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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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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김희경 기자입니다.
CJ E&M, 청춘들을 돈으로 사지 마라

2019-10-16 23:02

조회수 : 5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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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넷 '아이돌학교' 방송 캡처. 사진/Mnet
 
'아프니까 청춘이다.' 한 때 굉장히 유행했던 모 대학교수의 에세이 책 제목입니다. 외롭고 힘든 청춘들에게 격려의 메시지를 보내는 의도였지만, 이제 이 문구는 청춘들에게 그다지 와닿지 않습니다. '아프면 환자다', '청춘이 왜 아파야 하냐' 등의 볼멘 목소리도 나오고 있죠.
 
이번 MBC 'PD수첩'이 저격한 CJ 오디션 프로그램도 비슷한 맥락입니다. 한국 대기업 중에서도 손가락에 꼽히는 CJ가 그간 아이돌로 데뷔하고 싶은 청춘들의 피와 땀을 착취한 것입니다. 'PD수첩'은 워너원, 아이오아이, 아이즈원 등을 배출한 엠넷 '프로듀스' 시리즈와 '아이돌학교' 등 오디션 프로그램의 순위 조작 의혹에 대해 집중 조명했습니다.
 
그 실체는 매우 충격적이었습니다. ‘아이돌학교’에 출연했던 이해인은 “최종 출연한 41명의 연습생 중 2차 실기 시험을 본 사람은 아무도 없다. 실제 오디션 현장에 있던 3,000명은 이용당한 것”이라고 했습니다. 숙소 또한 페인트를 막 바른 곳이라 먼지가 가득했고, 피부가 예민한 사람들은 빨갛게 피부병이 났다고 폭로했습니다. 오로지 보여주기식 연출로, 정작 어린 친구들의 안위는 전혀 생각하지 않았죠.
 
의식주가 제대로 해결되지 않는 숙소는 감옥과도 같았다고 합니다. 일부 연습생들은 창문이나 방충망을 뜯어 탈출을 하기도 했고, 한 연습생은 생리 불균형에 걸리기도 하고, 하혈까지 하는 사람도 있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CJ 측은, 끝까지 '모르쇠'입니다. "감금은 전혀 없었다", "급식소가 있었다. 밥을 잘 먹어서 살 찌는 게 걱정일 정도였다", "학교 콘셉트이기 때문에 일반 전형과 수시 전형으로 나눈 것"이라는 황당한 변명만 내놓았습니다. 출연진들에 대한 사과는, 일절 없었습니다.
 
CJ는 알까요? 아이돌이 되고 싶다는 순수한 마음 하나로 방송계에 몸을 내밀었다가, 어른들의 장난질로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은 그 청춘들을요. 그저 "젊을 때 사회 생활 한 거다"라는 말로 넘겨버리기엔, 너무나도 비인륜적인 행동 아닐까요? 출연진들뿐만이 아닙니다. 그들의 꿈을 함께 응원하고 투표했던 가족들과 지인, 팬들의 상처는 누가 해결해줄까요? 이들 역시도 '아프니까 청춘'인 것일까요? 음악이 꿈이고 희망이었던 청춘들이, 음악으로 상처를 받는다면 어디서 위로를 받아야 할까요? 어른들의 치졸한 장난질에 그저 씁쓸한 웃음만 나올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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