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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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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은 되는데 김병준·손학규는 안된다

2018-10-23 17:44

조회수 : 9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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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4일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원내교섭단체 연설을 한 데 이어 5일에는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교섭단체 연설자로 나섰습니다. 민주당은 당대표가 연단에 선 반면 한국당은 원내대표가 연설대에 올랐습니다.
 
이해찬 대표가 교섭단체 대표연설 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국회 교섭단체 연설은 20석이 넘는 의석수를 가진 정당의 대표자가 본회의 연단에 나와 각 당의 입법, 예산안 등 전략과 방향을 국민에게 설명하는 자리인데요. 1년 중 2월 임시국회와 9월 정기국회 등 총 두 차례만 실시됩니다. 1년에 두 번이니 그렇게 많이 있지는 않습니다. 교섭단체 연설은 정당의 ‘당론’을 총 집대성한 발언이기 때문에 40여 분간 단독으로 언론의 조명을 받을 수 있습니다. 국회의원들에게는 ‘꿈의 무대’가 아닐 수 없겠죠.
 
하지만 지난번 연설에서는 각 당 대표 가운데 이해찬 대표만 연단에 오를 수 있습니다. 한국당 김병준 비대위원장과 바른비래당 손학규 대표는 연설할 기회를 얻지 못하는데요. 현역의원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국회법에는 교섭단체 연설에 나설 수 있는 자격을 ‘교섭단체를 가진 정당을 대표하는 의원이나 교섭단체의 대표 의원’이라고 정의돼 있습니다. 즉 현역 국회의원이 아니면 교섭단체 연설을 할 수 없다는 뜻이죠. 김 위원장과 손 대표는 원외 정치인으로 당대표가 됐습니다.
 
이 때문에 현역의원과 당대표를 겸하고 있는 이 대표만 교섭단체 대표연설의 기회를 얻을 수 있습니다.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는 현역의원이지만 의석수가 20석에 못 미쳐 교섭단체 대표연설 기회를 얻지 못했습니다. 대신 비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할 수 있습니다.
 
의원 배지가 없는 원외 당대표는 최근 들어 늘어나는 추세인데요. 한국당은 올해 상반기까지 홍준표 대표 체제로 운영됐고, 바른미래당의 전신인 국민의당도 안철수 전 대표가 원외 신분으로 당을 이끌었습니다.
 
김 위원장과 손 대표가 국회의원 사진 촬영에서 제외되면서 문희상 국회의장의 옆자리를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가 차지하게 됐다. 사진/뉴시스
 
원외 정치인이 못하는 게 한가지 더 있습니다. 바로 20대 국회 단체사진 촬영인데요. 300명의 의원들이 국회 본청 앞에서 사진을 찍지만 원인 정치인 당대표는 이 기회를 얻지 못합니다. 원래대로라면 국회의장 양옆에 국회 1, 2당인 민주당 대표와 한국당 대표가 자리하는 것이 맞지만 이번에는 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평화당 정동영 대표가 그 자리를 차지했습니다. 정 대표는 4당 대표로서 국회의장 옆에서 촬영하는 기회를 얻게 됐네요. 이또한 원내 2, 3당의 당대표가 각각 김병준 위원장과 손학규 대표로 모두 원외 정치인이기 때문입니다.
 
최근 김 위원장과 손 대표는 원외인사로서 국정감사 기간동안 장외 행보에 힘을 쏟고 있습니다. 김 위원장은 지난 16일 대한불교조계종의 원행 총무원장을 예방한 데 이어 17일 광주 국립 5·18 묘역 참배에 나섰습니다. 18일에는 제주도를 찾아 원희룡 제주지사와 면담을 하며 원 지사의 입당 등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죠. 17일 조선대 경영학부, 18일 제주대 행정대학원, 19일 대전대에서 특강을 하기도 했습니다. 모두 원외인사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일이죠.
 
손 대표도 15일 해병대 마린온 헬기 추락사고 희생자 유족과 면담했고, 16일엔 부산에서 열린 제39주년 부마민주항쟁 기념식을 찾았습니다. 17일 소상공인연합회와 정책간담회을 열고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와 면담을 했습니다. 18일 제1회 경기도민의날 기념식, 19일 한국초중고등학교 교장총연합회 합동연수회 및 히말라야 구르자히말 원정대 합동연결식에도 참석했죠.
 
국감 기간이기 때문에 장외활동을 여유롭게 할 수 있는 점은 배지 없는 정치인으로서 가진 장점일 수도 있겠네요. 그래도 원내 인사로서 당대표가 부러울 것 같기는 합니다.
 
손 대표(왼쪽)와 김 위원장.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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