, 이 모두가 새빨간 거짓말이었습니다.
현대판 '봉이 김선달'로 불리는 '미미쿠키' 사태에 대해 정리했습니다.


1. '유기농·수제'로 둔갑한 대형마트 완제품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유기농 수제’라더니…마트 제품 재포장 들통난 ‘미미쿠키’
(한겨레 기사 읽어보기)

'미미쿠키' 부부, 2년 전부터 치밀한 계획 "이건 진짜 핸드메이드…환불 어렵다"
(제민일보 기사 읽어보기)

제품 재포장 논란 ‘미미쿠키’ 결국 폐점? ‘블로그 등 SNS 폐쇄’
(머니투데이방송 기사 읽어보기)

'미미쿠키'라는 유기농 수제 디저트 전문점이 실상은 대형마트의 완제품 등을 재포장해 판매했던 것으로 드러나 소비자들의 공분을 사고 있습니다.
지난 20일 한 누리꾼은 온라인 직거래 카페인 ‘농라마트’에 “미미쿠키! 지금 무슨 생각하고 계신가요? 돈 많이 벌어서 좋으세요?”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며, '미미쿠키'의 쿠키가 회원제 대형마트인 '코스트코'의 쿠키와 동일하다고 주장했는데요.

해당 의혹에 대해 미미쿠키는 처음에 “‘냉동생지’(빵을 만드는 과정에서 급속 냉동시킨 것)를 오븐에 구운 제품인데, 코스트코 로마쿠키와 납품받는 생지가 같은 것으로 보인다. 냉동생지와 수제쿠키를 함께 구성해 판 것은 죄송하나, 기존 마트의 완제품을 구매해 재포장했다는 내용은 절대 아니다”라며 의혹을 부인했었습니다.

그러나 비슷한 의혹 제기와 환불 요구가 이어지자 미미쿠키는 결국 '코스트코'에서 파는 제품을 재포장해 팔았다고 실토하고, 쿠키세트를 환불해주겠다는 사과문을 올렸습니다.

이어 다른 소비자가 “미미쿠키 롤케이크는 삼립 제품과 조직감, 맛과 향이 동일하다. 빵의 기공이 정말 작은데 공장 빵이 아니고서는 그렇게 만들기 어렵다”는 글을 올려, 완제품 재포장 판매 의혹은 롤케이크로까지 확대됐는데요.

미미쿠키는 21일 “롤(케이크)은 저희가 매장에서 직접 작업을 했었지만, 물량이 많아지면서 하면 안 될 선택을 하게 되었다”며 롤케이크 역시 완제품의 재판매 행위가 있었음을 밝혔습니다. 
미미쿠키가 판매한 쿠키와 롤케이크의 가격은 기존 완제품의 2배 정도 가격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편 미미쿠키는 해당카페에 4차례에 걸쳐 사과문을 올렸지만, 마카롱·카스텔라 등 일부 제품은 현재까지 자신들이 손수 만든 제품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2. 법적 분쟁으로 비화되나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농라마트, 미미쿠키 고소 위임장 27일 접수 중
(국제신문 기사 읽어보기)

변호사 “미미쿠키, 소비자 기망 의도 …사기죄로 형사고소 가능”
(동아일보 기사 읽어보기)

유기농 수제 디저트 전문점으로 홍보해 온 ‘미미쿠키’가 대형마트 제품 등을 재포장해 판매한 사실이 드러난 것과 관련해 ‘사기죄’ 적용이 가능해 보인다는 전문가의 의견이 나왔습니다.

김남국 변호사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시중 제품을 재포장해서 판매할 경우의 처벌 조항’에 관한 질문에 “사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는데요.

김 변호사는 “유기농 제품이라고 하는 것은 제품의 95% 정도 성분이 유기농 제품이어야 유기농 표기를 할 수 있다”며 “미미쿠키는 표기나 과장광고를 한 것을 넘어서 아예 유기농 쿠키가 아니었고, 심지어 대형마트에서 판매하는 것을 재포장해 판매한 것이기 때문에 소비자를 완전히 속인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농라마트 측은 27일 오전 10시 기준 미미쿠키에 대한 6개의 고소 위임장이 접수됐다고 밝힌 상태입니다.

3. 맹목적인 비난도 이어져


사진과 내용은 무관합니다. 사진/픽사베이

'미미쿠키' 적발에.. '유기농·수제' 믿을 만 한가요? 의심
(파이낸셜뉴스 기사 읽어보기)

"맘충들 멍청"···구매자 비난으로 번진 '미미쿠키 사태'
(중앙일보 기사 읽어보기)

미미쿠키 '신상털기' 공분↑…"업주 자녀 사진 비방댓글, 미디어 노출 회자"
(녹색경제신문 기사 읽어보기)

'미미쿠키' 사태로 온라인에서 판매되고 있는 유기농, 수제 제품에 대해 불신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일부 누리꾼들은 "미미쿠키가 적발됐을 뿐이지 저런 업체가 꽤나 많을 것"이라면서 "온라인에서 팔리고 있는 유기농 제품들을 믿을 수 있는가"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들에 따르면 유기농 자체가 그렇게 대량으로 판매할 수 없는 제품이라는 것입니다. 

여기에 판매자뿐만 아니라 구매자와 판매자의 가족 게시물에까지 원색적인 비난이 더해지고 있는데요.
일부 누리꾼들은 구매자들을 ‘맘충’이라고 비하하며 구매 행위에 대해 비난했고, 미미쿠키 업주가 최근 KBS의 모 프로그램 방송에 출연한 전력을 찾아내 업주의 자녀들 게시물에서도 비방 세례를 쏟아 붓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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