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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보규

(자본시장 이야기)넷마블, 엇갈린 웅진코웨이 인수 효과 계산법

2019-10-17 08:10

조회수 :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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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마블 사옥. 사진/넷마블


최근 주식시장에서 큰 관심을 끈 이슈 중 하나는 넷마블의 웅진코웨이 인수입니다. 지난 14일 넷마블이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는데 큰 이변이 없다면 웅진코웨이는 넷마블의 품에 안길 것으로 보입니다.

넷마블이 웅진코웨이에 투자하는 것은 구독경제 플랫폼을 높이 평가했기 때문입니다. 넷마블은 웅진코웨이의 실물구독경제 플랫폼과 넷마블의 신기술(AI, 빅데이터, 클라우드)을 결합해 신규 사업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웅진코웨이의 다양한 렌탈 디바이스를 활용한 스마트홈 시장 진출도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넷마블이 국내 1위 렌탈서비스업체인 웅진코웨이를 인수하면 실적 변동성을 축소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합니다. 게임 산업은 흥행에 따라 실적이 들쭉날쭉한데 안정적인 수익을 내는 웅진코웨이를 인수하면 이를 상쇄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김민정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비유기적 성장으로 인한 밸류에이션 부담이 크게 해소될 것"이라며 "글로벌 게임업체들은 게임 시장 성장이 정체된 상황에서 이미 이종 산업 인수로 매출을 다각화하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습니다.

메리츠종금증권도 게임 기업 M&A는 아니지만 웅진코웨이가 연간 5700억원 수준의 영업 현금흐름을 창출해 투자수익률 측면에서 현금보유보다 낫다는 점 등을 들어 실보다 득이 많다고 분석했습니다.

과거에도 인터넷·게임 기업이 이종 산업에 진출했을 때 단기적으로는 재무적 부담·시너지 창출 우려가 존재했지만 결국 기업가치가 재상승했다고도 강조했습니다.

대표적 사례로는 2011년 엔씨소프트의 야구단 창단, 2016년 1월 카카오의 멜론 인수를 들었습니다. 엔씨소프트는 야구단 창단 후 6개월간 34.5% 올랐고 카카오는 인수 발표 후 2년간 19% 상승했습니다.

하지만 긍정적인 시각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윤을정 신영증권 연구원은 "인수 후 현금흐름 개선을 제외하면 구체적으로 기대되는 시너지 효과가 없고 넷마블의 본업인 게임과의 융합 가능성도 불확실하다"며 "향후 M&A 매물이 나왔을 때 실탄이 부족할 수 있다는 점도 우려된다"고 분석했습니다.

투자의견 중립을 제시하면서 주가도 현재 수준에서 크게 오르기 어렵다고 전망했습니다.

주가에 부정적일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옵니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넷마블과 코웨이의 유저 연령층, 수익 모델, 마케팅과 결제 방식 차이를 생각하면 시너지를 만들기 어려울 것"이라며 "넷마블이 게임회사로써 받아왔던 밸류에이션 프리미엄 축소와 투자자산에 대한 지주사 디스카운트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KG이니시스 등 인터넷 기업이 비연관 산업의 수평적 M&A에 집중한 이후 기업의 밸류에이션이 하락했다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고도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현재가(15일 종가) 9만2200원보다 10%가량 낮은 8만3000원을 목표가로 제시했습니다. 현재가를 밑도는 목표가는 사실상 매도의견으로 해석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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