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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업트럭 조용한 열풍…이유는?
안정적인 주행 성능·넓은 적재공간 매력…시장 확대 전망
2020-11-26 06:07:18 2020-11-26 06:07:18
[뉴스토마토 박한나 기자] 픽업트럭이 조용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온·오프로드를 가리지 않는 안정적인 주행 성능에 넓은 적재공간으로 소비자를 끌어당기는 모습이다. 쌍용차, 한국GM, 지프의 경쟁 구도가 형성된 데다 포드도 가세할 예정이라 소비자 선택의 폭은 넓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25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쌍용차가 주도해 온 픽업트럭 시장에 올해 한국GM과 지프가 잇따라 신차를 출시하며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픽업트럭은 그간 승차감과 투박한 디자인 등으로 국내서 대중적인 차로 평가받지 못했지만 연간 4만대 규모로 성장했다.
 
쌍용차의 렉스턴 스포츠. 사진/쌍용차
 
우선 쌍용차의 픽업트럭인 렉스턴 스포츠는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내수 판매로 2만7652대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쌍용차 전체 내수 판매 실적(7만170대)에서 렉스턴 스포츠가 차지하는 비중은 39.4%다. 판매의 절반 가까이를 담당하고 있는 셈이다.
 
한국GM의 쉐보레 픽업트럭 콜로라도는 지난해 9월 국내에서 첫 인도를 시작한 이후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다. 지난해 4개월 동안 817대를 판매한 데 이어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4088대의 판매고를 올렸다. 인기가 지속되면서 한국GM은 물량 확보에 주력하고 있는 상황이다. 
 
FCA코리아는 지난 9월부터 판매를 시작한 2020년형 올 뉴 지프 글래디에이터는 2주만에 300대가 완판됐다. 초도 물량 이후 200대의 추가 물량 또한 계약이 완료된 상황이다. 2021년식 모델의 계약을 위한 대기 고객도 있다. 올 뉴 지프 글래디에이터 출시에 시장 반응은 한마디로 뜨거웠다. 
 
한국GM의 쉐보레 콜로라도. 사진/한국GM 
 
3사의 픽업트럭의 인기 요인으로는 안정적인 온·오프로드 기능이 탑재됐다는 점이 꼽힌다. 쌍용차의 렉스턴 스포츠는 아이신(AISIN) 6단 자동변속기에 ‘4TRONIC' 기능을 더해 평상시 2륜 구동 상태로 주행하다가 필요시 4륜 구동이나 저속 4륜 구동모드로 전환해 빗길, 눈길 등 도로환경에서 안정감있는 주행을 가능하게 했다.  
 
신형 콜로라도는 최고출력 312마력, 최대토크 38gk·m의 힘을 내는 3.6L V6 직분사 가솔린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를 탑재해 정통 오프로드의 강인함을 강조했다. 오토모드시 주행상황을 스스로 감지해 일반·눈길·험로 주행을 적용하는데, 힐디센트 컨트롤은 내리막에서 브레이크 조작없이 부드러운 주행을 돕는다.  
 
한국GM 관계자는 "미국 본사의 100년 경험이 녹아있다"며 "픽업트럼이 일반트럭처럼 짐의 하중을 견뎌내야 하는 만큼 판스프링을 많이 사용하는데 차체 강성을 잃지 않도록 부속품과 프레임을 세부적으로 설계, 탑재해 차량을 시승한 고객들은 '예상보다 안정감있는 승차감'이라고 평가한다"고 말했다. 
 
올 뉴 지프 글래디에이터. 사진/지프
 
올 뉴 지프 글래디에이터는 지난해 북미 올해의 차 트럭부분을 수상했을 정도로 지프의 기술력이 집약됐다는 설명이다. 오프로드 버튼은 루비콘의 구동 매개 변수를 자동으로 조정해 다양한 오프로드 지형에서 주행성능을 최적화해 모래지형에서 주행도로를 향상하거나 바위지형에서도 안정적 주행이 가능하다. 여기에 오픈에어 드라이빙 경험이 가능한 국내 유일 컨버터블(개방형)이란 특징도 갖췄다. 
 
기본적인 온·오프로드 성능에 더해 실용성도 이유로 꼽힌다. 과거 짐차라는 인식이 강했지만 넓은 적재공간 덕분에 자유롭게 픽업트럭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반 트럭은 짐 실기에 특화돼 있지만, 픽업트럭은 전문적인 적재공간 확보도 가능한 동시에 지붕이 없는 넓은 트렁크에 캠핑, 낚시, 차박 등 일상생활에 활용이 가능하다.
 
소비자들은 픽업트럭의 넓은 적재용량 덕분에 도심형 SUV 선택지에서 픽업트럭까지 한 번씩 고려하게 된다. 적재용량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렉스턴의 적재용량은 400kg이다. 콜로라도 역시 적정 적재용량은 400kg다. 다만, 콜로라도는 700kg까지 실어도 성능에 무리가 없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프의 300kg을 적재할 수 있다. 
 
세제 혜택도 한몫했다. 픽업트럭은 자동차관리법상 화물차로 분류돼 자동차세, 치득세, 개별소비세의 감면 대상이다. 비영업용 화물차의 경우 자동차세는 3만원 안팎이다. 고속도로 통행료 할인 혜택도 누릴 수 있다. 
 
국내 시장의 픽업트럭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포드 레인저가 구체적인 일정은 아직 공개하지 않앗지만 2.0 신형 디젤 엔진과 10단 자동변속기를 탑재한 도심형 픽업트럭을 연내에 출시할 예정이다. 
 
양재완 자동차연구원 선임연구원은 "픽업트럭 시장은 디자인 차별화와 실용성을 강화하고, 친환경차를 포함한 모델을 다양화한다면 더욱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픽업트럭은 고속도로 1차선 주행 불가 등 일정한 제약이 있는데 향후 인센티브나 별도 기준을 정립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한나 기자 liberty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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