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차인표’의 차인표가 말하는 차인표의 ‘결정’과 ‘도전’
“5년 전 거절했던 작품, 하지만 5년 증명해 보이고 싶은 욕구 컸다”
영화 속 충격적 비주얼…“현장 보조 출연자들 당황한 눈빛 보였다”
입력 : 2021-01-15 00:00:01 수정 : 2021-01-15 00:00:01
[뉴스토마토 김재범 기자] 27년이나 지났다. 여기서 포인트이나이다. 27년이란 시간이 짧지만은 않다. 그래서 이나라고 단정했다. 하지만 반대로 그 시간은 정말 아주 짧은 시간일 수도 있다. 그래서 이나란 표현은 당사자와 바라보는 제3자의 입장에서 다르게 느껴질 수 있게 된다. 27년 전 대한민국을 들썩인 한 사람이 있다. 그의 눈빛 하나에 대한민국 여성의 마음이 무너졌다. 무너진 마음은 그의 오른손 손가락 하나에 산산이 바스러졌다. 배우 차인표는 그렇게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처럼 혜성 같이 등장했다. 궁금했다. 이 배우, 대체 어디에 있다가 이렇게 번개 치듯 번쩍 하고 나타났을까. 당시 대한민국 연예계는 차인표가 중심이었다. 그의 일거수일투족이 대중들의 관심이었다. 하지만 시간은 모든 것을 소멸시키는 힘을 지니고 있다. 27년이 지났다. 그때의 차인표와 지금의 차인표. 그 사이 있었던 어떤 일. 차인표는 지금 어디에 있는 것일까. 27년 전의 그때일까. 아니면 27년이 지난 지금일까. 그때도 차인표였고, 지금도 차인표였다. 하지만 그때의 차인표와 지금의 차인표는 분명 다르다. 영화 차인표가 그걸 말해준다.
 
배우 차인표. 사진/넷플릭스
 
충무로에서 이런 영화가 있었을까 싶었다. 배우 이름 석자를 제목으로 내세웠다. 주인공도 그 배우다. 하물며 영화 스토리도 그 배우의 개인적인 사연이 모티브다 됐다. 물론 적당한 창작이 들어갔다고 하지만 이런 영화는 정말 기묘하고 또 특이하면서 괴상망측한 면도 많다. 몇 발짝 떨어져서 보는 시선에서도 이 정도라면 당사자인 차인표는 더 했다. 정말 황당하고 또 황당했단다. 무엇보다 너무 부담스러워서 출연 제안을 거절했었다고.
 
“5년 전쯤에 처음 이 영화 시나리오가 저한테 왔었어요. 당연히 그땐 거절했었죠. 코미디 색채가 강했지만 너무 가벼운 느낌이라 희화화 되지 않을까 걱정했죠. 사실 가장 큰 거절 이유는 영화 제목이었어요(웃음). 제 이름이 영화 제목인데 부담이 안 생길 수가 없었죠. 하하하. 또 출연 했는데 아무런 주목도 못 봤고 사라지면 제가 받을 상처도 너무 클 것 같았죠.”
 
하지만 시간이 흘러서 다시 차인표의 손에 시나리오가 왔다. 다시 온 시나리오에 마음을 고쳐 먹었다. 시간이 또 흘렸다. 스스로도 뭔가 고인물같은 느낌이 강했단다. 자신도 아직은 가능하고 또 뭔가 할 수 있단 것을 증명해 보이고 싶었다. 그러기 위해선 뭔가 강력한 한 방이 필요했다. 그럴 때쯤 5년 전 자신에게 왔었던 차인표시나리오가 다시 온 것이다.
 
배우 차인표. 사진/넷플릭스
 
제작사 대표가 극한직업을 만든 대표님이에요(웃음). 그때 거절했던 게 너무 죄송했죠 하하하. 저예산 영화로 기획이 됐고, 또 지금의 갈증을 풀어내기에 적절할 듯싶었어요. 영화에서도 과거의 영광이 사로 잡힌 모습이 나오지만 이번에도 거절을 하면 내가 진짜 영화 속 차인표가 될 것 같았죠. 그래서 출연을 결정했고, 이왕 출연 결정했으니 작정하고 망가지기로 했죠.”
 
실제 촬영 기간도 한 달 정도였다. 워낙 저예산 영화로 기획이 됐기에 준비는 무겁게 했지만 사실 큰 부담을 갖지 않고 즐겁게 하려고 노력했다. 공교롭게도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되면서 차인표는 극장 개봉에서 글로벌 OTT플랫폼인 넷플릭스로 넘어가게 됐다. 다른 영화, 나아가 국내 영화계 전체가 침체 일로를 걷고 있지만 반대로 차인표코로나19’ 수혜를 톡톡히 입게 됐다고.
 
만약 극장에서 개봉을 했다면 몇 개 안 되는 상영관에서 굉장히 짧은 기간 상영을 하고 내려갔을 것 같아요. 그런데 코로나19’가 너무 장기화되면서 넷플릭스로 넘어가게 된 게 반대로 저희 영화한텐 굉장한 기회를 얻게 됐죠. 무려 190개국에서 동시 공개가 됐으니. 조심스럽고 고통 받는 영화인들이 너무 많은 데 저희만 이런 기회를 얻는단 게 사실 굉장히 죄송스럽기는 하죠.”
 
