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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문화계 아이콘 콜레트, 책으로 읽는다

민음사 영화 개봉 맞춰 '파리의 클로딘' 발간

2019-03-27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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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시도니가브리엘 콜레트는 프랑스 문화계의 아이콘이라 불리는 소설가다. 대표작 '셰리'를 쓴 후 프랑스에서는 대표 작가 조르주 상드를 잇는 여성 문학가로 꼽혀왔다. 뉴욕타임스는 앙드레 지드, 마르셀 프루스트가 살아있을 때도 그가 가장 위대한 프랑스 소설가였다는 평론을 실은 적이 있다.
 
작품에서 그는 비극적인 사랑을 테마로 삼아 인간의 내밀한 심리를 그려낸다. 예민하고 섬세한 감각이 녹아든 소설의 주 영감과 원천은 대체로 그의 삶에 기반한다.
 
1873년 프랑스 브로구뉴 지방 시골에서 태어난 그는 자연과 동물, 책을 좋아하는 소녀였다. 하지만 윌리라는 필명의 출판업자와 결혼을 하면서 파리행을 택하게 되고, 이후 사교계 문화를 접하기 시작한다. 이 때 윌리의 독려로 쓰기 시작한 소설 '클로딘, 학교에서(1900)'는 그의 첫 데뷔작이었다.
 
'파리의 클로딘(1902)', '클로딘의 결혼생활(1902)' 등 윌리의 이름을 빌려 출간한 소설들 역시 화제가 됐다. 하지만 소설 집필 문제로 남편과 불화를 겪고 이혼하게 되면서 연극 배우로서 생계를 이어가는 등 불우한 삶도 지냈다.
 
이후 펴낸 '지지', '암고양이', '셰리' 등의 작품들은 프랑스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그를 문화 아이콘의 반열에 올려놨다. 특유의 감각적 표현과 연인들의 심리 묘사는 그의 소설적 특징이었고, 시대를 앞선 작가로 성취를 인정받았다. 1945년 공쿠르아카데미 최초 여성 회원이 됐고, 노벨문학상 후보에 오르는 등 프랑스 문학계에서 굵직한 업적도 세웠다.
 
출판사 민음사에서는 최근 그의 초년 작품 '파리의 클로딘'을 번역·출간했다. 학창시절 자신의 경험에서 영감을 얻어 '클로딘'이란 주인공의 스토리로 새롭게 각색한 소설이다. 
 
남편 때문에 파리로 가게 되는 콜레트와 달리 소설 속 클로딘은 가족을 통해 도시를 접한다. 파리지앵 사촌 마르셀과 그의 아버지 르노를 통해 파리지앵의 문화를 배우고 삶을 깨달아 간다는 차이가 있다.
 
하지만 소설 곳곳에는 콜레트 자신의 삶도 곳곳에 투영돼 있다. "글을 배운 이후 늘 생쥐처럼 아빠의 서재를 들락거렸고" 프랑시스 잠의 자연주의 시부터 볼테르의 '불온한 철학사전', 오노레 드 발자크의 사실주의 소설까지 닥치는 대로 읽는 모습이 그려진다. 예민하고 섬세한 감각이 어디서부터 시작됐는지, 그의 문학 세계 근원을 살펴볼 수 있는 성장 소설이다.
 
출판사 민음사는 "콜레트의 삶을 그린 동명의 영화 개봉일에 맞춰 소설을 발간하게 됐다"며 "파리지엔이 돼 가는 열일곱 소녀의 성장소설로, 그의 문학세계의 근원을 살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파리의 클로딘'. 사진/민음사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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