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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인·아들에 집중된 검증공세…"결정적 하자 없어 인준 낙관적"
이 후보자, ‘아내 위장전입’ 사과…나머지 의혹들은 적극 반박
2017-05-24 18:25:40 2017-05-25 08:21:30
[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24일 열린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자유한국당 등 야당의 공세 칼날은 이 후보자 본인보다는 그 부인과 아들 등 주변인을 향했다. 언론인 출신으로 4선 국회의원을 지낸 이 후보자는 평소 주변 관리가 철저했다는 것이 여의도 정치권의 평가다. 결국 후보자 본인의 결정적인 약점을 찾기 쉽지 않자 야당 측에서 일종의 우회공격에 나선 셈이다.
 
야당이 제기한 여러 의혹들 중 이 후보자는 ‘아내의 위장전입’은 시인하고 사과했지만, 다른 의혹들에 대해선 조목조목 반박했다.
 
오전 10시 청문회가 시작하자 야당은 이 후보자가 부실하게 인사청문회 자료를 제출했다며 기선 제압에 나섰다. 자유한국당 경대수 의원은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이 후보자가 개인정보 보호를 이유로 배우자와 아들 자료를 철저히 거부했다. 개인정보 보호를 이유로 자료제출을 거부한 것은 사상 초유의 일”이라며 “청문회 자체를 무용지물로 만들려는 게 아닌가, 묵과할 수 없다”며 성실한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그러나 실제 이 후보자는 국회가 요구한 1042건 중 857건을 제출해 83%의 제출율을 기록했다. 이는 박근혜 정부 총리후보 정홍원(65%), 이완구(53%), 황교안(78%)보다 높은 수치다. 특히 황교안 전 총리의 경우 자신의 병역면제 사유인 피부병 ‘만성 담마진’에 대한 치료내역도 제대로 공개하지 않아 논란이 있었다. 이 후보자는 “(요구하는 자료) 제출에 최대한 협조하겠다”고 답했다. 여당 의원들은 “이 후보자가 제출하지 못한 자료들은 당사자의 동의가 필요한 내용”이라고 엄호했다.
 
미술교사 출신으로 화가인 이 후보자 부인에 대해서는 그림 강매, 위장 전입 등이 도마에 올랐다. 우선 지난 2013년 전남개발공사가 이 후보자 부인의 그림 2점을 900만 원(호당 10만원)에 구입한 것을 두고 야당 의원들은 국회의원이었던 이 후보자가 영향력을 행사해 강매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그렇지만 이 후보자는 “2014년 7월 전남지사로 취임하기 11개월 전의 일로 구매자가 지역 공사인 것도 몰랐다. 보좌관에게 지역에 초청장도 못 보내게 했다”고 부인했다. 지역 공사가 당시 경도 리조트와 골프장을 개관하면서 지역 작가 육성 차원에서 구입한 14점 가운데 부인 작품 2점이 포함됐다는 설명이다. 호당 10만원이라는 가격도 부인의 경력 등을 감안하면 적절한 수준이라는 미술 업계의 평가도 있다.
 
부인의 위장전입 문제는 솔직히 시인하고 사과했다. 미술교사였던 부인은 1989년 3월 서울 종로구 평창동에서 강남구 논현동으로 주소를 옮겼다가 12월에 평창동으로 다시 전입했다. 강남 교육청 소속 학교 배정을 위해 그랬다는 설명이다. 이 후보자는 “제가 왜 좀 더 간섭하지 못했든가 하는 후회도 되고 아주 어리석은 생각에 그런 일이 저질러졌다”며 “막판에 (배정을) 포기했다. 실행으로 가기 전에 원상회복 된 건 그나마 다행”이라고 해명했다. 
 
아들에 대해선 병역문제와 경제적 지원 여부 등이 주요 공격대상이 됐다. 야당 측에선 대학교 1학년 때인 2001년 신체검사에서 3급 현역병 입영 대상으로 분류된 아들 이씨가 이후 어깨 부상을 이유로 수술을 받은 뒤 2002년 재검에서 어깨 탈골 증상인 ‘견갑관절 재발성 탈골’로 군 면제를 받은 것이 의심스럽다는 주장을 이어갔다.
 
그러나 이 후보자는 “입대를 위해 탄원서도 제출했지만 다음 해 머리 뇌하수체 이상증상을 발견해 수술을 하고 입대를 포기했다”며 “전신 마취 수술을 7번 받았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자는 어깨수술 관련 내용은 해당 병원에 자료가 없다며 제출하지 않았지만, 뇌하수체 관련 자료는 제출했다.
 
의사 아들에 대한 경제적 지원 여부에 대해 야당에서는 아들부부의 청담동 신혼집 마련에 이 후보자가 일정 경제적 도움을 줬는데 증여세를 미납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 후보자는 “아들이 대학을 12년간 다녀서 졸업 후 일절 지원 없다고 말했다”고 선을 그었다. 실제 이 후보자의 아들은 2013년 춘천병원 레지던트를 거쳐 지금은 서울 시내 피부과 의원에서 시급을 받으며 근무 중인 ‘페이닥터’ 인것으로 알려졌다. 다음 달부터는 지방 정신과 의원에 3개월간 출산 휴가자를 대체해 근무할 예정이다. 현역 전남도지사였던 부친의 도움을 받았다고 보기는 어려워 보인다.
 
이런 야당의 공세에 대해 민주당은 인준을 반대할 결정적 문제가 없어 청문회 통과가 낙관적이라는 판단이다. 백혜련 대변인은 논평에서 “오늘 청문회가 새 정부의 초대 총리 청문회인지, 총리 후보자의 사돈과 며느리 청문회인지 가늠이 가지 않을 정도”라며 “자유한국당은 더 이상 '반대를 위한 반대'가 아니라 국정운영의 파트너임을 명심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가 2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에서 진행된 국무총리 임명동의에 관한 인사청문특별위원회에서 선서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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