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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나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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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나볏입니다.
21세기 버전 '씽씽', 한국서도 자리 잡을까

2018-11-12 16:08

조회수 : 2,1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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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적지까지 걸어가자니 멀고, 자동차로 움직이기엔 좀 뭣할 때가 있죠. '이럴 땐 오토바이가 딱인데' 싶지만 속도를 좀처럼 즐기지 않는 겁쟁이들(저)한텐 그저 그림의 떡일 뿐입니다. 시끄러운 굉음도 마음에 걸리고요. 이럴 땐 '그냥 발에 바퀴나 달렸으면 좋겠는데?!' 하는 단무지(단순무식지X)같은 생각으로 귀결되곤 하죠. 
 
그런데요. 걷기 싫은, 혹은 불편한 자들이 단무지 신세를 면할 길이 열리고 있습니다. 전동모터의 힘을 빌어 달리는 '퍼스널 모빌리티'의 등장 덕분이죠. 퍼스널 모빌리티 외에도 스마트 모빌리티, 개인형 이동수단 등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고 있는데요. 아마 다들 한번쯤은 보신 적 있을 겁니다. 바로 이것!
 
내가 웃는 게 웃는 게 아니야~ 나 지금 떨고 있니~ feat. 홍종학 장관. 사진/뉴시스
 
어렸을 때 잘만 몰고 다니던 씽씽(이거 알면 옛날 사람)은 왜 어른이 되면 졸업해야 하는 것인가, 생각하셨던 분들이라면 너무나 반가울 수밖에 없는 물건이죠. 게다가 다리 떨어져라 구르지 않아도 빨리 달릴 수 있는 획기적인 제품! @@ 위 사진 속 전동킥보드 외에도 전동휠, 전동이륜보드, 전동스케이트보드 등 다양한 퍼스널 모빌리티 제품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꿈꾸던 세상이 현실로 오기까지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너무도 많습니다. 역시 가장 중요한 문제는 안전성입니다. 사실 퍼스널 모빌리티는 이미 2000년대 초반에 세상 빛을 본 바 있습니다. 퍼스널 모빌리티의 아버지격이라고 할 수 있는 세그웨이가 그 주인공이죠. 무려 스티브 잡스한테까지 극찬을 받았지만 세상에 나온지 20년이 다 돼 가도록 확 퍼지지 못한 이유로 가격 외에도 안전성 문제가 거론돼죠. 심지어 세그웨이 부회장이 세그웨이 타다가 다리 밖으로 추락해 유명을 달리했던 아픈 역사도 있습니다...
 
이후 세월이 흘러흘러~ 세그웨이를 인수한 중국을 중심으로 퍼스널 모빌리티는 발전을 거듭하며 가격까지 많이 다운된 상태지만 실제로 국내에서 사용하기엔 여의치 않은 상황입니다. 일단 탈 곳이 마땅치 않습니다. 원동기장치로 분류돼 국내 현행법상 차로로 다녀야 하지만 자동차에 비해 속도가 현저히 느려 차로로 다니는 건 현실적으로 너무 위험합니다. 해외로 눈을 돌려보면 인도에서 달리게들 하는 분위기입니다. 규제가 심하지 않은 프랑스 파리에선 퍼스널 모빌리티가 어느새 자전거를 대체하는 분위기까지 감지됩니다. 크고 작은 교통사고가 잇따르고 있는 걸 보니 안전성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진 않은 상태로 보이긴 합니다만 그래도 일단 허용하고 그 다음에 규제 순서로 가는 대목은 국내 기업입장에선 부러운 일이겠죠.
 
환경과 제도가 뒷받침돼야 기술개발이 말짱 도루묵으로 전락하는 일을 피할 수 있을 겁니다. 어쩌면 세그웨이를 처음 접한 후 잡스가 했던 말이 힌트가 되지 않을까요. '여기에 맞춰 도시계획을 바꿔야 한다'는 그 말 말이죠. 혹시 우리 사회가 퍼스널 모빌리티에 대해 자동차가 처음 나왔을 때처럼 과민하게 반응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사람 잡아먹는 괴물로 취급받던 자동차는 이후 제도 개선, 도로 정비 등 무한한 지원을 통해 하나의 큰 산업이자 생활로 자리 잡았는데 말이죠. 
 
Anyway, 구더기 무서워서 장 못 담그는 일은 없어야겠죠. 기술 개발 속도에 맞춰 제도와 인프라 역시 차근차근 구축돼야 하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또 한가지 중요한 것은 바로 올바른 퍼스널 모빌리티 문화 정착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교통안전문화의 정착이 수많은 교통사고들을 예방하고 있는 것처럼 말이죠. 결국 기기 운행 능력을 검증받은 사람들이 '천천히' 달리는 게 모두가 윈윈하는 길 아닐까요.
 
  • 김나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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