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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익도

가족 사랑으로 만드는 따스한 음악, 루카스그레이엄

2019-01-27 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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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프라이빗커브)

밴드 루카스 그레이엄의 공연에서 그 만의 따스한 '가족 사랑'을 느낄 수가 있었다.

앞서 2년 전 내한에서도 이번 공연 직전의 인터뷰로도 가족 사랑이 대단함을 알 수 있었지만 공연장에서의 울림으로 느끼는 깊이감과 정도감은 많이 달랐다.

공연 타이틀 자체도 갓 태어난 딸에게서 모티브를 얻어 지은 것이었다. 보라색을 일컫는 '더 퍼플'이라는 명이었는데 이는 2살인 딸의 실제 이름 '비올라'에서 따온 것이었다. 지난해 10월 동명의 앨범을 낸 바 있는데 거기서도 딸에 관한 사랑의 노래들이 주를 이룬다.

밴드의 프론트맨 루카스 포캐머는 덴마크 출신이다. 대체로 밴드의 작사, 작곡은 모두 그를 통해 나오는데, 북유럽의 음유시인이라는 별칭이 붙을 정도로 자신과 가족에 관한 서사를 음유시처럼 풀어내고 부른다. 

24일 내한 공연에서는 마음을 다해 부르는 그를 느낄 수 있었다. 아버지를 향하던 노래 중에는 흐느끼는 모습도 잠깐 보였다. 풍부한 성량과 자유롭고 짙은 소울의 고음은 정녕 천국의 문을 향해 두드리는 소리처럼 느껴졌다. 

세계적인 가수가 되기 전 돌아가신 아버지를 향한 애절한 외침, 갓 태어난 아이를 바라보는 부모로서의 눈빛과 애정, 7살부터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사와 음악인으로서의 생활. 그를 둘러싸고 있는 모든 세계가 공기 중 입자를 진동시켜 가슴에 메아리 치듯 울리고, 또 울렸다.

아마도 그다지 특별하지 만은 않은, 이 세상을 살아가는 인간이라면 우리 누구나가 겪을 보편적인 이야기들이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고통보다는 희망적인 울림들이 2년 전 첫 내한 때보다 더 컸지 않았나 싶다. 2살난 아이가 태어나고 가장이 된 그의 환경적인 변화가 음악적인 변화에 많은 요인을 끼친 것 같다.

실제로 공연 중 녹음한 딸의 심장 박동을 틀었던 적이 있는데, 2000여 관객들이 모인 공간이 5초여간 모두 정지한 듯 고요해진 순간이 있었다. 공연 앙코르 때는 딸아이가 좋아하는 모자라며 한국에서 구입한 피카츄 모자를 쓰고 나와 객석 전체를 웃음 바다로 만들었다. 보는 내내 미소가 지어지고 사랑스러운 공연이었다.

*공연 이틀 전에 그와 사전 서면 인터뷰를 진행했는데, 글 만으로도 그가 무척이나 가정적이고 따스한 사람이라는 걸 느낄 수 있었다. 
그는 집에 있는 시간 만큼은 휴대폰을 끄고 함께 레고를 만들거나 딸의 나무부엌에서 토마토수프 요리(장난감)를 함께 만드는 일을 돕는다. 항상 딸이 수프가 뜨거우니 식혀먹으라고 조언해줘 '호호' 부는 시늉을 하기도 한다. 
또 자신의 아버지가 어린 시절 자신에게 해줬던 것처럼 항상 곁에 있어주며 응원해주고 아껴 주는 아버지가 되려 노력한다. 아직 2살 반인 딸이지만 의견을 물어보고 오늘은 공원에 가고 싶은지, 놀이터에 가고픈지, 결정권을 주는 편이다. 

저녁으로 생선구이가 먹고 싶다고 한다면, 생선구이를 먹으러 가는 아버지가 되고 싶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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