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기자
닫기
박용준

https://www.facebook.com/yjuns

같이사는 사회를 위해 한 발 더 뛰겠습니다.
종이신문과 독자와의 대화, 랭면의 취향

2018-11-16 11:22

조회수 : 1,132

크게 작게
URL 프린트 페이스북
 
지난 7월21일 경향신문 2면에는 왠 그림이 한 명을 가득 채웠습니다.
비교적 말랑말랑한 주말판이라는 점과 당시 남북관계가 가까워지며 평양랭면이 관심받는 걸 감안해도 다소 충격적이기까지 했습니다.
어지간한 텍스트 기사는 커녕, 사진 한 장 없었습니다. 인포그래픽이라 불리는 그림이 차지할 뿐이죠.
더 충격적인 건 내용이었습니다.
누구나 흔히 먹는 냉면 맛집을 역사순으로 정리하고 육수, 꾸미, 고명, 당도, 염도에 따라 분석해 나눴습니다.
각자 다르게 느낄 수 있는 맛을 과학적으로 분석한 것입니다.
더 충격적인 것은 온라인판입니다.
온라인판에는 아예 개인 취향대로 육수, 꾸미, 고명, 당도, 염도에 맞춰 선택하면 취향에 맞는 냉면 맛집을 추천해줍니다.
 
 
언론계 종사자는 물론 냉면 마니아들 사이에 지금도 회자되는 ‘랭면의 취향’은 경향신문과 장성환  203 X 인포그래픽연구소 대표의 협업 작품입니다.
장 대표는 지난 6월중순 우연치않게 경향 측과 만났습니다.
인포그래픽에 손잡은 양 측은 주제로 다름아닌 냉면을 정했습니다.
독자들이 관심가질 매력적인 소재이며, 걸그룹도 좋아할 정도로 young하고, ’면스플레인’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old하기 까지 합니다.
 
뉴콘텐츠 팀장, 개발이 가능한 기자, 인포그래픽 전문가가 모였고, 종이 신문 전면 인포그래픽과 온라인 인터렉티브를 동시에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경향신문의 판형을 살려 지면에는 집이나 사무실에서 벽에 붙여질 수 있도록 그래픽을 최대한 살리는데 초점을 맞췄습니다.
온라인 인터렉티브에서는 지면에서 전달할 수 없는 정보와 방식으로 합을 이루자. 그렇게 실행방향을 잡았습니다.
 
’랭면의 취향’이 기존 냉면 기사들과 다른 점은 전문가의 시각에서 벗어나 정량화했다는 점입니다.
육수, 고명, 꾸미, 당도, 염도 등으로 냉면의 맛을 분석하고자 했고, 기자 7명이 냉면 맛집 35곳을 직접 찾아다니며 데이터를 수집했습니다.
 
어느덧 게재날짜는 ‘7월 21일 토요판 2면’으로 정해졌습니다.
기자들이 리스트를 작성하고 데이터를 채우는 사이 경향신문 내부에서는 인터렉티브 기획과 구조 디자인을, 203인포그래픽연구소에서는 마인드맵을 발전시키고 내러티브 다이어그램을 진행했습니다.
메인 그래픽을 담당자, 레이아웃 담당자, 마인드맵과 기획 담당자 등이 동시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제작기간이 촉박한 탓이기도 했습니다.
 
장 대표는 일간지 상황상 내부인원만으로 진행했다면 불가능한 프로젝트라고 말합니다.
사실 한 달이라는 시간은 데일리로 사는 일간지에겐 기나긴 시간이지만, 그래픽과 데이터를 만지는 사람에게는 짧디짧은 시간입니다.
더군다나 일간지 인적 상황으로는 매일매일 발생하는 고정적 업무외에 이런 별도의 프로젝트를 하기에 손이 터무니 없이 부족한 형편입니다.
 
19일 목요일 마감을 목표로 경향신문과 203 각자 맡은 역할에 전력 집중했습니다.
취재 결과 데이터와 냉면 사진 등을 구글 스프레드 시트와 클라우드를 통해 공유하고 내러티브 다이어그램을 통해 지면에 들어갈 정보를 확정했습니다.
기자들이 어렵게 발품을 팔아 취재, 수집한 정보가 지면에 다 들어가지 못하는 일은 안타깝기 그지 없지만, 신문쟁이들의 숙명이기도 하죠.
 
신문 전면을 텍스트로 접하면 크지만 그래픽 기준에선 결코 크지 않습니다.
생각보다 많은 정보가 들어갈 수 없죠.
그래서 점포 개수를 전통의 노포 16곳과 신흥강자 14곳, 30곳으로 압축했습니다.
냉면의 사진을 통해 고명, 꾸미, 면과 육수 색, 그릇까지 파악할 수 있게 했습니다.
냉면의 역사정보와 남한의 냉면집 계보를 상단 배치했고 옥류관 냉면의 실제 사진과 재료를 통해 현재 서울의 평양냉면과 비교하게 했습니다.
메인 그래픽은 메뉴에서 취향을 체크 표시하는 주문지처럼 구성해서 육수, 꾸미, 고명 그리고 전형적인 완성된 평양냉면 그래픽을 배치했습니다.
 
가장 하단에는 지면에 소개된 30개소 평양냉면의 염도, 당도 분포를 그래프로 처리했습니다.
염도는 독자의 이해를 돕기위해 흔하게 접하는 체감 식품인 라면, 김치찌개, 된장찌개와 비교했죠. 당도는 포카리스웨트와 콜라를 비교해 보여줬습니다.
생각보다 의외로 평양냉면 육수가 짠 음식임을 알 수 있습니다.
 
출처/경향신문, 한국언론진흥재단, 장성환  203 X 인포그래픽연구소 대표
  • 박용준

같이사는 사회를 위해 한 발 더 뛰겠습니다.

  • 뉴스카페
  • email
  • facebo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