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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피해자 김군자 할머니 별세
향년 92세…등록 피해자 이제 37명뿐
2017-07-23 14:00:57 2017-07-23 17:05:02
[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군자 할머니(사진)가 23일 오전 8시4분 노환으로 타계했다. 향년 92세.
 
고인은 1926년 강원도 평창에서 3녀 중 장녀로 태어나 부모를 여의고 17세 되던 해에 일본군에 의해 중국 훈춘 위안소로 끌려갔다. 고인은 일본 군인들에게 저항하다가 맞아 왼쪽 고막이 터져 평생 왼쪽 귀가 들리지 않는 상태로 살았다.
 
도망도 쳐봤지만 그때마다 잡혀 끌려와 심한 구타를 당했다. 괴로움을 참지 못한 나머지 위안부 생활 3년동안 7번이나 자살 시도를 했으나 이 또한 실패했고, 일본 군인들로부터 죽지 않을 만큼까지 맞았다. 1945년 중국을 걸어서 탈출해 귀국한 뒤에도 혼자 생활하다가 73세 되던 1998년에서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쉼터인 ‘나눔의 집’에 입소했다.
 
고인은 정부에서 받은 보상금 등을 고스란히 모았다가 자신처럼 부모 없는 학생들이 공부할 수 있도록 써달라며 2000년과 2006년 두 차례에 걸쳐 총 1억원을 아름다운재단에 기부했다. 퇴촌 성당에 학생들 장학금으로 1억 5000만원을 기부했다.
 
2007년 2월에는 일본의 사죄를 촉구하는 미국 하원 결의안 청문회에 참석해 증언에 나서기도 했다. 고인은 증언대에서 "위안소에서 하루 40여 명을 상대했고 죽지 않을 만큼 맞았다. 광복이 된 뒤 38일을 걸어 조국에 돌아왔다"며 그날의 참상을 증언했다.
 
고인의 별세로, 정부에 등록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238명 가운데 생존자는 37명뿐이다.
 
빈소는 경기 분당 차병원 장례식장 특실(지하 1층)에 마련돼 있다. 오는 25일 발인으로 장지는 경기 광주시 퇴촌면 가새골길 85번지에 있는 ‘나눔의 집’(전화 031-768-0064 / 010-2028-1097)이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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