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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응태

"어디 제품인가요?"…한섬의 브랜드 믹싱 실험

2019-06-06 06:00

조회수 : 2,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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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백화점그룹의 패션전문기업 한섬이 22개 브랜드의 옷을 뒤죽박죽 섞어 매장에 배치하는 실험을 시작했습니다. 
 
무슨 얘기인지 궁금하실텐데요. 먼저 콘셉트 스토어의 개념을 알아야 의문을 해소할 수 있습니다. '콘셉트 스토어'란 간단히 말하면, 다른 브랜드의 제품을 최신 트렌드와 매장 콘셉트에 맞춰 한 공간에 혼합 배치하는 신개념 유통 채널을 의미합니다.
 
광주광역시에 위치한 더한섬하우스 외관 모습. 사진/현대백화점
 
한섬은 지난달부터 한섬만의 콘셉트 스토어인 '더한섬하우스(The handsome Haus)' 광주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한섬의 대표 브랜드인 타임·시스템·마인 등 22개 한섬 계열 브랜드의 제품이 테마에 맞춰 광주 매장에 배치됐습니다. 기존 편집숍에서처럼 브랜드별로 상품을 구분하는 게 아니라 여러 브랜드 제품이 믹싱(Mixing)돼 진열되는데요. 사실상 매장에서 옷걸이에 걸려 있는 제품의 순서만으로는 브랜드를 구별하지 못한다고 합니다. 그만큼 테마와 트렌드에 따라 옷의 배치, 매장 구성 등을 변화시켜 엄선된 제품을 고객이 접할 수 있습니다.
 
이색적인 제품 진열 방식이 활용되는 만큼, 전문 큐레이션 서비스도 따라 붙습니다. 패션전문 상담원을 배치해 고객별 취향에 따라 제품을 믹스 매치 및 제안토록 했다고 하네요. 가령 고객은 전문 상담원으로부터 '바캉스 룩'을 콘셉트로 제안할 경우 '시스템'의 재킷, '타임'의 스커트, 'SJSJ'의 슬리퍼 등의 전체적인 스타일링을 받을 수 있습니다.
 
'톰그레이하운드' 파리 매장에서 열린 쇼룸 행사 내부 모습. 사진/현대백화점
 
한섬의 이 같은 콘셉트 스토어는 지난 2014년 프랑스 파리 마레 지구에 오픈한 편집숍 '톰그레이하운드' 운영 노하우가 반영됐습니다. 한섬은 유럽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국내 업계 최초로 파리에 편집숍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한섬은 진입장벽이 높은 유럽 시장을 침투하기 위해 해외 브랜드 제품과 한섬 제품을 함께 판매하는 운영 전략을 폈다고 합니다. 현지 고객들의 반응을 살피면서 취향에 맞는 제품을 위주로 배치해 한섬의 제품력을 알렸습니다.  결국 점차 시간이 지나면서 '시스템' 등 한섬 브랜드 제품의 입소문이 났고, 올 초에는 파리 패션 위크 기간에 쇼룸 행사에서 미국, 북미 등 20곳의 백화점 편집매장과 약 11억원 수준의 홀세일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한섬은 유럽에서 편집숍으로 거둔 성과를 바탕으로 국내에서도 '더한섬하우스'를 적극 활용한다는 전략입니다. 국내 오프라인 매장을 활성화하고, 신규 브랜드와 기존 브랜드와의 협업을 통해 시너지를 창출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타임과 마인 등 기존 대표 브랜드를 이용했던 고객과 '더캐시미어', '래트바이티' 등의 신규 브랜드 주요 고객을 교차시켜 한섬 브랜드의 충성 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도 기회겠죠.
 
한섬은 '더한섬하우스'의 첫 매장인 광주점을 필두로 향후 부산과 제주 등으로 확장할 방침입니다. 특히 각 지역 상권에서 매출이 높은 브랜드 위주로 콘셉트와 매장 방식을 차별화할 계획입니다. 한편 롯데백화점 중동점에서도 지난달 22일부터 더한섬하우스 운영을 시작했습니다. 향후 다른 백화점 매장에서도 기존 각 브랜드 매장에서 더한섬하우스로의 개편 운영을 검토 중입니다.
 
특히 한섬은 콘셉트 스토어를 통해 매장 면적이 줄어든 만틈, 백화점 매장 수수료 부담도 줄일 수 있다고 하는데, 과연 이 실험이 성공할지는 좀 더 지켜봐야 겠죠.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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