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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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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다’를 타다

2018-12-12 18:23

조회수 : 5,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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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다가 뭐길래
타다는 카셰어링 서비스로 히트친 쏘카가 지난 10월 내놓은 승차공유서비스다.
11인승 차량을 승객에 대여하고, 개인사업자에 해당하는 기사도 1+1 방식으로 함께 대여해 기존 규제를 피했다.
승차공유서비스에 대한 택시업계의 반발이 나날이 커져가는 가운데 1+1 렌트카라니 신박할 정도다.
 
-5분도 안돼 탑승 성공
12일 점심 약속이 마침 중랑구 신내동에서 있었다.
대중교통을 타도 간당간당한 시간이었지만, 이번 기회에 한 번 공유경제의 대열에 합류하기로 했다.
카카오맵으로 계산한 예상 택시요금은 1만7100원.
타다앱에서 목적지를 찍으니 최소 1만9500원, 최대 2만3800원.
타다는 택시요금보다 20% 가량 비싼데 시간과 거리에 비례해 계산된다.
다행히 12월 한 달간 첫 이용고객에게 주어지는 5000원 쿠폰을 사용했다.
차량 호출에 앞서 기본적인 인증절차와 신용카드 등록을 마치고 목적지를 누른 후 호출 완료!!
1분도 안 돼 을지로에 있는 차량이 연결됐고, 5분 가량 후 차량은 GPS로 호출한 지점에 도착했다.
타다의 상징과도 같은 자동문이 열렸고, 기사님의 상냥한 인사와 함께 차량에 탑승했다.
-미터기가 없다
택시가 점차 소비자로부터 멀어지는 이유는 승객을 함부로 대하기 때문이다.
아들뻘이라고, 약한 여자라고, 지리에 어둡다고, 심지어 장시간 운전에 따분하다고 호구조사나 100분 토론을 시작한다.
더 택시 비판할 필요없이 타다에선 그런 걱정할 필요없다.
오늘 연결된 이재관 기사는 단칼에 "승객이 먼저 말 걸기 전에 말하지 말라고 교육받는다"고 답했다.
정장까진 아녔지만 올블랙으로 나름 깔끔한 느낌을 줄 정도는 됐다.
택시와 달리 룸미러를 상향세팅해 기사와 승객이 눈 마주칠 일이 없다.
승객들이 아예 타자마자 의자를 뒤로 젖히고 자는 일이 타다에서는 늘상 있는 일이다.
말 그대로 기사를 잠시 고용하는 셈이다.
또 콜을 부르면 목적지를 알지 못한 채 거부 기능 없이 승낙해야 하기 때문에 단거리 거부 같은 건 있을 수 없다.
타다에는 미터기가 없다.
기사는 요금에 아예 관여하지 않기 때문에 더 많은 손님을 태우려고 과속하거나, 요금을 비싸게 받으려 돌아갈 필요가 없다.
그저 속도 다 지키며 정시에 운행하면 될 일이다.
 
-승객 편의는 '합격점', 기사 운용은 '실험단계'
자동문 외에도 향긋한 방향제와 깔끔한 차량 내부, 와이파이, 휴대전화 충전케이블은 큰 장점이다.
약간의 비용만 더 내면 내가 뭐라도 된 마냥 높은 수준의 서비스를 누릴 수 있다.
대부분의 택시가 대로에서 대로로 운행하는 반면, GPS로 운행이 이뤄져 도어 투 도어를 지향한다.
주부들이 1~2km 장보러 가는 길에 타다를 이용하는 사례가 늘어나는 이유다.
여러 명이서 한 차량을 타고 경유에 경유를 거듭하는 경우도 타다에서는 싫어할 이유가 없다.
이는 기사에 대한 임금 지급이 시급으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최저임금을 웃도는 시급 1만원(낮 기준)으로 대리운전에 비해 약간 나은 수준이다.
오늘 만난 이재관 기사 역시 주 5일 근무하고, 주말 2일은 대리운전을 하는데 대리할 때보다 만족도가 괜찮다.
대리운전이야 짧은 시간에 많은 콜을 받으면 7~8시간 근무해 10만원 이상도 벌 수 잇지만, 눈이나 비가 오면, 운이 없으면 그보다 못 받는 경우도 부지기수란다.
시급 1만원의 안정성은 사납금이나 성과금보다 오히려 큰가보다.   
좋은 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제도적으로야 근무시간 중 1시간을 휴게시간으로 쓸 수 있다지만, 실제로는 주차장이 별도로 없는 한계로 인해 제대로 운영되지 못하고 있다.
택시야 택시승강장에 잠시 차를 세워도 단속되지 않는다지만, 타다는 별도의 '아지트' 없이 서울을 떠돌아다닌다.
이재관 기사는 "장시간 운전하면 스트레칭을 하고 싶어도 그럴 여유가 없다. 콜을 많이 받는 도심에 차를 세웠다가 주정차 단속이라도 걸리면 하루 일당이 날아간다. 대소변을 해결하는 것도 큰 일"이라고 말했다.
결국 이재관 기사는 "소변을 못 참겠다"며 양해를 구했고, 인근 주유소를 향해야만 했다.
     
-젊은층에 인기 상승, 지속가능성은 좀 더 봐야
타다의 인기 상승세는 상상 이상이다.
아침 출근길 30~40명이 서있는 택시승강장에 타다를 타고 의기양양하게 출근하는 모습은 신바람나는 일일테다.
4~5명이 단체로 이동할 때도 와이파이까지 사용하며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으니 마다할 이유가 없다.
그럼에도 틈새시장인만큼 아직 탄탄하다고까지 말하긴 어렵다.
조립이 잘 된 정도랄까.
시장환경이야 언제든 바뀔 수 있다.
다만, 시장이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해 타다는 얘기하는 것만 같다.
음...일단 앞으로 2~3번은 더 이용할 생각이 있다.
그 이후 정도면 또 다른 얘기를 할 수 있을지도.
  • 박용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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