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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투자자 중심으로 변화 중인 자산관리 패러다임
2017-11-13 06:00:00 2017-11-13 06:00:00
"손실 난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수수료는 면제해드립니다."
 
마이너스 수익률 ISA에 대해선 일임보수(수수료)를 면제하겠다고 나선 금융사들이 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는 일임형 ISA 계좌 수익률이 마이너스인 고객에게 수수료를 면제할 수 있게 해달라는 신한·KB국민·우리·농협은행의 약관 변경 신청을 최근 승인했다. 금융사에 운용을 전적으로 맡기는 일임형임에도 불구하고 손실 계좌에 수수료를 내야 한다는 투자자 불만을 반영한 것이다.
 
금융당국도 자산운용업에 대해 책임운용을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성과보수펀드 출시가 대표적이다. 성과보수펀드는 운용사가 일정 기준의 목표수익을 정해 이를 충족하지 못할 경우 낮은 운용보수를 받고, 수익을 초과 달성하면 성과보수를 받도록 설정한 상품이다. 펀드매니저 당 펀드수를 줄여 관리에 집중하고 이것이 매니저의 운용성과를 높이는 결과로 이어져야 한다는 취지의 소규모펀드 정리 작업도 궤를 같이 한다. 공모펀드 활성화 방안의 하나로 온라인펀드 판매를 촉진해 투자자들의 수수료 부담에 대한 인식도 강조하고 있다. 창구판매용 펀드를 온라인 전용 펀드로 가입할 경우 판매수수료와 보수 합산 약 45%의 비용을 낮출 수 있지만, 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투자자들이 여전히 많은 실정이기 때문이다. 
 
자산운용에 있어 '성과'에 방점을 두는 것은 아직 국내에 정착된 시스템은 아니지만 자산운용업이 책임과 신뢰 확보라는 요구에 직면한 것은 사실이다. 기관투자자 중심의 사모펀드가 폭발적으로 성장한 동안 공모펀드는 부진한 수익률로 일반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으면서, 사모펀드 대비 공모펀드의 수탁고 비율은 2009년 194%에서 작년말 85%로 낮아지기도 했다. 
 
자산관리 서비스에 있어 기존 수수료 기반(commission-based)을 탈피한 보수 기반(fee-based) 모델로의 전환은 업계의 성장 과제로도 지목되고 있다. 국내 금융투자업계 역시 고객 맞춤형 자산관리를 위한 보수 기반 모델 도입을 요구받고 있는 것이다. 
 
초기 잡음은 과제로 남았다. 성과보수펀드의 경우 출시 6개월새 강세장 속에서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한 실정이고, 성과보수 체계에 대한 업계와 투자자 간 공감대 형성도 이뤄져야 한다. 저금리·저성장이 길어지면서 자산관리는 투자자들의 숙명으로 떠오른 만큼 운용시장의 성장이 국민들에게 돌아가는 투자자 중심의 시장 패러다임이 정착되길 기대한다. 
 
김보선 증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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