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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홍

(자동차산업 활로찾기)완성차 3사, 신차라인업 부재 등 동력 상실

지난해 3사 점유율 18.9% 불과…수입차 인기 현상도 악재

2019-01-2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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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쌍용자동차, 한국지엠, 르노삼성자동차 등 국내 완성차 3사가 올해도 신차라인업 부재 등으로 고전이 예상된다. 현대·기아자동차가 다양한 신차를 내세워 내수 독점 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보이는데다가 수입브랜드의 인기가 높아지는 점도 3사의 어려움을 가중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분석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쌍용차, 한국지엠, 르노삼성의 지난해 합산 내수 판매량은 29만2826대로 전년(33만9591대)보다 13.8% 감소했다. 3사 점유율도 2017년 21.9%에서 2018년 18.9%로 3.0%포인트 줄었다. 쌍용차는 10만6677대에서 10만9140대로 2.3% 증가했지만 한국지엠은 13만2377대에서 9만3317대, 르노삼성은 10만537대에서 9만369대로 각각 29.5%, 10.1% 감소했다. 
 
3사 모두 올해 실적 개선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녹록치 않다는 게 업계 분위기다. 우선 쌍용차는 3사 중 상황이 가장 낫지만 2016년 4분기 80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후 7개 분기 연속 적자행진을 이어오고 있다. 연간 실적을 살펴봐도 2015년 358억원 영업손실에서 2016년 280억원 영업이익으로 전환됐지만 2017년 다시 653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도 3분기까지 600억원이 넘는 손실을 보고 있다. 대형 SUV 분야를 이끌어 온 'G4 렉스턴'은 2년 연속 1만6000여대 판매됐지만 지난해 12월 출시된 현대차 '팰리세이드'가 최근 계약대수가 3만대를 넘어서는 등 돌풍을 일으키면서 기존 판매량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쌍용차, 한국지엠, 르노삼성 모두 올해 실적 개선을 노리고 있지만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사진/뉴시스
 
한국지엠은 지난해 철수설, 법정관리 위기, 노사 갈등 등으로 촉발된 브랜드 신뢰 하락을 회복해야 하는 어려운 과제가 놓여있다. 한국지엠은 지난해 5월 노사가 경영정상화 방안에 합의한 후 '스파크', '이쿼녹스', '말리부' 등을 선보였지만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대표 모델인 스파크와 말리부의 판매실적은 3만9868대, 1만7052대로 전년 대비 각각 15.6%, 48.8% 감소했고 기대를 모았던 이쿼녹스는 6개월 동안 단 1718대 판매에 그쳤다. 
 
르노삼성은 쌍용차, 한국지엠에 비해 보다 암울한 분위기다. 지난해 유일한 신차였던 해치백 '클리오'는 3652대 판매에 그쳤고 올해도 특별한 신차 출시 계획이 없기 때문이다. 기존 인기 모델의 하락세가 두드러지면서 'SM6'는 2017년 3만9389대에서 2018년 2만4800대로 37.0% 감소했다.
 
게다가 르노-닛산 얼라이언스 체제가 흔들리면서 닛산 '로그' 위탁생산 지속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르노삼성이 지난해 생산한 22만7577대 중 닛산 로그 위탁생산 물량은 10만7245대로 절반에 육박한다. 오는 9월 위탁생산이 종료되면서 자칫 르노삼성 물량의 절반이 없어질 우려마저 나온다. 
 
또한 수입차 선호 현상이 뚜렷해지는 점도 3사의 위기를 심화시키고 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지난해 수입차 판매대수는 26만705대로 역대 최다 기록을 세웠다. 내년 폭스바겐과 아우디가 본격적으로 국내 시장에 신차를 내놓고 친환경차 인기 추세에 발맞춰 토요타 등 일본차 중심으로 하이브리드 차량을 선보인다면 수입브랜드 판매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는 "현대·기아차는 영업이익 규모가 낮아졌지만 이익은 내고 있다"면서 "반면, 3사는 점유율도 하락하고 적자도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수입차 인기 추세까지 겹치면서 고전이 지속되고 있는데, 이런 상태가 지속된다면 실적이 더욱 감소하고 노사 관계가 불안해지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르노삼성이 신차 부재, 임단협 장기화 등으로 올해 꼴찌 탈출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뉴시스
 
한편, 3사는 실적 개선을 위해 다양한 방법을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쌍용차는 지난 3일 '렉스턴 스포츠 칸'을 출시했고 오는 3월 신형 '코란도'를 선보인다. 쌍용차 관계자는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SUV 인기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이에 발맞춰 SUV와 픽업트럭 신차 출시로 국내외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내년 전기차 양산모델을 개발해 미래 생존을 모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지엠은 올해 상반기 안으로 대형 SUV '트래버스', 픽업트럭 '콜로라도'를 출시할 예정이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올해는 지난해와 같이 법정관리 위기 등의 변수가 없다는 점에서 실적 회복에 전념할 수 있을 것"이라며 "국내 대형 SUV와 픽업트럭 시장이 성장하고 있어 신차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고 밝혔다.
 
르노삼성은 신차 계획이 없는 만큼 틈새시장 공략을 통해 부진탈출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올해 상용밴 '마스터' 물량을 확대하고 상반기쯤 'QM6 LPG' 모델을 출시한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기존 모델에 대한 장점을 부각시키는 마케팅이나 가격인하 등 다양한 방안을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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