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금 손대는 동학개미)공매도 이어 기금운용도 손실?…입김 세진 개인투자자
공매도 제도·공모주 청약·대주주 요건 등 좌지우지…'정치권 여론 편승→당국 정책 번복' 악순환
입력 : 2021-03-08 04:00:00 수정 : 2021-03-08 04:00:00
[뉴스토마토 우연수 기자] 주식시장에서 개인투자자들의 존재감이 커지면서 각종 시장 제도에 대한 개인투자자들의 개입도 커지고 있다. 양도세 대주주 요건과 공매도 제도 손질을 이끌어 낸 데 이어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비중 등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기관 위주의 자본시장 정책에 변화가 올 것이라는 기대 만큼 여론에 휘둘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개인투자의 주식시장 거래대금 비중은 71.4% 전년도 61.3%보다 10%포인트 이상 올랐다. 특히 개인의 순매수 규모는 역대 최대인 47조5000억원으로 외국인(24조6000억원)과 기관(25조5000억원)보다 두배 더 사들였다.
 
이에 따라 개인의 주식시장과 제도 전반에 대한 관심과 영향력도 커지고 있다. 코스피 상승을 견인하는 등 시장에서의 영향력이 커졌다는 점을 들어 기존 시장 제도들에 문제를 제기하고 나선 것이다.
 
최근 연기금의 국내주식 '줄매도'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낸 것 역시 이런 현상의 연장선에 있다. 연기금의 약 두달 연속 이어진 순매도 행보가 주가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며 개인들은 최근 단체 행동에 나섰다.
 
개인이 목소리를 높인 사례로는 공매도 금지 조치를 둘러싼 논란이 대표적이다. 공매도가 주가 하락을 부추기고 기관과 외국인에게만 유리한 제도라는 비판에, 금융당국은 작년 3월 공매도를 한시적으로 금지시켰으며 이후에도 재개 시기를 두번 더 연기했다.
 
작년 말에는 양도소득세 납세 요건을 강화하는 것에 개인투자자들이 거세게 반발하면서 10억원 이상 대주주 요건을 3억원 이상으로 낮추기로 한 정부의 계획이 철회퇴기도 했으며, 공모주 청약 제도 역시 소액 개인투자자들에게 유리하게 개선됐다.
 
전문가들은 시장에서 개인투자자들의 목소리가 커진 게 긍정적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주가담합이나 제도의 불안정성 등에 대한 우려도 제기했다.
 
양준모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개인들의 증권시장 관련 지식이 많이 늘면서 제도 개선에 대한 요구도 커진 것 같다"며 "자본시장 제도는 초기서부터 기관 중심으로 운영돼온 경향이 있는데, 개인들이 영향력이 커진 지금 앞으로 어떤 판을 만들어가야 할지 공론화를 통해 제도를 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개인들이 개선을 요구했던 공매도나 공모주 청약 제도는 모두 개인보다 기관에 유리한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지적이 받은 바 있다.
 
그는 "다만 개인투자자의 숫자도 충분히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숫자"라며 "시장 제도가 다수의 목소리에 과도하게 흔들리거나 정치화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또한 "최근 SNS를 통해 일종의 시세조종이나 담합과 같은 일들이 국내외에서 일어나기도 하는데, 이를 단순 의견 나눔으로 볼 지, 주가 조작으로 볼 지에 대해서도 생각해봐야 한다"고 했다. 최근 공매도 세력에 대항하기 위해 개인투자자들이 온라인 플랫폼에서 화력을 모은 뒤 게임스탑 등 특정 공매도 타깃 종목을 대거 매수하는 일이 반복된 바 있다.
 
개인의 목소리가 앞으로도 더 커질 가능성이 큰 만큼 이에 대응하는 금융당국의 태도 역시 중요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개인은 충분히 의견을 낼 수 있겠지만, 금융당국은 정책 결정시 누구의 이해관계를 반영하지 않고 경제원칙에 근거해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가 공매도 및 시장조성자제도 폐지 홍보버스를 운행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우연수 기자 coincidenc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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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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