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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쿡, EU 추징에 반발… "애플 세금 납부 세계 최고"
공개서한 통해 항소 방침 밝혀
2016-08-31 03:20:39 2016-08-31 03:20:39
[뉴스토마토 유희석기자] 애플의 최고경영자(CEO) 팀 쿡이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의 세금 강제 추징 조치에 대해 강력히 반발했다. 아일랜드 정부와 함께 EU 법원에 항소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쿡은 30일(현지시간) EU 집행위의 결정 직후 홈페이지에 올린 공개서한에서 "애플은 아일랜드와 미국은 물론 전 세계에서 세금을 가장 많이 내는 기업"이라며 "36년전 스티브 잡스가 아일랜드 코크에 공장을 세운 이후 현지 세법을 충실히 따랐다"고 주장했다. 
 
EU 집행위는 아일랜드 정부가 2003년부터 2014년까지 애플에게 감면해준 세금 130억유로(약 16조2000억원)을 강제 추징하라고 결정했다. 아일랜드 정부가 EU의 정부 지원 규정을 위반해 다국적 기업들에 특혜를 줬다는 지적이다.
 
아일랜드의 법인세율은 12.5%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낮다. 현지에서 진행된 연구개발(R&D)를 통한 매출에 대한 세율을 50% 낮추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많은 다국적 기업들이 아일랜드에 법인을 세우는 주된 이유다. 
 
애플 최고경영자(CEO) 팀 쿡(왼쪽)과 고인이 된 전 CEO 스티브 잡스. 사진/AP
 
애플의 코크 공장은 1980년 10월 직원 60명 규모로 출발했다. 현재 애플의 아일랜드 내 직원수는 6000명에 달하며 이 가운데 상당수는 여전히 코크 공장에서 일하고 있다. 
 
쿡은 "애플이 코크에 공장을 세울 때 현지 상황은 높은 실업률과 저조한 투자로 신음하고 있었다"며 "애플은 (경영 여건이 어려워도) 그 이후로 아일랜드 사업을 멈춘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애플은 다른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아일랜드 국세청의 세법 가이드라인을 받았다"며 "EU 집행위 때문에 애플은 세금을 더 낼 필요 없다는 (아일랜드) 정부에 소급 적용된 막대한 세금을 내야하는 이상한 위치에 놓였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쿡에 따르면 이번 사태의 본질은 애플이 세금을 얼마나 내느냐가 아니라 어느 정부에 지불하느냐다. EU는 애플이 유럽에서 벌어들인 이익에 대해 정당한 세금을 내지 않고 미국으로 빼돌린다고 지적한다.
 
애플은 미국에서 대부분의 R&D가 진행되는 만큼 미국에 세금을 가장 많이 내야 한다는 입장이다. 다국적 기업 유치로 국가 경제를 떠받치고 있는 아일랜드는 애플 편이다. 
 
아일랜드 정부와 애플이 EU 집행위의 결정에 불복해 EU 법원에 항소하기로 한 만큼 이번 사태의 결론이 나오는 데는 수년이 걸릴 전망이다. 
 
쿡은 "EU 집행위가 이번 결정을 철회할 것으로 자신한다"며 "(EU의 결정이) 유럽 내 투자와 일자리 창출에 매우 해로운 영향을 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또 "아일랜드를 포함한 유럽에 있는 모든 기업들이 갑자기 전에 없던 세금 위험에 노출됐다"고 전했다.
 
유희석 기자 heesu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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