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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현

연대는 '부모 찬스', 고대는 '부모 미비'?

2020-09-24 22:09

조회수 : 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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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newstomato.com/ReadNews.aspx?no=998165


오늘은 고려대에 대한 교육부의 종합감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개교 이래 첫 종합감사인만큼 걸릴만한 것들은 많았고 당연히 기사들이 쏟아져나온 판입니다.

그런데 저번에 연대와 비교해보면 회자되는 방식이 미묘한 차이가 있습니다. 연대는 부모 찬스가 많이 회자된 반면, 고대는 유흥주점 법인카드 결제가 더 뜨겁습니다. 여러 이유가 있어보입니다. 연대 부모 찬스 사례는 전 부총장 딸이 껴있었죠.

그리고 규정의 여부도 중요할 거 같습니다. 연대는 부모 교수와 자녀 수강생을 회피하라는 윤리규정이 있었고, 고대는 없는 차이입니다. 감사 보고서의 패턴은 "법규와 규정에서 이렇게 명시하고 있는데, 이 기관과 사람은 저렇게 행동했기 때문에 위반" 이런 식입니다.

따라서 이번 감사 보고서는 고대가 규정이 미비함을 지적했습니다. 교수-자녀 회피를 안내하지도 않았고, 부모 교수가 자녀를 가르칠 때는 대학 본부에 사전 신고하라는 규정도 없었고, 성적 산출 근거를 학과장에게 보고하라는 규정도 없었고, 사전 신고나 성적 근거 보고를 안했을 때 제재하는 조항도 없었습니다. 그러면서 그런 규정을 갖췄다고 교육부에게 보고하기까지 했습니다.

결과는 가관이었습니다. 자녀에게 A+ 줘놓고 시험지 잃어버렸다는 교수, A+ 줘놓고 성적 산출 근거를 대지 못하는 교수 등이 나왔습니다.

아무래도 법이 없으면 처벌이 이뤄지기는 힘든 법입니다. 교육부의 '부모' 조사는 대개 2010년대 중반부터를 대상으로 하던데, 115년된 학교가 개교 이래 처음으로 종합감사를 받기까지는 뭘하고 있다가, 관련 규정을 정비하라는 소리를 공식 문서로 들었단 말이죠. 대체 뭐라고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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