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회에 참여하고 있는 외부위원들이 공천 결과에 이의를 제기한 김무성 대표의 기자회견에 반발하며 회의가 파행했다.
공관위원인 박종희 제2사무부총장은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공관위 전체회의가 파행된 뒤 기자들과 만나 "최고위원회 회의도 그렇고 공관위 협의 자체가 당초 계획대로 잘 안되니까 외부위원들이 이런 상태에서는 회의를 못 하겠다며 나갔다. 회의는 없다"고 말했다.
최공재 외부위원 등 외부위원 5명은 회의 시작 후 30분도 되지 않아 회의장에서 퇴장하며 상기된 표정으로 "회의 끝났다"며 당사를 빠져나갔다.
박 사무부총장에 따르면 외부위원들은 전날 있었던 김무성 대표의 기자회견에서 '여론조사에서 3위 한 후보가 공천이 됐다', '당헌·당규에서 규정하는 상향식 공천에 위배된 공천이 있다'는 등 공관위의 공정성이 지적된 데에 '김 대표가 공관위 업무에 개입하고 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최고위 의결로 재의가 요청된 주호영 의원에 대해 공관위 내부에서 합의가 이뤄졌다고 보는 외부위원 측과 명확한 의결 절차 없이 이한구 위원장이 일방적으로 발표했다는 황진하 사무총장 등 김무성 대표 측이 의견을 달리하면서 고성이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김 대표 측에서는 전날 논의됐던 주호영 의원 건에 대해 공관위원 7명이 동의했고 이는 3분의 2의 찬성으로 의결되는 당헌·당규 요건을 위배했다고 주장했다.
일단 공관위는 주호영 의원건에 대해 정식 안건을 올려 의결을 한 것은 아닌 만큼 다음 회의에서 다시 논의하기로 했지만 공천배제 결정이 번복될 가능성은 낮은 상황이다.
황진하 사무총장은 이에 "외부위원 입장에서는 최고위의 내홍이든가 김무성 대표의 발언이 부적절했다, 결정된 사안에 대해 이러고저러고 이야기하는 게 맞느냐면서 공관위에 대한 침해라고 생각했다"면서 "오늘은 경선결과 가져온 것도 발표해야 하고, 비례대표에 대해서도 논의해야 하지 않느냐, 그건 끝나고 나서 논의하자 (했는데) 외부위원들이 할 수 없다는 의지가 강했고 먼저 나갔다"며 상황을 설명했다.
황 사무총장은 논란이 불거진 주호영 의원 건에 대해 내부의 얘기라 밝힐 수 없다면서도 "어제 현장에 있었던 사람은 이야기했던 것을 다 봤다. 우리도 다 봤고. 그 상황을 갖고 이야기 하는데 그걸 갖고 맞다, 틀리다 이야기하는 것 맞지 않다"고 말했다.
공관위 회의가 파행되면서 전체 지역구 253개 중 마지막 남은 유승민 전 원내대표의 지역구인 대구 동을의 공천 여부는 다시 지연될 전망이다.
한편 황 사무총장은 기자들과의 대화 도중 걸려온 현기환 청와대 정무수석과의 전화통화 내용에 대해 "전화가 왔길래 뭐냐고 하니 다른 이야기를 하는데 그건 (언론에) 이야기할 사항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공관위 관련한 이야기였냐'는 질문에 "아니 가끔 통화하니까"라며 정확한 답변은 하지 않았다.
한고은 기자 atninedec@etomato.com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회 외부위원인 김순희(앞), 최공재 위원이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 회의실에 들어가고 있다. 이들은 회의 시작 30분이 지나지 않아 회의 진행에 불만을 표출하며 당사를 빠져나갔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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