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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안나

LGD, '차량용 올레드' 승부수…삼성과 일전

벤츠 2020년 모델에 패널 공급 확정…'수율 안정화'는 과제

2018-10-22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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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권안나 기자] LG디스플레이가 중소형 올레드(OLED)에서 떠오르는 격전지인 '차량용 올레드 패널' 시장을 노리고 새판짜기에 나섰다. 중소형 올레드의 절대강자인 삼성디스플레이의 벽을 넘고 반전 드라마를 쓸 수 있을지 주목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메르세데스 벤츠의 2020년 상반기 신형 모델에 P-OLED 패널을 공급하기로 확정하고, 다른 글로벌 프리미엄 완성차 업체들과도 공급 협의를 진행 중이다. LG디스플레이는 2019년 양산을 목표로 차량용 올레드 패널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2020년까지 20조원을 투입해 올레드 전환을 추진 중이다. 이미 시작 단계부터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 선점을 목표로 삼아왔다.
 
차량용 롤러블 CID 디스플레이. 사진/삼성디스플레이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차량용 올레드 패널의 출하량은 올해 3만5000대에서 2021년 100만대 이상으로 급증할 전망이다. 자율주행 등 4차 산업혁명이 심화되면서 자동차가 단순히 운송의 용도를 넘어 모빌리티 혁신을 주도할 것으로 기대된다. 완성차 업체들 역시 기존의 업종 벽을 허물고 융복합을 추진 중으로, 올레드 디스플레이도 이중 하나다. 올레드 패널의 경우 두께가 얇고 자유롭게 휘어지는 특성 때문에 디자인 측면에서 유리하다. 또 추운 겨울에도 LCD에 비해 응답속도가 빨라 5G 등 차세대 기술 도입에 적합한 패널로 각광받고 있다.

그간 차량용 LCD 디스플레이는 일본 JDI와 대만 AUO 등 일본과 중국 업체들이 선도해 왔지만, 올레드가 부상하면서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로 주도권이 이동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경우 모바일 중심으로 형성된 중소형 올레드 패널 시장에서 90%가 넘는 압도적 점유율을 보였지만 차량용 LCD 패널은 생산하지 않았다. 전장부품 특성상 시장 진출 사례를 먼저 만드는 기업이 유리한 만큼 양사 모두 동일한 기회의 장이 열린 셈이다.

현재까지는 LG디스플레이가 차량용 올레드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가장 많은 고객사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진다. LG전자가 지난 4월 인수한 오스트리아 전장부품 업체 ZKW와의 시너지도 LG디스플레이에게 유리하게 작용될 전망이다. ZKW가 벤츠, BMW, 폭스바겐, 볼보, 포드 등 글로벌 주요 완성차 업체들을 거래선으로 두고 있는 만큼 차량용 올레드 패널의 공급선 확보에도 용이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올레드 패널이 자동차의 CID 클러스터를 대체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고급차 위주로 먼저 채용될 것"이라며 "개발에 시간이 오래 걸리고 안전과 직결되는 문제가 있어 기존에 협력을 해본 업체들에 신뢰를 가지고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편 하반기 들어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LG디스플레이의 중소형 올레드 패널을 채용하는 업체들도 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독점했던 애플의 아이폰 시리즈에는 올 하반기부터 LG디스플레이의 올레드 패널이 일부 채용됐으며, 구글의 '픽셀3'와 소니의 '엑스페리아 XZ3' 에도 LG디스플레이의 올레드 패널이 들어갔다. 중화권에서도 LG디스플레이의 올레드 패널 주문량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생산공정의 '수율 안정화'는 LG디스플레이가 풀어야 할 숙제다. LG디스플레이는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가며 중소형 올레드 수율 개선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개발 비용에 의한 적자 기조는 한동안 지속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김양재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중소형 올레드의 저조한 수율과 개발비 증가로 적자 상태가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권안나 기자 kany87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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