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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서점 어벤저스'가 뭉치는 이유

2018-11-08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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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서점 위기'라는 말이 사실 어제, 오늘 일은 아닙니다. 해마다 대형서점과 인터넷서점의 자본 공세에 밀리고 설 자리를 잃습니다. 인터넷·스마트폰 발달과 독서인구 감소로 가뜩이나 출판환경은 어렵지만 이들이 체감하는 바로는 아예 '불황'에 가깝습니다.

어려운 상황, 그래도 조금이라도 덜어보자는 움직임이 미약하게나마 존재합니다. 매년 이 맘때쯤 열리는 '서울 서점인대회'입니다. 2016년부터 '11월11일'을 서점인의 날로 지정하고 동네서점의 생존과 혁신을 위해 머리를 맞댑니다. '동네서점 어벤저스'인 셈입니다. 

아무쪼록 가늘지만 길게 열려오고 있는 이 대회, 올해는 어떤 어벤저스들이 충돌해 어떤 의견들을 교류할까요. 2016년부터 열려오는 이 행사의 취지와 내용, 올해 논의될 사항들을 정리해봅니다.

1.'동네서점 어벤저스', 서점인 만은 아니다
 

이용훈 전 서울도서관장. 사진/뉴시스
 
(책과사람)“서점인 대회, 독서 문화 구축의 출발점”
(뉴스토마토 읽어보기)

“서점은 도서관과 함께 서울시의 독서 문화를 가꾸기 위한 중요한 자원입니다. 결국 문화라고 하는 것은 어느 하나만 잘 갖춰져 있어선 안되고 골고루 갖춰져야 제대로 자리가 잡힐 수 있는 거거든요. 각각의 축이 서로 어우러지면서 제 기능을 할 때 비로소 서울이 진짜 세계적인 문화 도시로서의 위상을 갖추게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번 대회는 그 출발점이고요.”
 
이용훈 서울도서관장은 지난 4일 서울도서관 3층 관장실에서 서울시 주최, 서울도서관과 서울서점조합 주관의 ‘제1회 서울 서점인 대회’를 앞두고 이렇게 말했다. 도서관만의, 서점만의 이야기도 아닌 독서 문화를 위한 ‘상생’의 이야기였다.


='동네 서점'을 위한 일이지만 '어벤저스'가 서점인들에만 한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지난 2016년 이 대회가 처음 발족할 무렵 저는 대회를 함께 준비하는 이용훈 서울도서관장을 직접 인터뷰했습니다. 서점인들을 위한 행사라는데 서점을 운영하지 않는 도서관장이 직접 나선다는 게 무엇보다 신기했거든요.

당시 그는 제게 서점에만 한정짓고 있던 시야를 확 열어주었습니다. 결국은 '독서 문화'를 구축하려는 차원에서 이 행사를 기획하고 있다는 얘기였죠. 서점 뿐 아닌 출판사와 도서관, 그리고 시민 독자까지 모두가 참여해 결국 침체돼 있는 독서문화를 살려보자는 장기적 비전이었습니다.

당시 관장님께서는 '서점인의 날'이 빼빼로 날(11월11일)인 이유도 설명해주셨습니다. 무슨 이유 때문일까요?

숫자 '1'이 책꽂이에 꼽혀 있던 책과 비슷하다는 점에서 그렇게 지었다고 합니다. 관장님이 직접 지으신 건 아니고 당시 대회를 준비하던 TF에서 함께 그렇게 의견을 모았다고 합니다. '1111' 얘기 듣고보니 꼭 그런 것 같죠? 

서울 해방촌 한 동네 서점 내부. 사진/뉴시스

2.각국 서점인의 네트워크 구축·정보 교류의 장

日 최고 기노쿠니야 서점 다카이 마사시 회장 “서점은 사라지지 않는다”
(독서신문 읽어보기)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기노쿠니야서점의 노력은 적극적으로 이뤄졌다. 20년 전 37개였던 점포 수를 66개로 늘리고 그 지역에서 제일 좋은 서점을 만들라는 기조로 나아갔다.

서울과 도쿄의 서점은 어떤 모습일까? 
(뉴스페이퍼 읽어보기)

아야메 씨는 “책방을 시작하는 분들이 젊고 숫자가 많다는 것도 놀라웠다. 일본에서는 보통 젊은 사람이 책방을 하려고 하면 어른들은 책방은 돈이 되지 않기 때문에 그만두라는 부정적인 말을 한다. 때문에 젊은 분들이 가지는 에너지가 놀라웠다.”고 이야기했다.

