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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범

kjb517@etomato.com

영화 같은 삶을 꿈꿨다가 진짜 영화 같은 삶을 살게 된 이란성 쌍둥이 아빠입니다....
정말 영화는 영화로만 봐야 합니까

2019-07-26 14:42

조회수 :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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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한의 상식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영화를 영화로만 봐야 한다는 말 역시 상식입니다. 그럼 이런 상식은 어떨까요. “김구는 테러리스트이다” “일제강점기가 꼭 나쁜 것만은 아니었다. 대한민국 근대화 기초가 된 시기였다” “약산 김원봉은 공산주의자다
 
단 세 문장만으로도 피가 거꾸로 치솟는 느낌을 받으실 겁니다. 저 역시 그렇습니다. 문제는 이 두 문장을 주장하는 주체가 누구냐에 따라서 저 문장은 그들에겐 왜곡이 아닌 팩트입니다. 앞선 김구 선생의 테러리스트 주장은 일본의 우익 단체 시각입니다. 국내에선 극우 세력으로 불리는 일부 사람들도 주장하는 바 입니다. 두 번째 일제강점기 근대화 기초 마련 역시 일부 국내 역사 학계에서 주장하는 점입니다. 그리고 마지막 약산 김원봉 선생의 공산주의자 주장은 광복 이후 김원봉 선생이 남한이 아닌 북한으로 간 것에 대한 표면적인 모습을 두고 주장하는 점입니다.
 
 
 
이런 점을 들어 보면 팩트는 시각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서 사실이 될 수도 있고 창작에 가까운 왜곡이 될 수도 있습니다. 영화 나랏말싸미에 대한 얘기를 하기 위해 들어 본 예입니다.
 
조선왕조실록에도 나와 있습니다. 훈민정음은 세종대왕이 창제한 우리 고유의 문자입니다. 일부에선 지금도 한 나라의 군주가 단독으로 문자를 창제했단 사실에 의구심을 품고 있습니다. ‘집현전 학자들이 만들었다’ ‘집현전 학자들과 함께 만들었다’ ‘세종대왕이 기획했지만 진짜 만든 사람은 따로 있다등등.
 
영화는 그 동안 불교계에서 적잖게 주장해 온 내용을 그립니다. 신미스님 창제설입니다. 기획은 물론 세종대왕입니다. 여기서부터 이 영화의 왜곡 논란이 불거집니다. 역사는 다양한 시각과 추측을 갖고 예상하는 것입니다. 정설이 존재하지만 완벽한 팩트는 없다고 저 스스로는 생각합니다. 하지만 창작과 팩트는 분명히 다른 것입니다. 근거가 있느냐 없느냐에 차이입니다. 그래서 역사적 팩트는 근거를 기반으로 한 사실에 가까운 내용이고 창작은 말 그대로 거짓일 뿐입니다. ‘나랏말싸미의 신미스님 창제설이 사실 그려낸 것에 대한 영화팬들의 분노가 그 차이일 것입니다. 불교계가 그동안 신미스님 창제설에 힘을 실었던 것은 여러 근거 자료를 통해 논해 왔던 것입니다. ‘그랬을 수도 있다입니다. 물론 그 근거 자체가 모두 위작으로 판명 났기에 하나의 주장으로 소멸했던 것입니다.
 
그럼 시각을 바꿔 보겠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영화일 뿐이다나랏말싸미에 대한 일부 영화인들의 시각. 그럼 일본 측에서 만약 김구 선생을 테러리스트로 설정한 영화가 나온다면?’ ‘일제 강점기 근대화의 기초를 마련한 조선의 국권 침탈 정당화에 대한 메시지를 담은 영화를 내놓는다면?’ 우린 어떤 자세와 기분으로 그 영화를 바라봐야 할까요.
 
일부 일본 역사학계에선 훈민정음이 일본 문자에서 파생된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최근 들어 일본의 대한국 수출 규제로 인한 경제 보복 조치가 발생해 반일’ ‘혐한감정이 양국에서 들끓고 있습니다. 이런 분위기에 나랏말싸미가 해외 수출까지 이뤄진다고 합니다. 우리 스스로의 자긍심과 주체성을 스스로 깎아 먹는 행동처럼 느껴지고 위험성까지 다가옵니다.
 
영화에서 훈민정음은 신미스님이 주도적으로 창제한 문자로 나옵니다. 산스크리트어, 파스파 문자 등에서 모티브를 얻어 만들어 낸 소리 문자로까지 등장합니다. 더군다나 이 영화에선 세종대왕을 무능과 우유부단함의 군주로 묘사까지 합니다.
 
훈민정음, 전 세계 문자 가운데 유일하게 만든 사람, 반포일, 만든 의미가 남아 있는 문자 입니다. 자음 17개 모음 11, 28개 문자로 이 세상 모든 형상과 소리를 대신할 수 있는 과학적인 문자입니다.
 
우리에겐 절대가치란 게 있습니다. 가치의 존재 의미와 그것의 훼손은 분명 다른 영역입니다. 영화는 영화로 바라봐야 한다고 하지만 이건 다른 영역의 개념 같습니다. 한반도 역사 최고의 영웅으로 꼽히는 이순신 장군의 업적이 사실은 창작과 우상화의 일환으로 만들어 진 역사일 뿐이다. 이런 주장을 담은 영화가 나온다면 우린 영화는 영화로만 받아들여야 한다라고 치부하면 그만 일까요.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의 입장이라면 가치와 의미 그리고 역사적 사실을 다루는 입장에서의 책임감과 의무감도 창작의 영역에선 무의미하다고 치부할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본 영화의 내용은 역사적 사실과는 관련이 없음을 밝힙니다
 
역사극을 다룰 때 영화 오프닝에 자주 등장하는 문구입니다. 이 문구가 얼마나 위험한지 나랏말싸미이 영화를 본 뒤 다시 한 번 느끼게 됐습니다.
  • 김재범

영화 같은 삶을 꿈꿨다가 진짜 영화 같은 삶을 살게 된 이란성 쌍둥이 아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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