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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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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용절감·구조조정…위기의 자동차업계 ‘폭풍’속으로

쌍용차 노사, 실적부진에 자구노력 방안 합의

2019-09-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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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국내 자동차업계 위기가 더욱 심화하고 있다. 현대·기아자동차의 상황은 다소 낫지만 쌍용자동차, 르노삼성자동차, 한국지엠의 마이너 3사는 비용절감, 구조조정 등의 풍파에 휩쓸릴 위기에 처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쌍용차 노사는 20일 복지 축소 등 경영정상화를 위한 선제적인 자구노력 방안에 합의했다. 노사합의의 주요 내용은 △안식년제 시행(근속 25년 이상 사무직 대상) △명절 선물 지급중단 △장기근속자 포상 중단 △의료비 및 학자금 지원 축소 등 22개 복지 항목에 대한 중단 또는 축소다.
 
노사가 이달 3일부터 긴급 교섭을 갖고 합의를 한 배경에는 쌍용차의 실적 부진이 영향을 미쳤다. 쌍용차는 2016년 4분기에만 영업이익을 냈고 이후 10분기 연속 영업손실 행진을 이어왔다. 올 상반기 영업손실은 769억원으로 전년 동기(387억원)보다 적자 규모가 확대됐다. 
 
쌍용차는 올해 16만대를 판매해 흑자전환한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8월까지 누적 판매량은 8만8702대에 그쳐 전년 동기(9만925대)보다 2.4% 감소했다. 내수는 7만2695대로 3.3% 증가했지만 수출이 1만8383대로 12.7% 줄어든 탓이다. 현 추세라면 올해 판매실적은 13만~14만대로 목표달성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쌍용차 노사가 20일 자구노력 방안에 합의했다. 평택시에 위치한 쌍용차 출고센터 모습. 사진/뉴시스
 
앞서 쌍용차는 판매 부진으로 인한 재고 증가로 노사 합의를 거쳐 7월에만 네 차례 평택공장의 생산중단을 단행했다. 또한 예병태 쌍용차 대표는 7월 말 임직원 담화문을 통해 “임원 10~20% 감축을 포함한 경영정상화를 위한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고 지난달 임원 20% 축소, 임원 급여 10% 삭감이 단행됐다. 
 
쌍용차는 올해 신입 및 경력사원 채용을 중단하고 비업무용 자산을 매각하는 등 고강도 쇄신책도 검토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쌍용차 소유의 영동물류센터 등의 부동산을 매각한다면 300억원가량 자금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지엠은 노조가 자사 브랜드 수입 차량을 대상으로 불매운동을 검토할 정도로 관계가 악화됐다. 노조는 추석 연후 직전인 9~11일 부분파업을 진행했고 8차 교섭 이후 37일만인 지난 19일 노사가 대화에 나섰지만 입장 차이만 확인했다. 
 
노조는 △기본급 5.65% 인상 △통상임금 250% 규모의 성과급 △사기 진작 격려금 650만원 지급 등의 내용을 요구안에 포함했다. 이에 사측은 경영 상 어려움을 이유로 올해 임금 및 호봉 동결, 성과급 및 일시금 등을 지급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노조 관계자는 “사측은 교섭에서 노조 제시안에 대해 ‘노력한다’, ‘모색한다’, ‘논의한다’ 등의 답변만 되풀이했다”면서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가 전혀 없었다”고 비판했다. 
 
지난 9~11일 부분파업 기간 중 한국지엠 부평공장 모습. 사진/한국지엠 노조
 
노조는 교섭 결렬 직후 쟁의대책위원회를 개최해 20일, 23~27일 부분파업을 하기로 결정했다. 또한 24일을 전후해 카허 카젬 사장 퇴진 및 미국 본사에서 들여오는 모델에 대한 불매운동 전개 기자회견을 할 예정이다. 
 
한국지엠이 국내에서 판매하는 차종 중 미국에서 수입하는 모델은 △트래버스 △콜로라도 △임팔라 △볼트EV △카마로 △이쿼녹스 등 6종이다. 국내생산 모델인 △스파크 △말리부 △트랙스 △다마스 △라보의 5종보다 많다. 
 
게다가 트래버스와 콜로라도는 한국지엠이 위기 타개를 위해 최근 출시한 차종이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회사가 판매 회복을 위해 수입 물량을 들여오는데 노조가 불매운동을 한다는 건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도 “쌍용차의 경우에는 노사가 10년 연속 무분규 타결을 이루고 이번에도 자구노력 방안에 합의하는 등 신뢰를 얻기 위해 양측 모두 노력하고 있다”면서 “불매운동을 한다고 해서 한국지엠 노조의 요구가 수용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르노삼성 부산공장 모습. 사진/뉴시스
 
르노삼성은 지난 19일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첫 실무교섭을 진행했지만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 다만 희망퇴직이나 구조조정 등은 논의되지 않았다. 노사는 오는 25일 2차 교섭을 갖기로 했다. 
 
노사는 지난해 6월 2018년 임단협을 시작해 1년이 넘도록 대립했다. 노조 리스크가 점증하자 르노그룹 본사는 르노삼성 부산공장에 배정하기로 했던 ‘XM3’의 유럽 수출물량 배정을 보류한 상태다. 
 
사측은 오는 27일까지 희망퇴직자를 받고 있으나 예상보다 신청자는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측은 향후 물량생산 전망을 감안해 조만간 시간당 생산량(UPH)을 기존 60에서 45로 줄이겠다고 통보했다. 이에 노조는 구조조정의 사전포석으로 간주해 반발하고 있다. 노사는 교섭을 이어나간다는 방침이지만 구조조정 사안을 두고 첨예한 대립을 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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