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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연

hongyeon12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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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암수살인'으로 보는 검경 수사권 조정

2018-11-08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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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극장가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영화 '암수살인' 보셨나요?! 8일 기준으로 378여 만명을 기록하면서 일찌감치 손익분기점 200만 명을 돌파했습니다. 줄거리를 간략히 소개해 드리자면, 수감된 살인범의 추가 살인 자백에서 단서를 찾아내 암수사건을 수사하는 형사의 이야기입니다. 거짓과 진실이 섞인 살인범의 말을 핀셋으로 낱낱이 분류하는 형사의 '수사'가 인상 깊었습니다. (스포일러 없음)
 
형사소송법에 따르면, 수사절차를 행하는 수사기관은 1차적으로 검사이고 2차적으로는 사법경찰관입니다. 입법절차가 남아있긴 하지만 정부가 지난 6월 발표한 수사권조정안에 따르면 경찰이 이제 모든 사건에 대한 1차 수사권과 수사종결권을 가지며 검찰의 수사 지휘권은 폐지됩니다.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경찰이 사건을 송치하기 전에 검사는 수사를 지휘할 수 없는 것이죠. 다만, 송치 후에는 경찰 수사에 대한 보완 수사 요구를 할 수 있습니다. 
 
영화에는 경찰 수사에 대한 대사가 몇 등장합니다. 범인 강태오는 형사 김형민을 향해 "내가 이런 악마가 된 이유는 너희처럼 무능한 경찰들이 그때 나를 못 잡았기 때문이라고!" 소리치는 장면과, 단서를 쫓아가는 김형민의 동료 형사가 아쉬움을 드러내며 "초기 수사만 잘했어도..."란 말을 하는 것이죠. 수사의 아쉬움과 강태오의 치밀함이 뒤엉켜 범죄가 실제로 발생했지만 수사기관에 인지되지 않거나, 수사기관에 인지돼도 용의자 신원파악 등이 해결되지 않아 공식적 범죄통계에 집계되지 않은 '암수살인'이 되죠. 
 
 
일부 검사들은 수사권 조정 안에 대해 수사지휘권이 폐지되면 경찰 수사가 잘못되더라도 초기에 제어하는 방법이 없고, 나중에 기록만으로 사건을 받아보는 것은 차이가 있을 것이라고 우려합니다. 반면 검찰은 주로 송치사건에 대해 보완수사를 하기 때문에 큰 변화는 없다는 반론도 존재합니다. 문무일 검찰총장은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검·경 수사권 조정 합의안에 대해 경찰의 수사권 남용에 대한 우려를 드러냈습니다. 또, 경찰이 사건을 검찰에 송치하기 전까지는 '혐의 있음'이라고 보고하는 경우에는 통제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송치 전까지 통제할 방법이 없다는 거죠. 
 
최근 논란이 됐던 경찰 수사 미흡사례로는 ▲거제도 살인사건(10월 4일) ▲강서구 PC방 살인사건(10월14일) ▲광주집단폭행(4월30일) 등이 있습니다. 거제도 살인사건에서는 경찰이 피의자를 상해치사로 수사했으나 검찰의 살인의 고의성을 발견하고 살인죄로 기소했죠. 강서구 PC방 살인 사건도 경찰은 피의자 동생이 공범이 아니라고 판단해 돌려보냈으나, 국민적 공분이 일자 전문가에게 공범 여부 확인을 요청해둔 상태입니다. 광주 택시기사 폭행 사건도 결정적인 증거가 부족해 살인미수 혐의가 적용되지 않았죠.
 
검경 수사권 조정은 정치검찰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왔지만, 경찰 수사 부실 등에 대한 우려로 국민 안전에 대한 걱정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초동 수사, 그리고 현장에서 발생한 증거를 잘 수사하는 것이 정말 중요할 텐데요. 이에 대한 좀더 섬세한 대책 마련이 강구돼야하지 않을까요?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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