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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홍

현대·기아차, 상향 작업용 착용로봇 ‘벡스(VEX)’ 개발

생산라인 근로자 보보 웨어러블 로봇…근골격계 질환 감소 기대

2019-09-04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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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현대·기아자동차는 생산라인에서 위를 보고 장시간 일하는 상향 작업(Overhead Task) 근로자들을 보조하는 웨어러블 로봇(Wearable Robot) ‘벡스(VEX)’를 자체 개발했다고 4일 밝혔다. 
 
VEX는 조끼형 외골격(Vest Exoskeleton) 착용 로봇을 의미하며, 지난해 선보인 의자형 착용로봇 ‘CEX(Chairless Exoskeleton)’에 이은 두 번째 산업용 웨어러블 로봇이다. 상향 작업용 웨어러블 로봇은 최근 몇 종류가 판매되기 시작했지만 현대·기아차에서 이번에 만든 제품은 기능성과 작업성, 편의성, 가격 등 모든 면에서 앞선 것으로 평가받는다. 
 
VEX는 제조업과 건설업, 물류 등 다양한 산업현장에서 장시간 위쪽을 보며 팔을 들어 올려 작업하는 근로자들의 근골격계 질환을 줄여주고 작업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개발됐다. 또한 웨어러블 로봇은 자동화가 급속히 진행되는 산업현장에서 사람을 소외시키지 않으면서 산업용 로봇과 함께 스마트 팩토리 구현하는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현대·기아차가 4일 상향 작업용 착용로봇 '벡스'를 개발했다. 사진/현대·기아차
 
산업 현장의 특성을 고려해 전기 공급이 필요 없는 형태로 개발된 것이 특징이다. 근로자가 오랜 시간 반복작업을 하는 산업현장에서는 가벼운 무게와 작은 부피, 높은 신뢰성은 필수적이다.
 
국제로봇협회에서는 서비스 로봇과 제조 로봇으로 크게 분류를 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인공지능을 갖춘 인간형 로봇과 함께 동력이 필요 없는 웨어러블 로봇 분야도 크게 활성화하고 있다.
 
VEX는 구명조끼처럼 간편하게 착용해 즉시 사용할 수 있으며 중량도 2.5kg에 불과해 경쟁 제품에 대비 최대 42%까지 가벼워 근로자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다. 특히 현대·기아차는 세계 최초로 인체의 어깨관절을 모사한 다축(Polycentric axis) 궤적 구조와 멀티링크 구조의 근력보상장치를 개발해 VEX에 적용해 활동성과 내구성을 높였다. 
 
착용자의 체형과 근력, 작업 용도에 따라 길이는 18cm, 강도는 6단계, 각도는 3단계까지 조절이 가능하다. VEX는 내장된 관절 구조와 여러 개의 스프링이 신체의 움직임과 동역학적으로 결합돼 최대 5.5kgf까지 힘을 발휘할 수 있다. 보통 성인의 경우 3kg의 공구를 들었을 때 무게가 거의 느껴지지 않는 수준이다.
 
웨어러블 로봇 벡스의 모습. 사진/현대·기아차
 
현대·기아차는 올해 1월부터 미국 앨라배마 현대차 공장과 미국 조지아 기아차 공장 생산라인에 VEX를 시험 투입해 품질을 점검했다. 이후 작업자들의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기존 제품 대비 동작 자유도가 높고 근력지원 기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았다.
 
VEX는 다양한 로봇을 개발해온 현대로템이 12월경 양산을 시작하며, 가격은 기존 경쟁 제품(4000~5000달러) 대비 30% 정도 낮은 수준으로 책정될 전망이다.
 
현대·기아차는 국내외 공장에 VEX 적용을 검토하고 있으며, 이미 다른 자동차회사는 물론 다양한 제조업체들과 납품 계약을 협의 중이다. 아울러 VEX를 일부 개조해 건설, 물류, 유통 등 다양한 산업분야에 활용이 가능하도록 적용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현동진 현대·기아차 로보틱스팀 팀장은 “이번에 개발한 VEX는 기존 제품들과 비교해 중량, 근력지원, 매커니즘, 움직임, 착용감 등 거의 모든 면에서 더 나은 성능을 자랑한다”며 “다양한 산업 현장에서 일하는 작업자들이 더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벡스를 착용한 모습. 사진/현대·기아차
 
한편, 국제로봇협회에 따르면 로보틱스는 매년 14%씩 성장하고 있는 핵심 산업으로, 2021년에는 약 63만대의 산업용 로봇이 판매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 중에서도 자동차 산업은 산업용 로봇의 수요가 가장 높은 영역으로 2017년 한 해에만 12만6000대의 로봇이 공급됐으며, 이는 전체 산업용 로봇 수요의 33%에 해당한다. 
 
또한 시장 조사기관인 BIS 리서치가 발표한 ‘글로벌 웨어러블 로봇(외골격) 시장 분석 및 전망 2017-2026’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관련 시장은 2017년 1547억원에서 2026년 5조6000억원 이상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이 같은 로보틱스 분야를 미래 모빌리티 솔루션의 중요한 축으로 판단하고, 과감한 투자를 통해 관련 기술력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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