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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경록

삐뚤어진 ‘채식 강요’, 또 다른 폭력

2018-09-28 17:22

조회수 :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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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한강의 소설 <채식주의자>가 노벨문학상과 더불어 세계 3대 문학상 중 하나로 꼽히는 맨부커상을 받아 화제가 됐었는데요.
우리 사회에서 '채식'은 이제 더 이상 낯선 손님이 아닙니다.
배우 이하늬는 어머니의 암수술 이후 가족 모두가 '채식'을 하게 됐다고 말했으며, 가수 이효리는 '공장식 사육에 반대한다'며 채식을 선언하기도 했습니다. 이밖에 임수정, 배종옥, 김효진 등의 연예인들도 채식주의자임을 밝혔는데요.
그러나 최근 '채식'이 '개인의 선택'이 아닌 '집단의 강요'로 변질되면서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해당 내용을 살펴봤습니다.


관련 기사: [카드뉴스]채식주의자에게 무슨 일이
(아시아경제 기사 읽어보기)

1. 프랑스 급진 채식주의자들, 정육점 등 습격


사진/KBS뉴스 보도 화면


사진/KBS뉴스 보도 화면


사진/KBS뉴스 보도 화면

[글로벌 브리핑] 채식주의자 “육식 반대”…정육점 습격
(KBS뉴스 영상 보러가기)

올해 5월~8월 프랑스에선 정육점 등이 습격을 당하는 일이 자주 일어났는데요.
범인을 잡고 보니 육식에 반대하는 급진 채식주의자들의 소행이었습니다.


이들은 매장 유리를 깨고, 스프레이로 육식 반대 구호를 쓴 뒤 달아나기를 반복했는데요.
범행 대상도 정육점에서 생선, 치즈 판매점과 햄버거 가게 등 프랑스 전역으로 확대해 나갔습니다.

급기야 프랑스 정육협회가 정부에 공식 서한을 보내 보호를 요청했고, 수사에 나선 경찰은 북부도시 릴에서 채식주의자로 추정되는 용의자 6명을 체포했습니다.
채식주의 단체들은 현재 인간과 동물 간 '종 차별'에 반대한다며 당국이 강력한 동물 보호법 마련에 나설 것을 요구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이밖에 프랑스를 비롯해 영국에서도 채식주의자들이 축산 농가를 상대로 격렬한 시위를 벌이는 등 유럽 곳곳에서 가축의 권리 보장을 두고 충돌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2. 국내 동물 복지 운동가, '치킨 자격시험' 행사장 난입 시위


사진/동동 ZOO 유튜브 채널

배달의민족 “치킨 반대시위 법적 책임 묻겠다”
(서울신문 기사 읽어보기)

지난 7월 국내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었습니다.
배달의민족이 주최한 ‘치킨 자격증 시험’ 행사 도중 동물복지 운동가들이 난입해 '닭을 먹지 말라'고 시위를 벌인 것인데요.


이와 관련해 배달의민족 측은 “목소리를 낼 때에는 그에 적절한 형식과 절차가 있고, 법이 허용하는 테두리 안에서 행해지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자신의 믿음이 옳다고 해서 타인의 의견이나 감정까지 무시하고 짓밟을 권리는 주어지지 않는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시위자들에게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3. 채식, 반려동물에게까지 강요 논란


사진/픽사베이

주인이 채식주의, 반려동물도 채식만? 동물학대 논란
(파이낸셜뉴스 기사 읽어보기)

일부 채식주의자들의 경우 반려동물에게도 비건(완전 채식) 사료를 먹이면서 동물학대 논란도 일고 있습니다.
비건 사료가 반려동물 건강에 좋다는 주장과 동물에게 채식을 강요한다는 의견이 맞서면서 논란이 확대되는 모양새인데요. 


김재영 한국고양이수의사회 회장은 동물권 향상은 바람직하지만 동물의 먹이는 개인의 철학에 입각해 결정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인데요.
김 회장은 "고양이는 동물성 단백질인 '타울린'을 섭취하지 못하면 실명하거나 심장병에 걸릴 수도 있다"며 "비건 사료로 인해 반려동물의 건강을 해친다면 그것 또한 동물학대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조희경 동물자유연대 대표는 "반려동물이 사료를 먹는 순간부터 이미 육식을 한다고 볼 수는 없다. 그렇기 때문에 영양소만 충분하다면 동물학대로 보기에는 무리"라고 반박했습니다.

=아무리 좋은 취지의 행위도 상대방의 동의가 없으면 강요가 되고, 강요는 곧 또 다른 폭력임을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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