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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휘

북한의 '미사일' 시험에 갑자기 든 이상한 생각

밤이 깊을수록 새벽은 가까이 다가올까?

2019-05-10 17:44

조회수 : 3,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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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다시 미사일을 날리기 시작했다.
일각에선 비핵화 협상에 지친 북한이 한미 양국을 압박하는 차원의 시위라고 분석한다.
지금은 미사일이지만 협상이 더 안되면 핵실험으로 복귀할 수 있다는 위협이라는 해석이다. 
동의한다. 그와 동시에 마음 한켠에는 북한이 진짜 핵을 포기하고 '정상국가'가 될 마음을 먹었구나 하는 생각도 든다.
무슨 개 풀 뜯어 먹는 소리냐고? 

1. 비대칭 전략무기 핵무기

핵무기는 인류가 만든 역사상 최강의 무기다. 비대칭 전략무기라고 불린다.
여기서 ‘비대칭’이라는 뜻은 핵무기와 다른 재래식 무기(전투기, 탱크, 미사일 기타 등등)를 같은 선상에서 비교할 수 없다는 뜻이다.
최신형 탱크와 전투기가 수백수천대가 모여 있어도 핵무기 한발에 정리된다.
재래식무기가 날카로운 도검이라면 핵무기는 수류탄이다.
북한이 핵무기를 '체제보호의 보검'이라고 선전하고 개발에 몰두한 이유도 바로 거기에 있다.
북한이 아무리 날고 기어도 한미 연합군의 물량에 버틸수 없다. 
그러나 핵무기 하나만 있으면 아무리 압도적인 적군이 쳐들어와도 최소한 같이 죽을 수단은 있다.

2. 북한이 핵무기 대신 신형무기를 개발하는 의미

그래서 북한은 핵탄두의 소형화와 그 핵탄두를 미국까지 운송할 수단(ICBM) 개발에 집중해왔다.
미국이 쳐들어오면 미국 본토를 핵폭격하겠다는 것이다. 
소위 '상호확증파괴'(MAD, Mutually Assured Destruction) 수준까지는 아니겠지만 미국에 충분히 부담을 주는 방식이다.
그런데 이번엔 묘하다. 자위권을 확보를 위한다면서 단거리 미사일을 쏘고 있다. 
단거리 미사일은 유엔 안보리도 딱히 터치하지 않는 무기여서 그럴 수도 있다.
그렇지만 핵무기를 포기한 상황을 가정해 별도 자위수단을 준비하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자꾸만 든다.
그 별도 자위수단은 핵무기 대신 북한주민들에게 과시할 무기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3. 2년 전과 비슷한 패턴

최근 북한의 발사체 혹은 미사일 발사 패턴을 보면 2년 전 북한의 핵무기 개발 당시를 연상시키는 부분이 있다.
당시 북한은 핵탄두 실험과 ICBM 발사 실험을 반복해왔지만 결정적인 선은 넘지 않았다.
바로 ICBM에 핵탄두를 탑재해 실험 발사는 하지 않은 것이다. 그리고 핵전력 완성을 선언했다. 
지금 북한은 김정은의 진두지휘하에 미사일 발사를 반복하고 있다.
앞으로도 추가 미사일 발사, 그외의 다른 무기 실험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한미 양국의 인내심이 아슬아슬한 순간까지 군사력을 과시하고 북한주민들에게 이렇게 발표할지 모르겠다.
"핵무기 외에도 우리는 우리를 수호할 충분한 힘을 갖추고 있다"라고...
그 이후라면 북한도 자국내 반발여론을 가볍게하고 국제사회와 핵무기 폐기를 좀 더 진지하게 논의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4. 우리에게 놓일 갈림길?

북한이 개발하고 있는, 혹은 개발할 무기는 미국보다는 한국을 위협할 수준의 무기가 될 가능성이 있다. 
물론 그 무기는 이미 우리가 갖고 있는 무기보다는 떨어지겠지만, 충분히 위협적일 것이다.  
여기서 우리의 고민은 깊어질 것 같다. 
핵무기를 포기하는 대신 재래식 무기를 확충할 북한에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우리가 북한을 못믿는 것만큼, 북한도 우리를 못믿고 있을 것은 분명하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9일 조선인민군 전연 및 서부전선방어부대들의 화력타격훈련을 지도했다고 10일 조선중앙TV가 보도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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