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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훈

경찰, '고소장 분실 사건' 직무유기 혐의 불기소 의견 송치

"혐의 인정할 사실관계 확인 어려워"…증거 불충분 사유

2020-04-28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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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전직 검사의 이른바 '고소장 분실 사건'과 관련해 고발된 전·현직 검사 4명에 대해 경찰이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28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임은정 울산지검 부장검사가 김수남 전 검찰총장, 김주현 전 대검차장, 황철규 전 부산고검장, 조기룡 대구고검 검사를 직무유기 혐의로 고발한 사건을 이날 증거 불충분으로 불기소 의견을 달아 검찰에 넘겼다. 
 
경찰 관계자는 "혐의 유무 판단의 전제가 되는 사실관계 확인을 위해 해당 검사의 공문서위조 사건의 감찰과 수사기록 확보 등을 위해 다방면으로 수사를 진행해 왔지만, 실효적 확보 방안이 없었다"면서 "현 단계에서 혐의를 인정할 사실관계 확인이 어려워 불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고 설명했다.
 
윤모 전 부산지검 검사는 지난 2015년 말 자신에게 배당된 A씨의 고소장을 분실했는데도 이를 보고하지 않고, 고소장이 접수돼 배당됐다는 내용이 기재된 사건기록 표지를 위조한 것에 대한 책임을 지고 이듬해 6월 사직했다. 하지만 부산지검은 감찰 또는 징계 없이 사직서를 수리해 의원면직 처리했다. 이에 임 부장검사는 지난해 4월 김 전 총장 등 4명을 직무유기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이 사건을 배당받은 서울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지난해 9월부터 12월까지 총 3차례에 걸쳐 부산지검을 상대로 한 압수수색영장을 신청했지만, 검찰은 모두 기각했다. 
 
윤 전 검사는 이 사건에 대해 공문서위조·위조공문서행사 혐의로 기소됐으며, 대법원은 지난달 해당 혐의를 유죄로 판단해 징역 6개월의 선고유예를 결정한 원심을 확정했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정진웅)는 지난달 30일 서울남부지검에서 발생한 강제추행 사건과 관련해 고발된 전·현직 검사 9명에 대한 직무유기 등 피고발 사건을 각하했다. 
 
임 부장검사는 지난 2015년 서울남부지검에서 발생한 진모 검사의 강제추행 사건을 형사 입건 또는 징계하지 않고, 사직서가 수리되도록 했다면서 김진태 전 검찰총장 등 9명을 직무유기와 직권남용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서울고검은 이달 23일 임 부장검사의 항고를 기각했고, 이에 임 부장검사는 27일 법원에 재정신청서를 제출했다. 임 부장검사는 이날 자신의 SNS에 "계획했던 대로 법원을 통해 검찰 개혁을 강제집행하기 위해 계속 가보겠다"고 밝혔다.
 
임은정 울산지검 부장검사가 전·현직 검찰 고위 인사 직무유기 혐의 고발 사건과 관련해 고발인 조사를 받기 위해 지난해 9월20일 오후 서울 중랑구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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