신타로 씨는 “일본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출판업계의 매출이 점점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며 앞으로 어떻게 해나가면 좋을지 걱정하고 있다. 우리들은 그런 걱정을 하는 일본인들에게 더 힘든 상황임에도 이렇게 새롭고 재밌는 책방이 생기고 있다는 걸 알려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책의 미래를 찾는 여행 서울”의 집필 계기를 이야기했다.


=국내 독서 문화 구축이란 장기적 플랜 아래 1회부터 서점의 현재와 미래를 논하는 장을 열었습니다. 워낙 출판 시장의 파이가 작다보니 동네서점 뿐 아니라 대형서점들도 함께 나서는 분위기였는데요. 일본 서점 대표들도 연사로 나와 서로의 솔루션을 공유하는 자리도 됐습니다.

1회 때는 일본의 대표서점인 기노쿠니야 회장이 직접 연사로 나왔는데, 기노쿠니야만의 성공 전략을 '고객과의 연계성', 출판사와 직접 계약하는 파격 마케팅으로 하루키의 책을 싹다 팔아치운 노하우 등을 공개했습니다.

또 2회 때는 일본 서점과 한국 서점을 오가며 책을 쓴 작가들이 참석하는 콘퍼런스를 열기도 했는데, 각국의 서점 운영방식의 문화 차이를 이해하는 정보 교류의 장이었습니다.
 

서울 서점인 대회에서의 서점인 선언식. 사진/뉴시스

3.초기 때의 '독서 문화' 취지 살린다

전국 서점인들이 뭉친다 '제3회 서울 서점인대회'
(뉴스토마토 읽어보기)

5~11일에는 ‘서울서점주간’이란 타이틀로 작가와의 만남, 책 만들기 등 문화행사가 진행된다. ‘피프티 피플’, ‘보건교사 안은영’을 쓴 정세랑 작가가 서울 성북구 서점 ‘부쿠’에서 여는 북토크(6일), 서울 관악구 행운동의 ‘엠프티폴더스’에서 독자와 출판사가 함께 책을 만드는 워크숍(10일), 서울 중랑구 상봉동의 ‘바람길’에서 여행서점 주인과 맥주를 마시며 세계여행 이야기를 나누는 북토크(10일) 등이 열린다.

=3회째인 올해는 서점인 대회날 앞뒤로 '서울서점주간'이란 행사도 진행합니다. 단순히 서점의 이익 이 아닌 '독서 문화'를 살리기 위한 행사의 본 취지와도 일맥상통한 측면이 있습니다. 올해는 독창적이고 이색적인 이벤트가 서점에서 많이 열리는데, 시간이 나면 참석해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해방촌 독립서점에 진열된 독립출판물. 사진/뉴시스

4.내년 서점 생존 키워드는 '카멜레존'?

잘나가는 동네서점만의 독특한 생존법
(오마이뉴스 읽어보기)

지난 5일 시작된 '서울서점주간(서울특별시 주최·서울도서관 주관)'은 '제3회 서울서점인대회' 기념식과 컨퍼런스로 그 시작을 알렸다. 시민청 태평홀에서 열린 이날 컨퍼런스는 진주와 구미, 서울에서 오랜 기간 동네서점을 운영해온 서점인들의 서점 운영 경험을 들을 수 있는 자리였다. '서점인이 말하는 서점의 변화'라는 주제로 여태훈 진주문고 대표, 김기중 구미 삼일문고 대표, 정성훈 서울 관악구 북션커뮤니케이션 대표가 발표를 맡았다.

=이미 시작된 서울서점주간에서는 동네서점 대표들이 머리를 맞대고 올해의 주요 의제를 논했습니다. 올해는 대형서점이나 오프라인서점에 비해 차별화된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이 주를 이룬 것 같습니다. 

최근 제가 읽은 '트렌드 코리아 2019'에서도 공간 콘셉트의 변경으로 시장 가치를 창출하라는 '카멜레존' 키워드가 내년도 트렌드가 될 것이라 예견했는데, 출판 시장도 예외는 아닌가 봅니다.

흔히들 퇴근 후 책맥(맥주를 마시며 책을 읽는)할 수 있는 서점, 낭독 프로그램을 개설하는 서점 등을 떠올릴 법 한데, 최근에는 지역 아티스트를 모아 수제 상품을 만드는 서점 전략도 생겨나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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