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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대경

방향 튼 재정정책, 경제에 온기 불어넣나

정부, 규제·예산 패키지 도입 등 '지출혁신 2.0' 추진

2019-01-23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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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재정집행의 기조와 방향성에 변화를 주고 있습니다. 정부는 23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열린 '경제활력대책회의'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3대 전략의 16개 과제를 내놨습니다.
 
핵심은 '규제-예산 패키지' 검토체계를 도입해 비효율적인 규제를 완화하고,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지역균형 발전 비중을 확대하겠다는 것입니다. 재정지출의 질적 전환을 기하겠다는 내용입니다.
 
 
정부가 정한 '지출혁신 2.0'이라는 제목의 3대 전략은 △경제활력 제고를 위한 제도 혁신 △포용성 강화를 위한 사회안전망 확충 △지속가능한 재정을 위한 재정지출 재구조화 등입니다. 
 
과제를 보면 '규제-예산 패키지 검토체계'가 가장 눈에 띕니다. 재정효과를 제약하는 규제를 선제적으로 파악해 재정투자 의사 결정과정에서 규제를 완화하겠다는 것입니다. 
 
또 최근 예타 문제가 지역 갈등의 주제로 떠오른 만큼 예타 제도 개혁도 관심사입니다. 예비타당성제도에 지역균형발전 비중을 강화하고, 사회적 가치를 예산 편성돠 집행 및 평가의 전 단계에 걸쳐 핵심원칙으로 재정립하기로 한 것입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활력대책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지난 16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포천시 전철 7호선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촉구 1만명 결의대회'가 열리고 있다. /제공=포천시청
창업지원 사업을 기능과 유형별로 재분류해 성장단계에 따라 선별적을 지원하고, 농촌정책의 중앙-지방 협업을 제도화하는 등 산발적으로 지원해 온 기존 제도도 체계화 합니다. 소득 실직계층, 아동 등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기존 지원제도의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국가책임을 강화하는 방안도 추진합니다.
 
나아가 재정지출은 '전략적 지출검토(Spending review)' 도입이 핵심입니다. 탄력적 재원배분을 제약하는 기금 및 특별회계를 통폐합하는 등 조정도 실시합니다.
 
과제별 이행계획은 2020년 예산안 편성부터 반영하고 국가재정운용계획(2019~2023년)에도 녹인다는 게 정부의 방침입니다. 
 
정부 이런 조치는 지난해 경제성장률 2.7% 기록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고용쇼크로 휘청거리던 경제 상황에서 지난해 하반기 막대한 재정 투입의 효과를 봤다는 판단을 내렸기 떄문이라는 게 관가의 평가입니다.
 
실제 한국은행이 전날(22일) 발표한 내용을 보면 지난해 한국경제 성장률은 6년만에 최저인 2.7%(속보치)를 기록했습니다. 물론 명목 GDP가 아닌 관계로 수치는 앞으로 조금 조정될 수 있지만 나름 선방했다는 게 정부의 판단인 듯 싶습니다. 이는 4분기 1.0%의 성장률 깜짝 성장이 바탕이 됐습니다.
 
 
문제는 정부의 재정 조기 집행과 집행 기조 변화에도 불구하고 올해 성장률 전망은 어둡다는 것입니다. 24일 한국은행이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올해 첫 금리 결정과 성장률 전망치 수정안을 내놓을 예정입니다. 금리는 동결에 무게가 쏠리지만 성장률은 하향 조정할 것이 유력합니다.
 
제작=뉴시스
 
정부의 재정지출 확대와 기조 변화는 단기 부양책에 불과합니다. 중장기적으로 경제에 온기를 불어넣기 위해서는 산업 구조조정과 고부가가치 산업 활성화, 4차 산업혁명 시장 확대 등의 근본적 처방이 필요합니다. 여기에 미중 통상분쟁 재점화와 영국 노딜브렉시트 가능성 등 대외 리스크도 상당합니다.
 
모쪼록 경제부처가 적절한 대응으로 올해에는 우리 경제에 활력이 돌고, 3만달러 시대에 걸맞는 성장을 이뤄내길 바랍니다.

정책부장 권대경 kwon21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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