영화 '차인표' 스틸. 사진/넷플릭스
 
상업영화 치고 상당히 짧은 기간 동안 촬영한 차인표에서 차인표는 진짜 자신과 영화 속 자신의 간극을 어떻게 줄여 나갔을까. 어떤 부분은 진짜 자신의 얘기인 것도 있다. 또 어떤 부분은 진짜 자신의 얘기이지만 제 3자의 시선 안에 담긴 자신도 있었다. 물론 완벽하게 다른 자신의 모습도 있었다. 이런 모든 자신의 모습을 관객들이 바라보면 모든 게 다 진짜 차인표가 될 수도 있었다.
 
당연히 간극을 좀 줄이는 작업을 했어요. 이게 감독님이 쓴 시나리오인데, 감독님이 바라본 나 그리고 진짜 나 사이의 간격이 존재하잖아요. 우선 영화는 감독님의 시선으로 해석이 된 지점인데, 연예인으로서의 차인표는 대중들이 해석한 모습이잖아요. 어떻게 해도 과장된 모습이 나올 수 있을 거 같았어요. 그럼 시나리오에 제가 참견을 해야 하는데 그건 또 아니고. 결국 시나리오의 텍스트, 감독님의 디렉팅, 현장의 느낌을 더해 영화 속 차인표를 만들어 나갔죠.”
 
워낙 기상천외한 설정과 장면이 많았다. 차인표 입장에선 정말 소화하기 힘든 장면도 있었다. 현장 스태프들의 배려로 무사히 넘어간 장면도 있었다. 영화의 대부분은 차인표가 무너진 건물에 갇혀 있는 장면이다. 당연히 세트 촬영이지만 차인표한테는 쉽지 않은 촬영이었다. 말 못할 속사정이 있었다. 그리고 모두를 충격에 빠트리는 장면도 있었다. 그 장면에선 보조출연자들조차 깜짝 놀랐다고.
 
배우 차인표. 사진/넷플릭스
 
사실 제가 폐쇄공포증이 있어요. 그래서 병원에서 MRI 촬영도 못해요. 그런데 영화 대부분이 무너진 건물의 아주 작은 공간에 갇혀 있는 장면이잖아요. 그나마 세트인데 한 쪽이 오픈 된 세트라 무사히 잘 촬영했죠. 그리고 모두가 놀란 그 장면은(웃음). 보조 출연자 분들도 제가 어떤 모습으로 나올지 모르셨나봐요. 하하하. 제가 그 모습으로 나오니 진짜 다들 당황하신 눈빛이 역력했어요. 하하하.”
 
사실 영화 자체가 워낙 간결하다. 반대로 황당무계한 설정들이 쏟아진다. 그래서 이 영화가 B급을 넘어 누군가에겐 C급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이게 사실 차인표의 완성도 그리고 품질을 나타내는 척도는 절대 아니다. 하지만 반대로 관객들에겐 절대 단 한 번도 느껴보지 못했던 재미와 흥미를 전달해 줄 수 있는 동력이 된다. 이게 어쩌면 차인표가 제대로 노리고 접근한 진짜 힘일 수도 있다.
 
제가 따지고 보니 상업 영화의 주연으로 12년 만에 출연을 한 것이더라고요.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가 됐기에 집에서 아내(신애라)와 아이들이 함께 봤죠. 아내는 이번에 목소리 출연도 했고 수고했다라고 격려도 해줬죠. 아이들은 뭐 재미있는데라며 시니컬하게 반응하는 데 그게 우리 아이들 최고의 칭찬인 걸 알고 있어요(웃음). 스타일상 호불호가 정말 많이 갈릴 영화에요. 그저 차인표가 저렇게 변신을 하려고 노력을 했구나. 그런 저의 진정성 하나만 봐주시면 전 더 바랄게 없을 거 같습니다(웃음)”
 
영화 '차인표' 스틸. 사진/넷플릭스
 
코미디 다큐멘터리 옹알스 감독으로도 자신의 연출력을 선보인 바 있는 차인표는 당분간 연출에 대해선 한 발짝 떨어질 예정이란다. 쉽게 손을 댈 분야가 아닌 것을 경험했기에 더욱 더 공부를 하고 준비를 해서 다시 도전해 볼 요량이란다. 물론 배우로서의 현재진행형 그리고 새로운 프로젝트도 준비하고 있다고.
 
영화와 드라마를 기획 중이에요. 송일곤 감독과 함께 작품을 창작하고 공동 집필도 하고 있습니다. 작가도 섭외해서 TV시리즈와 영화를 기획 중이에요. 제가 연출은 당연히 안하고(웃음) 제작에만 좀 집중해 보려 합니다. 코로나 상황이 좀 나아지면 본격적으로 스타트를 해보려 준비 중이에요. 건강 조심하세요.”
 
김재범 대중문화전문기자 kjb5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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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재범

영화 같은 삶을 꿈꿨다가 진짜 영화 같은 삶을 살게 된 이란성 쌍둥이 아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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