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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론화된 사립유치원 비리…잊혀진 교원 고용과 교육의 선택권 문제

2018-11-01 20:20

조회수 : 1,9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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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 '정치하는엄마들'의 조성실 활동가가 10월3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앞에서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 고발을 앞두고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사립유치원의 비리는 하루 이틀의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이미 아는 사람들은 학원업계 종사하는 사람들은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최종단계가 유치원 설립이 꿈이라는 이야기를 하기도 합니다.

"보습학원, 미술학원을 적은비용으로 시작해서 유치원 원장으로 넘어가서 성공한 사람을 많이 봤습니다." "과거 학부모들이 내는 유치원 비용의 70%가 수익으로 잡히는 걸로 볼 수가 있어요." "일부 유치원은 10명의 식비로 50명도 먹일 수 있어요."

자기자본 대비 이익률(ROE)이 40~50% 이상 나오는 대박친 게임, 바이오회사와 비슷한 수준의 유치원들이 많다는 이야기까지 나올 정도였습니다.

명품가방 및 고가 의류 구입, 노래방 등 유흥비, 수입차 구입 및 유지비 등의 교비 부정사용 내역이 공론화 됐을때 유치원 업종을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들은 대수롭지 않게 생각할 수도 있던 내용이었습니다.

상대적 박탈감이 크지만 우리 자식들을 맡기는 입장에서 눈감은 부모들도 있었을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어린 아이들의 교육의 문제이기에 사립유치원의 비리라는 곪은 상처를 키웠습니다.

이제라도 상처가 밝혀지고 상처를 치료해야한다는데 국가적인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는 것에 대해 반간운 입장입니다.

하지만 너무 아쉬운 부분이 있습니다. 잘못된 것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것에 공감하면서 일부 이같은 기류에 편승해 국민들의 관심을 끌기 위한 일회성 또는 무리한 정책들이 나오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정부와 여당은 당정협의회를 열고 국공립 비율 40% 확대를 1년 앞당기고 당장 내년 500학급으로 예정됐던 국공립 유치원을 1000학급으로 두배 신설하겠다는 방안을 내놨습니다. 더욱이 사립유치원을 정부가 싼 가격에 매입을 한다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더욱이 나머지 사립유치원의 회계 시스템도 국공립 수준으로 맞추라는식의 이야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마치 "사립유치원의 잘못이 있으니까 시장에서 퇴출 시키겠어"라는 극단적인 정책의 모습으로 비춰집니다.

지금 논의 되는 방향은 유아교육을 국공립이 다 맡게 되고 일괄적인 교육방침에 따르게 하겠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잠시 생각해볼 것은 단기간에 국공립을 급격히 확대하고 사립의 자율성을 억압하게 되면 나올 다음 문제입니다.

민주노총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회원들이 2017년8월28일 오전 서울 광화문 일자리위원회 앞에서 국공립 유치원방과후과정 시간제·기간제교사 무기계약전환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첫째로 단기간에 유아교육의 국공립화에 따른 고용의 문제와 비용의 문제입니다. 우선 국공립 유치원 선생님의 고용 문제와 기존 사립유치원 선생님들의 고용상실의 문제입니다. 

교육통계서비스에 따르면 2017년 전국 사립유치원 교원수는 3만9625명으로 4만명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국공립 유치원 교원수는 1만4183명입니다. 국공립의 2배 이상의 사립유치원 선생님들을 줄이고 교육공무원을 채용하겠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좀 더 세밀하게 봐야할 부분은 2017년 사립유치원 학생수는 52만2110명, 국공립 유치원은 17만2521명입니다. 사립유치원 선생님 한명당 13.1명, 국공립 선생님 한명당 12.1명으로 국공립을 확대할수록 기존 사립유치원 선생님보다 국공립 유치원 선생님을 더욱 많이 뽑아야 한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하지만 올해 공립유치원의 교사 선발 계획은 전국 17개 시·도 교육청의 ‘2019학년도 공립 유·초·중등학교 교사 임용 후보자 선정경쟁시험’에 따르면 올해 유치원 교사 사전임용예정은 499명으로 지난해 1365명에 비해 절반 이상으로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미 국공립 유치원 확대계획은 있었던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교원 선발은 축소한 것이었습니다. 교원 선발과 유치원 확충에 들어갈 자금 확보에 어려움이 있다는 것이 현실적으로 보여지는 부분입니다.

두번째는 다양한 교육을 받을 권리의 박탈입니다. 국공립이 많아지고 사립유치원이 국공립화가 될수록 유치원 차별화 되고 아이들의 특성에 맞는 다양한 교육을 받을 기회가 사라진다는 것이죠.

마냥 좋을 거 같은 국공립 유치원을 보내는 부모들의 불만도 만만치 않습니다.

"우선 선생님이 사립유치원 선생님들과 달리 학부모들과 소통이 없습니다." "계획안 외에 교육과정을 보기 힘듭니다. 홈피나 카페에 사진도 없고 전화도 없고. 연간 2번 상담 뿐이어서 학교 같습니다." "맞벌이 학부모를 배려한 주말 행사가 없어 평일 행사 등에 참여가 어렵습니다." "방학은 길고 수업은 짧아 추가적인 보육 및 교육 비용이 든다."

호떡집에 불난 듯 뭐가 문제가 있다고 해서 뭔가를 확 죽이고 뭔가를 살리자라는 분위기는 자제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사립유치원에게 투명하게 운영하도록 하게 교육에 대한 자율성을 부여해 더욱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당근도 줘야 합니다.

학부모들도 모두 국공립 유치원을 원하지 않을 것입니다. 학부모들이 원하는 것은 좋은 교육환경에서 아이들이 즐겁고 재미있게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것일 것입니다.

결국, 좋은 유치원을 학부모가 선택하게 할 수 있게 사립과 국공립이 경쟁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주는 것이 좋지 않을까요?

10월3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사립유치원 비리 근절을 위한 대안마련 정책 토론회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번 사태의 근본적인 문제는 유아교육의 질 개선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누구도 밝히기 쉽지 않았던 문제를 힘들게 공론화 장으로 이끌어낸 박용진 의원의 정책 토론회가 그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박용진 의원이 주장하는 사법유치원 비리 근절 방안은 사립유치원장들을 죽이자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박 의원이 발의한 유치원 비리근절 3법은 투명한 회계시스템 도입 의무화, 셀프 징계 차단, 횡령죄 적용 가능한 지원금의 보조금 전환, 유치원 급식의 안전 등입니다.

누가 봐도 무리한 요구는 아닌 것 같습니다. 이제 그동안 사립유치원 원장님들도 그동안 누려온 수혜를 인정하고 진정한 유아교육계의 발전을 위해 나서야 할 때인 거 같습니다. 그리고 모범적으로 유치원을 운영해오고 있지만 유아교육계의 비리를 눈감아왔던 원장님들도 이제 앞에 나서야 할 때입니다. 

이번 기회를 통해 유치원 어린이들, 학부모, 교직원과 원장 및 설립자 등 모두 관계자가 모두 공감하고, 한층 개선된 유아교육 정책이 마련되기를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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